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서울역사박물관 심벌 표절 논란

  • 입력 2002년 7월 17일 18시 28분


서울역사박물관의 상징마크(위)와 2000 청주인쇄출판박람회 상징마크.
서울역사박물관의 상징마크(위)와 2000 청주인쇄출판박람회 상징마크.
5월 개관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의 상징 마크가 2000년9월에 열렸던 ‘2000 청주 인쇄출판박람회’의 상징 마크와 흡사해 표절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상징 마크와 청주인쇄박람회 상징 마크는 ㅅ ㅇ ㅁ을 배치한 것으로, 배열 순서와 선의 굵기, 색이 다를 뿐 그 모양의 골격이 비슷하다.

지난해 전시관련 전문업체인 시공테크가 박물관 이미지(MI)개발 전문업체인 CDR에 의뢰해 제작한 서울역사박물관 상징 마크는 서의 ‘ㅅ’과 울의 ‘ㅇ’, 박물관(MUSEUM)의 M과 건물을 상징하는 ‘ㅁ’ 순으로 구성됐고 전체적으로 서울의 성곽과 산, 도성의 문인 숭례문(남대문)과 흥인지문(동대문)의 모습 등을 표현했다고 한다.

2000년 당시 LG애드 디자인 팀에서 제작한 청주인쇄박람회의 상징 마크는 활자를 옆에서 본 형상을 디자인한 것으로, ㅇ ㅅ ㅁ 순으로 배열돼 있다. ㅇ은 하늘(천·天), ㅁ은 땅(지·地), ㅅ은 사람(인·人)을 상징한다는 설명이다.

5월 개관한 서울역사박물관 전경.

논란은 이달초 서울역사박물관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청주인쇄박람회 상징물과 같다”고 표절 의혹을 제기하는 글이 올라오면서부터 시작됐다. ID ‘청주사람’은 “서울역사박물관 로고! 도성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러나 2000년 청주인쇄박람회 때 사용하던 것과 같다. 우째 이런 일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서울시민과 청주시민을 우롱한 처사”라는 비판과 “이 상징 마크가 모방이나 표절한 것인지, 아니면 순수 창작인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디자이너는 “무어라 말할 수는 없지만 디자인의 기본 뼈대인 ㅅ ㅁ ㅇ의 구성 요소와 배열 방식이 너무 똑같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물관측은 “제작 당시 국내외 박물관과 미술관의 상징마크 사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지만 유사한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특히 청주인쇄박람회 심볼마크는 1개월간 단기적으로 사용된 후 특허청에 등록되지 않은 관계로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 “도용이나 모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박물관의 한 관계자는 “형태만 놓고 본다면 서로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우리 박물관의 상징마크는 특별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같다고 볼 수 없다“면서 ”디자인 경위를 상세히 확인해 공개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2000년 청주인쇄박람회를 주최했던 청주고인쇄박물관의 김종벽 관장은 “서울역사박물관의 상징물이 우리 인쇄박람회 상징물과 흡사한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 특별히 대응하기보다는 일단 사태 추이를 살펴보겠다는 생각이다.

서울역사박물관 상징 마크는 2001년12월 특허청에 상표 등록했고, 청주인쇄박람회 상징마크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있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