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운교수의 여가클리닉]40대 부부 폼나는 데이트로 활력을

  • 입력 2002년 5월 23일 14시 52분


Q : 박정연입니다. 40대 주부입니다. 사실 저는 딱히 즐기는 취미가 없어요. 남편 역시 특별한 취미도 즐기는 운동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둘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아닙니다. 남들이 재미있다고 하는 것도 여러 가지 해봤지만 피곤하기만 하고 특별한 재미를 못 느꼈습니다. 뭘 하면 좋을까요?

A : 재미있는 일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그러나 여가활동이 엄청나게 재미있어야 한다는 환상 또한 버려야 합니다. 일상적으로 잔잔한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정연씨의 경우,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 없다는 것보다는 함께 할 이야기가 별로 없다는 사실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부부싸움 때문에 119가 긴급출동한 통계를 보니 40대의 부부싸움이 가장 많고 격렬했다고 하죠. 직장에서 겪는 신분상의 불안, 자녀교육, 기타 경제적인 문제들이 가장 민감하게 와 닿는 시기인 반면에 이를 지탱해줄 부부간의 정서적인 유대는 가장 느슨한 시기이기 때문이죠. 이 시기에는 부부간에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그러나 큰 맘 먹고 얼굴 마주 대하고 이야기를 시작해봐야 대부분 저 인간하고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느냐는 비난으로 끝나기 일쑤죠. 대화란 결심한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한 달에 한번쯤은 남편과 함께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회에 가 보세요. 사실 40대 부부가 함께 즐길 만한 콘서트가 별로 없어요. 젊은 아이들이 가는 정신 없는 콘서트에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슨 호텔의 디너쇼에 앉아 있기에는 아직 젊다고 생각하시겠죠. 저는 요즘 대학로에서 하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콘서트(goodconcert.com)를 권하고 싶어요. 박강성의 라이브콘서트도 기다렸다가 가 볼 만합니다. 같은 40대이지만 아직 젊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어요. 더 중요한 것은 콘서트 오가는 길에 집에서는 나눌 수 없었던 많은 이야기를 서로 나누게 된다는 겁니다. 약간은 흥분되는 둘만의 외출에 아무런 대화가 없다면 그 부부는 이제 그만 살아야 합니다. 정말로!

부부싸움이 지긋지긋했던 40대 부부가 이혼하기로 했답니다. 이혼 수속하는 날 화장을 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법원에 나타난 아내를 보고 남편은 무척 놀랐습니다. 결혼 전 사랑을 고백했던 아름다운 아내의 모습을 다시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아내는 남편을 위해 화장과 옷 단장을 한 적이 없었어요. 물론 남편도 마찬가지고요.

40대 부부여! 더 늦기 전에 한 달에 한번쯤은 서로만을 위해 폼 나게 단장하고 함께 외출합시다. 그래야 119 긴급출동도 줄어들고 나라가 평안해집니다.

www.leisure-studi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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