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생각’…장정일 ‘나의 아픈 청춘시절’ 고백

  • 입력 2005년 2월 4일 16시 33분


코멘트
◇생각/장정일 지음/286쪽·8900원·행복한 책읽기

작가 장정일 씨(43)가 펴낸 산문집이다. 작가는 “쌍둥이 형과 비교해서 도저히 같은 형제라고 여길 수 없을 만큼 차이가 나는 외모와 성격 탓에 늘 ‘다리 밑에서 주워 왔을 거’라는 상상에 시달린 나는 감옥의 서사에 매료됐다”고 말한다. 이 같은 상상이 현실로 나타나 ‘잡범’으로 소년원에 갔다 왔고 작가가 된 뒤에는 외설 혐의로 또 다시 수감돼야 했다고 고백한다. 책에는 개인적 고백 외에 특정한 주제의식 없이 자유로우면서도 칼날 같은 비판정신이 살아 있는 글들이 다채롭게 실려 있다.

“지식인들은 피라미드를 만들기 위해 동원되었던 노예의 인권이나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기아에 대해서는 게거품을 물지만 부모나 형제, 배우자, 자식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평생을 괴롭히는 이중인격자”(‘취미’ 중)라고 지식인의 위선을 꼬집는 대목도 있다. 또 “삶은 축생과 같되, 우리는 그것을 인생이라는 허명으로 포장해서 말한다”(‘유명론적 생’ 중), “평생 고용주의 노예로 살기로 작정한 사람만이 일찍 일어난다”(‘밤샘형 인간’ 중) 같은 경구들도 있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