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형근의 음악뒤집기]마돈나 10년 변화의 모든 것 'GHV2'

  • 입력 2001년 12월 20일 16시 55분


80년대 미국을 대표하는 문화 상품 중 하나는 다름 아닌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다. 마이클 잭슨이 뒷걸음치며 만들어낸 ‘Billie Jean’의 열풍이나 ‘Like A Virgin'을 외치는 마돈나의 뇌사적인 모습은 MTV를 통해 전 세계에 전파되었다. 또한 그들의 뮤직비디오는 MTV의 출범과 맞물려 바야흐로 음악의 영상 시대를 열었으며, 미국 팝 음악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비록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파괴적인 음반 판매고에 미치지 못했지만 종교와 성에 대한 노골적인 묘사와 각종 연인들과의 스캔들로 미국의 타블로이드 산업의 젖줄로 표현될 만큼 뉴스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하지만 마돈나가 단지 미국 타블로이드 신문의 자극적인 헤드라인의 망측한 주인공으로 만족했다면, 80년을 넘어 새 천년에도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마돈나는 83년 데뷔 당시 그녀의 음악에 모질게 쫓아다니던 평단의 ‘싸구려 사운드의 진수’라는 혹평이나 ‘상업적인 섹스 프로모션의 결과’라는 비아냥거림을 뛰어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뮤지션으로 성장했다. 특히 마돈나는 연예계를 한번에 휘어잡는 마력을 발휘하는 몇 안 되는 엔터테이너로서 자신만의 노래와 이미지, 파워를 가진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 잡고 있다.

80년 섹슈얼 팝의 신데렐라에서 디바로 성장한 마돈나는 90년 자신의 레이블인 매버릭를 통해 영화와 음악을 향한 끝없는 욕심을 키워나간다. 특히 92년 ‘Erotica' 96년 ‘Something To Remember'의 주춤한 판매고로 자존심을 상했던 마돈나에게 주어진 에비타의 에바 페론은 마돈나에게 퍼스트 레이디의 영광을 안겨주었다. 에바 페론을 통해 정점으로 올라간 마돈나는 98년 발매한 ‘Ray Of Light'의 앨범을 통해 그저 그런 가수에서 아티스트로 거듭나게 된다.

‘테크노 여전사'‘일렉트로니카 뮤직의 개척자’자라는 타이틀을 달게 해준 'Ray Of Light'를 통해 마돈나는 당시 새로운 조류로 부상했던 트립합을 미국 음악 팬들에게 전파하는데 성공했다. 이 한 장의 앨범으로 마돈나는 그간 그녀에게 등을 돌렸던 보수적인 그래미의 심사 위원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며 그래미 어워드에서 ‘98년 최고의 앨범’ 상을 수상하였다.

최근 발매된 그녀의 두 번째 베스트 앨범 ‘Greatest Hits Volume 2'는 마돈나의 지난 10년 영욕의 세월을 돌아보게 한다. 물론 이 앨범에 단 한 곡의 신곡도 없어 아쉬움을 주지만 ‘Beautiful Stranger' ‘Ray Of Light' ‘Erotica' 등 그녀의 히트곡들은 오리지널 버전이 아니라 LP 혹은 싱글 버전으로 수록되어 있다. 비록 마돈나의 앨범 판매를 위한 전술로 판명되긴 했지만 앨범 발매 초 성대 결절과 후두암으로 인해 그녀의 마지막 앨범이 될 것이라는 꼬리표는 이 음반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였다. 특히 이번 앨범 ‘Greatest Hit Volume2'의 수록곡들은‘팝의 여왕’ 마돈나의 10년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류형근 <동아닷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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