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과수원을 점령하라' 소박한자연…정겨운 사람들

  • 입력 2003년 5월 6일 16시 52분


◇과수원을 점령하라/황선미 글 김환영 그림/224쪽 8500원 사계절(초등3∼5년)

여섯조각의 이야기를 짜임새 있게 엮는 솜씨가 대단하다. 배꽃마을 과수원 집 오리로부터 시작해 고양이 쥐 나무귀신 찌르레기 할머니의 얘기가 이어진다.

그러나 여섯 이야기가 따로 놀지 않고 서로 연결고리로 이어져 읽는 재미를 더한다.

공원까지 나들이를 하게 된 오리들이 왕버드나무에 올라간 고양이가 미끄러지는 순간 구청장의 주의를 환기시켜 떨어지는 나뭇가지를 피하도록 한다. 그 고양이는? 길잃은 고양이 호피다.

고양이는 ‘이상한 것’에 놀라 나뭇가지에서 미끄러지고 만 것이다. ‘그 이상한 것’은? 왕버드나무의 귀신이다….

이야기는 과수원 집을 중심으로 돌고돌면서 결국 아기의 탄생에 대한 기대로 마무리 된다. 과수원집 아주머니가 임신을 한 것이다.

이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은 소박하고 정겨운 자연과 사람들의 유머다.

언뜻 보면 그저 그런 모습인데 작가가 속속들이 드러내는 모습에 “아하”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오리식구의 얘기에서는 흐뭇함이 느껴지고 고양이와 쥐의 얘기에서는 스릴과 통쾌함이 전해져 온다.

사람들은 사람들대로 금방 책 밖으로 나와 미소지을 것 같이 생생하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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