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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31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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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은 7월22일부터 8월14일까지, 비용은 378만원. 한씨는 “미국의 보통 가정에서 머물면서 ‘진짜 미국’을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홈스테이 프로그램’을 택했다”고 말했다. 또 덤으로 아들이 영어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부모와 가정의 소중함도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한 번도 낯선 환경에서 지내본 적이 없는 아들이 4주간 미국 현지 생활을 무리 없이 버텨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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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 선택 이렇게 |
동아일보 이슈부 에듀메트팀은 지난달 20∼22일 홈스테이 전문 영어연수기관인 ㈜CHI(Cultural Homestay International)와 공동으로 1999년 겨울, 2000년 여름, 겨울방학 기간을 이용해 미국 캐나다에서 단기 어학연수를 경험한 초중고교생 각각 10명씩 모두 30명을 설문 조사했다. 학생들은 “불편한 점은 있었지만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자극을 받았으며 생활방식이 다른 외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며 대부분 만족해했다.
특히 캐나다 밴쿠버 지역에 다녀온 최현민군(11)은 “아이스하키장도 함께 가고 호스트 패밀리와 함께 보낸 시간이 너무 좋았다. 홈스테이한 집에 다시 한번 가고 싶다”고 말했다.
▽연수 전 해야 할 일〓학생들은 미리 영어회화 공부를 충분히 하고 연수를 떠나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1주일 동안 부모를 설득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갔다온 김진아양(15)은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관광과 다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같은 도시에서 연수한 기호성군(14)은 “최소한 한국에 대해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회화를 연습하고 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자신이 머물 지역의 문화 지리 역사 등 각종 정보를 책이나 인터넷으로 미리 알고 가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식사예절 화장실 사용법 등 문화 차이를 알고 가면 낭패를 보지 않는다.
또 한국의 대표로 간다는 생각으로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미리 공부하고 가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샌프란시스코에 갔다온 이성군(13)은 “한국에 대한 질문이 많았지만 자료를 준비하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연수갈 때의 준비물〓모르는 단어가 나오거나 하고 싶은 말의 영어 표현이 생각나지 않을 때에 대비해 한영, 영한사전이 필수.
보스턴에 다녀온 신현준군(18)은 “가족앨범을 가져가 호스트 패밀리에게 보여줬더니 아주 좋아했다”고 말했다.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책, 비디오나 약과, 한과, 민요음반 등 기념품을 가져가는 것도 아이디어. 호스트 패밀리에게 보여줄 한두 가지 장기도 준비해 가면 좋다. 음식이 맞지 않아 고생한 아이들도 꽤 있었다. 경험자들은 된장, 고추장, 김치, 김 등을 준비해 가도록 권했다. 그밖에 알람시계, 젓가락, 밤에 읽을 책 등을 필요한 물건으로 꼽혔다.
▽호스트 패밀리와 친해야〓홈스테이 어학연수의 성공 여부는 호스트 패밀리와의 친밀도에 달려 있다. 현지에서 머물게 될 호스트 패밀리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가면 좋다. 호스트 패밀리와 친하게 지내려면 아침에 일어나 방청소를 하고 설거지도 거들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보스턴에 머물렀던 유한나양(12)은 “처음엔 서먹서먹했으나 직접 김밥을 만들어줄 정도로 친하게 지내면서 문화적 차이를 극복했다”고 얘기했다. 오리건주에 다녀온 윤주룡군(16)은 “호스트 패밀리 중 또래 남학생에게 한국 음악을 들려주며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미국을 자유분방한 나라로만 생각하면 오산. 오히려 한국의 가정보다 엄격하고 지켜야 할 예절이 많다.
▽아쉬운 점들〓연수를 다녀온 학생 중 상당수는 짧은 체류기간을 아쉬워했다. 또 좀더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하지만 보스턴에 머물렀던 김유철군(15)은 “모국어가 아닌 만큼 영어로 완벽한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은 어차피 불가능하다. 모르는 영어 단어가 나와 대화가 끊겨도 보디랭귀지를 하면서 호스트 패밀리들과 친해지면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연수한 김화영양(17)은 “혀 굴리는 것을 어색해하지 말고 거리낌없이 현지 가족들과 대화하면 영어 실력이 많이 향상된다”고 충고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