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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0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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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부터 충북 청주에서 열리고 있는 200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전통공예관에서 갓을 전시하고 있는 중요무형문화재 제4호 갓일 입자장(笠子匠) 박창영(朴昌榮·59·서울 금천구 독산2동)씨는 갓 예찬론자다.
경남 통영과 함께 갓 생산지로 이름난 경북 예천군 예천읍 청복동이 고향인 박씨는 가업인 이 일을 4대째 물려받았다. 코흘리개 시절 어깨 너머로 배우던 것이 어느덧 40년을 훌쩍 넘어섰다.
박씨는 그동안 6·25전쟁 때 불에 타 원형을 찾기 힘들던 철종 임금의 ‘전립(戰笠)’을 완벽하게 복원했으며 사대부들이 주로 썼던 ‘박쥐모양 갓’, 국상을 당했을 때 썼던 ‘백립(白笠)’, 사신들이 썼던 ‘옥로립(玉露笠)’ 등 전통갓을 재현했다.
“갓은 트집(모양새)을 잘 잡는 것이 생명이며 트집을 잘못 잡은 갓은 갓 특유의 멋을 찾아 볼 수 없다”고 박씨는 말한다.
박씨는 갓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숯불을 피워 놓고 하루종일 모양을 잡아가며 작업을 해야하는 인내심이 필요한 데다 생계 유지도 힘들어 이를 전수받으려는 사람들이 없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다행히 전통의 맥이 끊길 것을 염려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려 몇년전부터 기술을 전수받고 있는 장남 형박씨(27)가 4일 문화재청의 갓일 전수장학생으로 뽑혀 위안을 삼고 있다.
<청주〓장기우기자>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