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컴퓨터게임 죽음 부른다…피엉겨 동맥막혀

  • 입력 2004년 6월 11일 01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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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게임을 하다 항공기의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처럼 피가 엉겨 숨진 사례가 처음 보고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관 이호 박사는 2002년 10월 4일간 PC방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다 숨진 한 남자(24)가 폐혈전색전증을 일으켜 숨졌다고 10일 밝혔다. 폐혈전색전증은 피가 굳어서 생긴 덩어리가 혈관을 타고 이동하다 폐의 동맥을 막아 생긴다.

이 박사는 이 같은 내용의 ‘장기간 컴퓨터 사용에 따른 폐혈전색전증 증례’라는 논문을 연세메디컬 저널 최근호에 기고했다.

이 남자는 PC방에서 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잠을 자지 않고 약 80시간 동안 ‘뮤’게임을 했다. 이 남자의 양쪽 허벅지 정맥에 혈전이 생겼으며 양쪽 폐동맥의 큰 가지가 피딱지로 막혀 있던 것이 부검에서 확인됐다.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다 폐혈전색전증으로 숨진 사례가 보고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컴퓨터 사용자들이 정기적으로 일어나 움직이도록 권고하는 문구를 컴퓨터에 의무적으로 붙이도록 하는 ‘음반 비디오물 게임물법’ 개정안을 10일 복지부에 전달했다.

의협 관계자는 “폐혈전색전증을 방지하기 위해선 1시간 간격으로 가벼운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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