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키워요]자녀문제 대화방 ‘온라인 커뮤니티’ 인기

  • 입력 2002년 10월 15일 15시 50분


주부 류재희씨(31·서울 강서구 방화동)는 둘째(41개월·남)의 야뇨증 때문에 고민이다. 첫째(55개월)와 마찬가지로 생후 18개월 때 멀쩡하게 기저귀를 떼더니 막내(13개월)를 임신하고 7개월째 되던 때부터 아직까지 밤마다 매일 오줌을 싸고 있다. 병원에 가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답변뿐이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우연히 ‘야뇨증 아이사랑 엄마방’(http://cafe.daum.net/goodites)을 방문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부모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다음부터 자주 들어가 야뇨증과 관련된 정보도 얻고 고민도 털어놓고 있습니다.”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자녀를 둔 부모들이 온라인 상에서 만나 경험과 위안을 나누고 있다. 야뇨증이나 자폐증이 있는 아이, 또 저체중아를 가진 부모들은 진료만으로는 안타까움을 해소할 수 없는데다가 여건이 다른 주위의 조언에도 한계를 느끼기 마련. 때문에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온라인 커뮤니티는 이들에게 큰 힘이 된다.

‘야뇨증 아이사랑 엄마방’에는 류씨와 같은 처지의 부모들이 ‘우리끼리 경험담’ 혹은 ‘엄마들의 수다방’에 얘기를 털어놓고 있다.

‘일곱살인데 일주일에 5번 이불을 적신다. 잠은 밤 10시에 자고 자기도 걱정이 되는지 자기 전에 조금이라도 보고 온다.’

‘잠이 든 뒤 2시간 정도 있다가 한번 쉬를 하게 하고 새벽에 한번 또 쉬하게 했거든요. 이불에 지도를 그리지 않는 날은 온 식구의 박수와 함께 아빠의 상품으로 오백원을 주었답니다. 어느날인가부터 새벽에 자기 스스로 일어나더니 이제는….’

‘자폐아를 둔 아빠의 일기’(http://cafe.daum.net/love0531)사이트를 운영하는 선우담씨(40)는 자폐아에 대한 자료와 자신의 경험을 올려놓고 있다.

누구나 참여하는 ‘부모 넋두리 공간’은 특히 인기있는 코너.

‘7세인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두고 걱정이 많다. 특수학급이 있는 학교는 버스를 타고 세 정거장 가야 하고 일반학교는 집앞에 있다. 일반학교에 아이의 형(8)이 다니고 있는데 지금은 동생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지만 친구들이 놀리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25개월 때 자폐성향이 있다는 걸 알았고 그 뒤 놀이치료 특수교육 개별학습 통합교육을 했으나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5세인 아이는 엄마와 하루종일 있어서인지 정서적으로 안정된 듯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불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어찌해야 아이에게 도움이 될까요?’

‘5세인데 발음이 나빠 하나님 …고자입니다라고 해요. 고맙습니다라는 뜻이죠. 촛불불기와 나팔불기가 효과가 있다고 어느 분이 써 주셨더군요. 아이에게 많이 시켜서 많은 사람들이 고자가 되는 걸 막아볼게요.’

‘놀이치료 선생님과 상의했는데 둘째를 낳아도 조리원에 가지 말라고 하세요. 아이를 떼 놓지 말라고….”

‘사랑동이’(http://www.freechal.com/sarangdonge/)는 저체중아를 키우는 부모를 위한 동아리. 2㎏ 이하의 체중이나 35주 이하의 조산으로 출산된 아이의 부모들이 ‘가슴에 묻은 이야기’‘육아일기’‘쑥쑥이방’을 통해 경험과 고민을 나누고 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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