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4명이 우리몫"…국회 추천 방송위원 6명중

  • 입력 2003년 3월 3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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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제2기 방송위원회 구성을 놓고 치열한 물밑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방송정책을 결정하고, 이사 선임권을 통해 KBS 사장 인선에 영향을 미치는 기구. 2월11일 제1기 방송위원 9명이 3년 임기를 마쳤지만 아직도 새 위원회 구성을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서로 “민주당의 방송 재장악을 막아야 한다” “한나라당이 독립적으로 활동해 온 방송위를 흔들려고 한다”고 주장하며 상대방을 비난하고 있다. 3월로 예정된 공청회도 겉돌 가능성이 크다.

핵심 쟁점은 위원 9명 가운데 국회의장과 국회 문광위가 각각 3명씩 추천토록 돼있는 위원 6명을 두 당이 어떤 비율로 나눌 것인가이다. 나머지 3명은 대통령이 추천한다.

한나라당은 원내 과반수를 넘는 자신들이 6명 중 4명을 추천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3(한나라당):2(민주당):1(자민련)’안을 거부하고 있다. 현행 방송위 구조상 9명 가운데 3명을 추천해봤자 의미가 없다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방송위는 9명 가운데 6명 이상 출석하고, 출석자의 과반수로 안건을 처리한다.

한나라당 고흥길(高興吉) 의원은 “1기 방송위에는 대통령과 민주당 추천인이 7명이나 위원회에 참여했고, 상임위원 4명을 독식해 방송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9명 중 6명을 국회가 추천하도록 한 방송법 정신은 ‘방송이 정치권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 민의가 반영된 국회의 뜻을 존중하라’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한나라당의 주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방송위를 정치권력의 시녀로 만들자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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