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학생이 본 한국가정]"새벽밥 짓는 엄마에 감명"

  • 입력 2001년 5월 10일 19시 01분


“저녁 식사 후 TV 앞에 모여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아요. 서로 대화도 거의 하지 않고….”(저스틴 알퍼·16)

“새벽에 일어나 남편과 자식을 위해 밥하고 청소하는 한국 엄마의 부지런함에 정말 놀랐어요.”(마오친젠·茅勤劍·여·20)

경기 안산시 경일고(교장 윤동섭·尹東燮)가 개교 10주년을 맞아 초청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카데미 고등학교와 중국 저장(浙江)관광학교 학생 18명이 1일부터 일주일간 경일고 학생 집에서 머물면서 느낀 소감이다.

중국의 짜오량(趙亮·18)은 “중국 엄마들은 아침 식사를 거의 차리지 않고 대신 그 시간에 공원이나 학교운동장에 모여 태극권 사교춤 등을 배운다”며 한국 학생들을 부러워했다.

외국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친구들과 놀다가 자정 넘어 귀가하는 한국 학생들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중국 관광학교 아이들은 “늦어도 저녁 10시면 귀가한다”고 입을 모았고 미국 아카데미 고교생들은 “라스베이거스에서 18세 이하 학생은 밤 10시 이후에는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노래방을 바라보는 시각은 달랐다. 미국 학생들은 매일 ‘노래방 타령’을 했지만 중국 학생들은 “너무 시끄러우니 볼륨을 낮춰달라”며 거부감을 표시했다.

대니얼 도로시(여·17)는 “멜로디와 가사가 나오는 기계를 보고 노래하며 춤추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두 나라 학생들과 함께 생활한 한국 학생들은 “이혼으로 엄마 아빠가 없는 미국 학생들이 교장 선생님을 ‘Daddy(대디·아빠)’, 여자 선생님을 ‘Mommy(마미·엄마)’라고 부르는 것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초청 학생들과 경일고 학생 대표 7명은 3일 서울 종로구 종로2가 YMCA에서 ‘우리는 한가족’이란 주제로 ‘국제삼각회의(ITC·International Triangle Conference)’를 열고 △전쟁 없는 세계를 만들자 △태초의 자연환경을 만들자 △청소년 유해환경을 없애자 등 3개 항목의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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