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진 숭실대교수 ‘목소리 모니터’ 세계최초 개발

  • 입력 2003년 4월 29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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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의 다정함을 수치화하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배명진 숭실대 교수가 29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이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모니터에 다정지수와 도우미 얼굴이 보인다. -이광표기자
목소리의 다정함을 수치화하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배명진 숭실대 교수가 29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이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모니터에 다정지수와 도우미 얼굴이 보인다. -이광표기자
“당신의 목소리는 어느 정도 다정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목소리의 다정함과 친절한 정도를 백분율로 수치화하는 첨단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소리공학자인 배명진(裵明珍) 숭실대 교수가 8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해 29일 공개한 ‘목소리 다정 도우미(Voice Feeling Monitor) 시스템’. 사람의 목소리 가운데 개성이나 감정, 다정함 등을 나타내는 정보를 추출해 이를 계량화하는 첨단기술이다.

이 시스템의 프로그램을 휴대전화에 다운받으면 통화를 하는 동안 자신과 상대방 목소리의 다정지수를 백분율로 액정화면에 표시해준다. 또한 수치 변화에 따라 도우미의 얼굴 표정도 변한다. 백분율이 낮으면 찡그린 얼굴, 높으면 밝은 얼굴이 된다.

액정화면이 없는 전화기의 경우 통화 직후 음성을 통해 다정지수를 알려줄 수 있다.배 교수가 이 기술을 개발한 것은 평소 주변 사람들의 전화 통화가 다소 무뚝뚝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는 “이 시스템을 통해 정감 있고 부드러운 전화 통화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정 도우미 시스템은 은행 창구나 민원 창구, 방송국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이 경우 다정 도우미 시스템이 설치된 인형을 활용할 수 있다. 목소리가 인형에 녹음되면 곧바로 다정지수와 도우미 얼굴 표정이 인형의 액정화면에 뜬다.

배 교수가 이 시스템으로 영국 BBC TV 뉴스와 KBS TV 뉴스를 비교해본 결과 BBC의 다정지수는 70%, KBS는 55%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그는 “한국어가 영어에 비해 억양 변화가 별로 없어 감정 표현이 덜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6월 다정 도우미 시스템 시연회를 열고 상용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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