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국사의 신화를 넘어서’…한-일 국사 다시보기

  • 입력 2004년 3월 5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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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의 신화를 넘어서/임지현 이성시 엮음/480쪽 2만원 휴머니스트

일본의 신군국주의, 중국의 신중화주의 등 동아시아에서 국수주의적 민족주의가 득세해 가던 2003년 8월. 서울 한복판에서 ‘국사 해체’를 놓고 논쟁이 벌어져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모임의 주체는 ‘비판과 연대를 위한 동아시아 역사포럼’. 임지현(한양대), 이영훈(서울대), 미야지마 히로시(宮嶋博史·성균관대), 모테기 도시오(茂木敏夫·도쿄여자대) 교수 등 한국과 일본의 학자들로 구성된 이 모임이 학술대회의 주제로 내건 것은 ‘국사의 해체를 위하여’. 물론 ‘신성한’ 국사를 해체하자는 이들의 주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한일 양국 모두에서 곱지 않았다.

이 책은 바로 당시의 발표문들을 수정 보완해 엮은 것이다. 발표자와 토론자로 참가한 양국 학자들은 서로가 서로를 배제하면서도 동시에 서로가 서로를 살찌우고 강화시키는 한국 민족주의와 일본 민족주의의 ‘적대적 공범관계’에 주목했다. 그리고 “민족주의를 생산-유통-소비하는 사이클의 핵심에는 ‘국사’의 패러다임이 있다. 따라서 ‘국사’의 해체는 곧 시민사회에 ‘내면화된 강제’로서의 헤게모니를 해체하는 것”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

이들에 대한 비판은 거세다. 그러나 이들의 전향적 사고는 역사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는 동아시아의 난제를 풀어가는 데 하나의 방안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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