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해피 에로…' 경찰과 건달, 여자 놓고 붙었다

입력 2003-12-16 18:31수정 2009-10-1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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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튜브 픽쳐스
볼링장에서 일하는 허민경(김선아)에겐 크리스마스 때면 늘 남자친구에 차이는 ‘실연 징크스’가 있다. 부근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초보 순경 성병기(차태현)는 민경을 짝사랑하지만 용기가 없어 다가가지 못한다. 그러는 사이 3류 조폭 보스 방석두(박영규)가 무지막지한 손님 때문에 곤경에 처한 민경을 구해주는 ‘백마 탄 건달’로 등장한다.

사실 성병기에게는 어린 시절 목욕탕에서 만난 ‘돌 머리’ 건달 방석두와 얽힌 쓰라린 추억이 있다. 그 때 이후 방석두라면 이를 갈고 있는데 다시 사랑하는 여자를 놓고 한판 격돌을 벌이게 된 것.

영화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감독 이건동)는 온천도시 유성을 배경으로 민경을 사이에 두고 라이벌 성병기, 방석두가 벌이는 삼각사랑을 익살맞게 다룬 코미디 영화. 여기에 ‘입으로 삶은 달걀 까기’라는 독특한 장기를 가진 민경의 친구이자 백화점 주차장 안내원 향숙(김지영), ‘섹스에도 철학과 삘∼이 있다’고 주장하는 에로 영화 제작사장(장항선), 한참 성에 눈뜨는 고교생들까지 다양한 주변인물들이 등장해 평범하고 소박한 웃음을 더해준다. 예상과 달리 제목에서 연상되는 자극적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아쉬운 점은 여주인공 민경이란 인물에게서 뚜렷한 매력을 찾기 힘들다는 것. 올해 ‘황산벌’ 위대한 유산‘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김선아는 자신의 장기를 제대로 보여줄 기회를 갖지 못했다. 포순이 인형을 쓰고 교통안전 캠페인을 벌이는 성병기나 3류 조폭 방석두도 거의 ‘업무’와 관련된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해 펄펄 살아있는 인물로 다가오지 않는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이 내러티브 속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겉도는 등 드라마의 응집력도 약하다. 중심이 되는 줄거리와 성을 밝히는 고교생, 에로비디오 제작사장의 사연 사이의 연결고리도 치밀하지 않아 영화 전체가 엉성한 느낌을 준다. 1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 가.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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