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박물관 첫 ‘파업 휴관’

  • 입력 2002년 6월 14일 15시 32분


내년 개관 250주년을 맞는 대영박물관이 17일 노조의 파업으로 휴관하게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대영박물관은 연례적으로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에는 문을 닫아왔으나 파업으로 휴관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와 박물관 측의 갈등은 재정위기에 몰린 박물관 측이 대대적인 정리해고 계획을 추진함으로써 비롯됐다. 박물관 측은 지금까지 90명을 정리해고한 데 이어 앞으로 2년 안에 1100명에 이르는 박물관 직원 가운데 150명을 해고하겠다고 지난달 말 발표했다. 이에 반대해 온 노조는 조합원 투표에서 85%의 지지로 파업안을 통과시켰다.

박물관 측은 심각한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정리해고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영박물관의 연간 적자는 300만파운드(약 54억원)로, 2004년∼2006년에는 500만파운드(약 9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무료 입장 정책과 정부 보조금 감소 등이 재정난의 주 원인. 대영박물관은 1759년 일반인에게도 관람을 허용한 이후 줄곧 입장료 없이 정부 보조금과 기부금으로 운영돼 왔으며 박물관 내 식당과 기념품상점 등에서의 판매이익이 수입의 전부다.

연간 3600만파운드(약 646억원)에 이르는 정부 보조금은 지난 10년간 30%가량 줄어들었으며 관람객 수도 계속 줄고 있다. 특히 지난해 9·11 테러 이후 ‘돈 많은’ 미국인 관람객이 급격히 감소해 한해 평균 600만명에 이르던 관람객수가 지난해 480만명으로 떨어졌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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