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덕이>김현주, "천사표 연기하다 천사 됐어요"

  • 입력 2000년 12월 27일 19시 15분


SBS 주말드라마 ‘덕이’가 31일 74회로 막을 내린다.

마무리 시점에 들어서 느슨한 전개와 출연진의 반복된 연기로 지루함을 주기도 하지만 시청률은 줄곧 30% 안팎을 기록했다. 착하디 착한 덕이가 누구와 맺어지는지, ‘해피엔드’로 끝날 것인지 중장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덕이 역을 맡은 김현주(22)는 “홀가분하고 아쉽기도 하지만 다채로운 연기 경험을 할 수 있어 기억에 남는다”고 마무리 소감을 밝혔다.

―덕이가 너무 착한 성격이어서 연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오히려 악역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정말 ‘연기’ 많이 했어요. 평소 생활에서 짜증나는 일이 있어도 덕이 입장에서 생각했어요. 그랬더니 ‘착해졌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스트레스도 많았겠네요.

“내 좌우명이 ‘마음가는 대로 살자’입니다. 표현하고 싶은 게 있으면 표현해야 해요. 그런데 덕이는 그 반대여서 무척 답답했습니다. 그러나 덕이의 우직한 면이나 고집은 요즘 젊은이들이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미덕이기도 해요.”

―‘덕이’역이 촌스러워 TV CF 섭외가 들어오지 않을 것 같은데.

“지금껏 그런 생각 안했는데 드라마가 끝날 때 쯤 되니 그런 생각이 들어요. 드라마에 한창 몰입할 때는 예쁘게 보일려고 하지 않았어요. ‘덕이’가 그런 이미지가 아니니까요. 사실 드라마를 할 때 CF 두어개 출연 섭외를 받았는데 이미지가 안맞아서 포기했습니다.”

―‘덕이’로 팬층이 넓어진 것 같습니다.

“촬영장에서 할머니 팬들이 나를 보고 우는 분도 계세요. 그때마다 ‘괜찮아요’라고 말하지만 그 분들한테는 드라마가 진짜로 비치는 것 같아요.”

―영국(김태우)과 결혼하는 것으로 끝나는데 ‘덕이’의 세 남자 중 이상적인 상대는.

“영국이죠. 사내답고 의리도 있고. 무엇보다 이해심도 넓구요. ‘덕이’에 출연하면서 세 남자로부터 구애를 받았는데 드라마에서 이처럼 여러 남자에게 구애를 받은 것은 난생 처음입니다.”

―‘덕이’와 MBC ‘섹션TV 연예통신’의 진행자의 이미지가 반대인데요.

“그래서 한때는 ‘섹션TV…’를 그만두려 했어요. 그렇지만 지금까지 해온 게 아깝기도 해서 좀더 잘 해보려고 합니다. ‘섹션TV …’는 내년 봄 개편때까지 계약이 되어 있어요.”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 등 영화에도 출연했는데 드라마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연기하는 면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영화는 더 섬세하고 제작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정성을 들일 수 있는 여유도 많은 것 같아요. 드라마는 빨리빨리 찍어야 하니까 연기가 잘 안될 때도 있어요.”

―입술이 두터워 줄리아 로버츠를 닮았다는 말이 있던데요.

“줄리아 로버츠는 가장 좋아하는 배우입니다. 입술은 아버지를 닮았어요.”

김현주는 1997년 MBC ‘내가 사는 이유’에서 데뷔한 뒤 드라마 ‘마지막 전쟁’ ‘사랑밖에 난 몰라’와 방송 진행자로 활동해왔다. 그는 “내년 상반기에는 푸∼욱 쉬고 싶다”며 “공백 기간이 다소 길지만 여행 등으로 재충전의 기회를 가지겠다”고 말했다.

▼<덕이>의 결말은…"불행 끝, 행복 시작"

‘덕이’의 결말은 해피 엔딩이다. 귀덕이 결혼하고 순례는 병이 낫는 등 대부분 행복을 찾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순례(고두심)는 병세가 악화됐으나 영국(김태우)이가 구해준 산삼을 먹고 낫는다. 이에 앞서 귀덕(김현주)은 친어머니가 이끄는 곳으로 따라 갔다가 산삼을 구하는 꿈을 꾼다. 한구(박영규)는 식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한 끝에 잘못을 뉘우치고 귀덕을 받아들인다.

귀덕은 영국과 결혼한다. 천일(백윤식)이 주례를 보고 귀덕은 한구의 손을 잡고 신랑 앞으로 다가간다. 특사로 서울에 온 귀덕의 친아버지 상혁(김주승)도 “신부가 보고 싶다”며 딸의 결혼식장에 들어선다. 그 모습을 본 순례는 왜 같이 못사냐며 한숨쉰다.

귀진(강성연)은 폐인이 될 지경까지 이르러 수면제를 먹을 생각을 하지만 귀덕에게 들킨다.

귀덕은 결국 수진이가 귀진의 딸이라는 이야기를 털어놓고, 귀진은 맘을 고쳐 잡는다. 귀진은 정애(이덕희)앞에 무릎꿇고 용서를 빌고 정애는 귀진을 부둥켜 안는다.

<허엽기자>he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