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주류 특집]김대중 두산주류BG 사장 인터뷰

  • 입력 2001년 5월 23일 20시 32분


“매일 ‘산’만 생각합니다.”

등산 이야기가 아니다. 두산주류BG 김대중(金大中·53)사장. 그는 요즘 신제품 ‘산(山)’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음에 따라 ‘그린소주’의 신화를 재현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김사장은 “내놓은지 100일만인 4월말로 100만상자, 3000만병의 판매를 기록하면서 힘을 얻었습니다. 올해 목표는 수도권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달성해 주류왕국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겁니다”고 강조한다.

‘소주시장의 야전사령관’을 자처하다보니 하루일과가 술로 시작해 술로 끝난다. 출근과 동시에 강릉공장에서 전날 생산돼 수송해온 ‘산’의 맛을 봐 제품품질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기 때문. 오전에 기본업무를 처리한 뒤 점심시간부터는 산의 판촉을 독려하기 위해 도매상들을 만난다.

저녁에는 서울 수도권의 주요 상권을 돌며 업소를 직접 방문해 산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체크하고 있다. 술을 마시는 ‘주당’ 소비자들을 만나 산에 대한 느낌을 묻는 것으로 시장에 대한 분석을 대신한다. 산을 마시지 않는 테이블을 찾아 “산 한잔 드셔보라”는 권유로 ‘50대 도우미’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그러다보면 귀가시간은 자정이 훌쩍 넘어가기 일쑤.

“최근 직원들이 산의 판매호조에 힘을 얻어 신이 난 모습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되겠다는 생각 뿐입니다. 대리점들이 물건이 달린다고 생산을 재촉할 때 보람을 느낍니다. 재고량이 거의 바닥날만큼 요즘 물건이 잘 나갑니다.”

대한주류공업협회가 녹차 등의 성분이 들어간 ‘산’을 ‘소주’가 아닌 ‘증류주’로 분류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말들이 많지만 크게 신경쓰진 않습니다. 소비자들이 소주라고 생각하면 소주인거죠. 제가 마셔봐도 소주맛 아닙니까.”

김사장의 주량은 주류 업계에서도 ‘전설’로 통한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아닌 ‘밑빠진 위에 술붓기’에 가깝다고. 아직까지 먼저 취해서 술자리를 끝내본 경험이 없다는 주변 사람들의 전언이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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