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아내들이여 하고싶은 말 90%는 삼켜라

  • 입력 2002년 5월 23일 15시 33분


부부갈등을 소재로 한 영화 '장미의 전쟁'
부부갈등을 소재로 한 영화 '장미의 전쟁'
남편이란 무엇인가.

우선 두가지 문제를 풀어보자.

첫째, 기혼 남성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① 돈 ② 섹스 ③ 존경 ④ 음식 ⑤ TV 리모컨 ⑥ 골프 ⑦ 어느것도 아니다. 둘째, 여행중 남편이 길을 잃었는데 멈춰 서서 길을 묻지 않으려 한다. 그 이유는? ①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② 스스로 옳은 길을 찾아가는 도전을 즐기고 싶어서 ③ 남에게 묻지 않는 것이 남자다운 일이니까 ④ 어느 것도 아니다.

정답은 맥빠지게도 각각 ⑦번과 ④번이다. 결혼과 가족문제에 관한 책을 20권 쓴 미국의 심리학자 케빈 르먼 박사가 출제한 문제와 답이다.

우리나라 20,30대 주부 10명중 6명 이상이 ‘다시 태어나면 절대 선택하지 않겠다’는 문제의 남편들. 혹시 남편을 잘 몰라서 싫어하는 것은 아닐까. 르먼 박사가 쓴 ‘남자 이해하기’(동방미디어)를 들춰보며 남편 이해하는 법을 간추려보았다.

●남편은 아내가 짐작하는 것보다 섹스에 관해 훨씬 더 많이 생각한다. 그러나…〓르먼 박사는 독실한 기독교인 남성들에게 하루에 몇 번이나 섹스에 대해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정답은 하루에 33회!(여자는 1회). 이 때문에 르먼 박사는 결혼을 앞둔 신부들에게 “1주일에 2,3회씩 섹스를 할 각오가 돼 있지 않으면 결혼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건강한 남성을 흥분하게 하는 가장 큰 자극은 정서적인 것이다. 아내를 성적으로 즐겁게 하는 데서 오는 정서적인 충족감을 애타게 원한다는 것이다. 섹스에 관해 “알았어요. 피곤하니까 빨리 끝내요”라고 말하는 것은 남편을 다른 여자의 품으로 몰아내는 아주 쉬운 방법이다.

●남편은 수다로 풀지 않는다〓아내는 여자 친구와 대화하듯 남편과 대화하기를 원한다. 여자는 어려운 문제에 부닥치거나 자신의 감정을 정리하려 할 때 말로 풀어내려 하지만 남자는 말하기 전에 먼저 생각을 정리한다. 그리고 생각을 정리하고 나면 문제가 이미 풀려 말할 필요가 없게 된다. 이밖에도 말하는 방식이 여자들과는 많이 다르다. 남자들은 요지를 원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의 서론을 90% 정도 잘라 내라. 또 남편에게 “꼭∼해야 돼”라고 말하지만 않아도 결혼생활의 질을 20%는 높일 수 있다.

●남자들은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여자들은 식당에 가면 먹어보지 않은 메뉴들을 시키지만 남자들은 늘 시키던 것을 시킨다. 맛있는 메뉴를 알고 있는데 왜 모험을 하느냐는 것이다. 남자들은 “넌 이거 시켜. 난 저거 시킬게. 같이 나눠 먹자”라는 식의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남자들은 돈을 통제의 개념으로 생각한다〓남자들은 ‘내가 벌었으니까 내가 쓴다’고 생각한다. 반면 여자들은 돈은 남에게 무엇인가를 사 줄 수 있는 도구라고 여긴다. 남편에게 “쓸데없는 티타늄 드라이버를 살 돈이면 구두 다섯 켤레는 사겠다”며 세세한 지출 모두를 통제하려고 들면 반발만 살 뿐이다. 적당한 때를 기다려 요령있게 말하라.

●중년의 남편들은 아내가 관심을 가져주기를 원한다〓남자들의 40, 50대는 매우 취약한 시기다. 젊은 여성의 관심의 대상이 못되고 현실이 젊은 시절의 꿈에 훨씬 못 미쳐 있는데 허망함을 느낀다. 남편의 적어진 머리숱에 관해 “난 이 헤어스타일이 좋아요”, 튀어나온 배에 대해서는 “난 이게 좋아요. 이건 내 것이에요”라고 말해준다. 남편의 벌이가 시원찮아도 “아이들과 내가 얼마나 고맙게 느끼는지 아시죠”라고 감사의 마음을 표시한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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