[비즈 북스]‘트렌드 워칭’…트렌드 읽는 9가지 노하우

  • 입력 2005년 6월 25일 0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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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워칭/김경훈 지음/256쪽·1만2000원·한국트렌드연구소

경제·경영 서적을 즐겨 읽는 분이라면 ‘김경훈’이라는 저자가 낯설지 않으리라. ‘세상을 바꾼 경제학’ 등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관련 서적을 여러 권 썼기 때문이다. 공병호 구본형 곽해선 김경준 홍하상 등 이 분야 전문 저자들과 함께 이름 석자만으로도 수천, 수만 명의 독자를 끌어들이는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다.

1994년 ‘한국인 트렌드’란 책을 내놓은 저자는 그후 ‘트렌드’란 화두에 매달렸다. 세상의 흐름을 읽어내는 일에 몰두한 것이다. 트렌드는 막연한 미래와는 다르다. 거의 틀림없이 찾아올 미래가 바로 트렌드이다. 왜냐하면 트렌드는 현재 이미 변화가 시작됐고 그것이 미래로 이어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이토추 종합상사의 세지마 류조 기획담당 임원은 1973년 오일쇼크를 정확하게 예측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는 신문기사를 유심히 읽고 스크랩했다. 그랬더니 중동 지역 전쟁 발발 가능성이라는 트렌드가 보였다. 그의 건의에 따라 이토추 상사는 원유를 비축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전쟁 직후 엄청난 이익을 올렸다.

이 책은 트렌드를 읽는 트렌드 워칭(trend watching)에 관한 아홉 가지 노하우를 가르쳐 준다.

노하우 가운데 하나인 ‘피할 수 없는 필연적 미래를 찾아라’를 보자. 인구 통계를 살펴보면 0∼4세 어린이들의 인구 비중이 갈수록 낮아짐을 알 수 있다. 유아 관련 비즈니스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이면 저학년용 서적을 만드는 출판사들은 가만히 앉아 있다간 고전하기 십상이다.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트렌드 성장의 법칙을 이해하라’도 흐름을 읽어내는 데 좋은 노하우다. 어떤 트렌드도 경제논리를 벗어나 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수요 공급의 원리가 맞아야 한다는 것. 우주여행의 경우 막대한 비용을 부담할 수요자가 거의 없을 것이므로 실현되기 어렵다.

‘미래정보가 아니라 미래지식을 추구하라’는 노하우에서는 미래지식을 만드는 구체적인 5단계 과정을 보여 준다. 갖가지 현상에 대해 이름을 붙이는 습관을 들이면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너무 바빠 허드렛일을 남에게 맡기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시간을 팔아서 시간을 산다’고 요약해 보자. 그러면 포장이사, 전자동 세탁기, 청소대행업, 복합쇼핑몰 등의 사업이 번창할 트렌드가 읽히지 않겠는가.

미국에는 트렌드를 살피는 트렌드 워처(watcher)라는 직업인도 있다고 한다. 이들은 새로운 트렌드를 탐색해 기업에 제공한다. 저자는 멋지게 파도를 타는 서핑 애호가처럼 독자들이 변화의 물결을 잘 극복하는 트렌드 서퍼(surfer)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의 미래학 서적이나 트렌드 관련 서적보다 이 책이 돋보이는 것은 각 개인이 트렌드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이 책을 정독하고 5∼10년 뒤를 준비하면 밝은 미래가 보일 것이니….

고승철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 che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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