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하이테크 주방기기, 주부의 든든한 '비서'

  • 입력 2002년 6월 27일 16시 19분


전업 주부들의 사무실, 주방. 이곳에 주부의 일손을 덜어주는 똑똑한 ‘비서’들이 늘고 있다. 결혼 이후 줄곧 주부였던 터라 ‘임원급 주부’라고 자부하는 백승영씨(50·서울 서초구 서초동) 도 이 ‘비서’들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78년 결혼 당시 부엌에 있었던 조리용 기기는 가스레인지, 냉장고, 전기밥솥이 전부였어요. 지금은 전자레인지, 김치냉장고, 오븐 토스터, 반찬 냉장고까지 주방용 가전기기가 10개는 될 것 같네요. 그러고 보니 일반 냉장고, 얼음 만드는 냉장고, 김치냉장고까지 우리 집에 냉장고만 세 개네.”

백씨는 최근 식기세척기를 대신하는 ‘초음파 싱크대’를 구입했다. 남편이 “음식물 찌꺼기가 묻은 식기를 일일이 헹궈서 식기 세척기에 넣는 것 자체가 일이 되지 않으냐”며 구입을 권했다.

“주방 기기들을 활용만 잘 한다면 식사 전후마다 시간을 20분 이상 절약할 수 있더군요. 주부들에게는 황금같은 여유시간이죠.”

●인텔리전트형〓냉장고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LG전자의 최신형 인터넷 디오스 냉장고, 삼성전자의 ⓝ지펠 등이 잇따라 출시됐다. 냉장고에 부착된 컴퓨터로 인터넷 쇼핑, 인터넷 뱅킹, e메일 검색을 할 수 있다. 문에 부착된 15인치 크기의 모니터로 주방일을 하면서 TV도 시청할 수 있다.

주방공간을 절약해주고 인테리어도 돋보이게 하는 빌트 인 주방기기도 인기 아이템. 삼성전자에 따르면 2000년 3500억원이었던 시장규모가 2002년 말에는 54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냉장고,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 이미 빌트 인으로 익숙해진 아이템 외에 와인냉장고, 스팀기, 식탁용 후드 등이 최근 새로 주목받는 품목이다.

세제 없이 식기나 과일을 세척할 수 있게 고안된 초음파 싱크대 소닉스도 아이디어 상품이다. 겉보기에는 보통의 알루미늄 볼과 차이없이 빌트인되지만 싱크대 하단에 설치된 초음파 발생기가 기포를 만들어내 찌꺼기를 씻어준다. 기름이 많이 낀 프라이팬 등을 제외하고는 속이 깊은 국그릇 등도 무난하게 닦인다.

주방 일을 하면서 다른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한 ‘핸즈 프리’ 아이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샘의 빌트인 라디오폰은 개수대나 조리대 상단 등 어디에나 부착해 양 손으로는 부엌일을 하면서 전화통화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단 받는 전화만 가능하다. ‘풋터치 수전’은 싱크대 밑에 있는 스위치를 눌러 발이 주는 압력으로 물의 양을 조절한다.

반찬 냉장고는 김치 냉장고에 이어 기능성 냉장고의 붐을 이어가는 아이템. 씨코, 대우전자 등이 출시했다. 반찬냄새가 배는 것들만 따로 보관할 수 있는 것이 장점. 가족들이 커다란 냉장고 속을 뒤지지 않고도 쉽게 반찬을 찾아 식사를 할 수 있어 맞벌이 가정에서 특히 인기다. 식탁에서 가까운 곳 벽에 부착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인텔리전트 홈네트워크팀의 김영만 부장(44)은 “3, 4년 후면 냉장고 안 음식물의 포장 용기에 찍힌 바코드를 인식해 어떤 음식 재료들이 남아 있는지를 파악하고 떨어진 재료가 있으면 직접 슈퍼마켓에 주문도 하며 유효기간이 지나 버려야 되는 음식을 알려주는 냉장고가 대중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라이프스타일형〓‘건강’ ‘보보스’ 등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 지향을 반영하는 제품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비만, 고혈압 등의 원인이 되는 기름기를 제거하고 음식을 담백하게 조리하는 스팀기가 인기다. 똑같이 찌더라도 전자레인지에 비해 수분이 덜 빠져나가는 장점이 있다. 독일 브랜드 ‘가게 나우’의 스팀 오븐은 싱크대에 빌트인으로 설치할 수 있다. 용량이 국산 전자레인지보다 큰 42ℓ대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은 양을 찔 수 있다. 독일 브랜드 ‘밀레’의 부엌가구전용 스팀오븐은 증기 발생이 빨라 음식물 고유의 색상이나 맛의 변화를 최대한 막으면서 단 시간에 쪄낸다.

와인 냉장고 역시 ‘보보스’적 취향을 반영하는 아이템. 가정용 와인 냉장고는 와인 저장에 가장 적절한 온도인 섭씨 10∼14도 습도 50∼80%를 유지한다. 일반 냉장고에 보관했을 때 반찬 냄새가 배는 등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으며 GE, K&C, 캐리어LG 등의 제품이 있다. ‘K&C’의 권병삼 대리는 “와인 애호가와 보보스적 삶을 바라는 30, 40대들이 많이 찾으며 특히 지난 봄부터 구입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 식탁용 후드

독일 빌트인 주방기기 전문 브랜드 '가게나우'의 식탁용 후드 '호브 벤틸레이션'. 특히 조리대와 떨어져 부엌 가운데 따로 위치한 아일랜드식 인테리어에서 미니 후드로 사용할 수 있다. 300만원대. (02-514-8033)

▷ 토스트 전자레인지

아침식사를 토스트로 대신하는 맞벌이 가정을 겨냥한 LG전자(02-2005-3966)의 '토스트 전자레인지'. 지난해 10월 말 출시됐으며 토스터와 전자레인지를 하나로 결합한 형태다. 빵을 넣고 꺼내는 곳이 위로 뚫려있는 일반 토스터와 달리 세로 방향으로 홈이 있다. 토스터의 열 효율성도 더 높다는 설명. 27l, 22만4000원.

◁ 콤비네이션 스팀 오븐

독일의 빌트인 주방기기 전문 브랜드 '가게나우'의 콤비네이션 스팀 오븐. 올 6월 출시됐으면 용량은 42l (480만원대). 오븐 기능이 겸비돼 케이크를 굽거나 반죽을 부풀게 할 수 있으며 음식물의 보온, 해동도 가능하다. 싱크대와 높이가 같도록 싱크대 밑으로 빌트인 할 수 있다. 02-514-8033

▷ 초음파 싱크대

테크노티의 '소닉스' 초음파 싱크대. 초음파 발생 기기를싱크대 안쪽에 설치한 뒤 작동시키면 '찌~직'하는 소리와 함께 작은 기포가 발생한다. 1초에 20만번 발생하는 초음파가 기포를 만들어 세척, 살균 효과를 낸다는 설명. 2~12분만에 과일, 야채, 식기 등을 세척할 수 있다. 이사갈 때 떼어갈 수 있으며 1일 한시간 사용기준으로 전기료는 월 1000원 미만. 77만~93만원대. 080-566-8800. [사진=전영한기자]

◁ 와인 냉장고

GE 백색가전(031-284-9990)의 모노그램 와인냉장고는 310만원대. 50병까지 보관할 수 있다. K&C(02-563-1131)는 100~120병 저장 가능한 550만원대 제품과 50~60병 용량의 320만원대 상품을 내놓았다. 캐리어 LG(02-3441-8890)는 80병 용량(287만1000원), 180병 용량(374만2200원)을 판매한다.

▷ 반찬전용 냉장고

씨코의 반찬 전용 냉장고 '따로따로'는 큰 반찬통이 약 16개 들어가는 42l 용량으로 31만5000원(080-326-8881). 대우전자의 반찬 냉장고는 42l 24만원(032-880-5388) 한샘 반찬냉장고는 78l 32만9000원(02-591-2300). 모두 빌트인 방식으로 제작돼 식탁 위나 싱크대 상부 어디에든 부착할 수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