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순 영상물등급위원장 “섹스보다 폭력물이 더 해로워”

  • 입력 2005년 6월 8일 0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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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보다 폭력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습니다.”

7일 제3기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이경순(李敬順·60·사진) 대한YWCA연합회 위원은 “성적인 것보다 과도한 폭력 묘사가 청소년에게 더 해롭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앞으로의 운영 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그간 영상물등급위가 영화 ‘팻걸’ ‘몽상가들’에서 남녀의 성기가 노출되는 장면을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않고 상영하게 하는 등 성적인 묘사에는 너그러워진 반면 과도한 폭력 장면에는 여전히 관대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 위원장이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

그러나 성인 전용극장인 제한상영관이 문을 닫은 상황에서 제한상영가 등급 규정을 두는 것은 사실상 상영금지처분과 같다는 영화계 일부의 주장에 대해 이 위원장은 “일반극장에서 제한상영관을 한시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며 “이는 영화계가 스스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잘라 말했다.

이 위원장은 “청소년 보호와 표현 및 창작의 자유, 그리고 영상산업 육성이라는 목표를 균형 있게 맞춰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제3기 영상물등급위 위원 15명은 서울 중구 장충동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 위원장과 부위원장에 박찬(朴燦·57)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지도위원, 감사에 오욱환(吳旭煥·45) 대한변호사협회 총무이사 겸 사무총장을 선출했다. 임기는 3년.

이 위원장은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대한일보 문화부 기자를 거쳐 한국여성개발원 책임연구원 등을 지냈으며 1월 사퇴한 김수용(金洙容) 위원장을 대행해 위원장직을 맡아 왔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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