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KOREA ART BOOK /우리문화재의 특별한 감동

  • 입력 2000년 4월 28일 19시 34분


금동 반가사유상, 기마인물형 토기, 청자 상감 운학문 매병, 백자 철화 포도문 항아리, 분청사기 철화 연지어문 장군…. 낯익은 이름들, 그러나 늘 멀리 있어 보이는 이름들. 그 미학과 매력을 알고 싶어 관련 서적(도록)을 찾고 싶지만 대개가 크고 두껍고 무거워 늘 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KOREAN ART BOOK’ 시리즈는 이같은 불편함을 일거에 해소해준다. 이번에 나온 1차분 7권은 ‘금동불’(곽동석 국립공주박물관장 지음) ‘토기·청자Ⅰ,Ⅱ’(최건 해강도자미술관 학예실장 외 지음) ‘백자·분청사기Ⅰ,Ⅱ’(김재열 호암미술관 부관장 지음), ‘민화 Ⅰ,Ⅱ’(윤열수 가천박물관 학예실장 지음).

손에 쏙 들어오는 포켓북으로, 보기에도 좋고 들고 다니기에도 좋다. 특히 젊은층의 감각에 맞도록 소장학자들이 글을 썼다.

책은 작고 아담하지만 거기 담긴 내용의 양과 질은 만만치 않다. 장르별로 풍부한 컬러사진을 실어 격조있는 문화재 감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역사적인 흐름과 관련 정보, 감상 포인트도 빠뜨리지 않았다. 한점 한점의 문화재 사진에 대해선 길지도 짧지도 않게, 적당한 분량의 설명을 담았다. 그 설명이 매력적이다.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아름다움과 감동을 전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국 최고의 불상의 하나로 꼽히는 국보 78호 금동 반가사유상에 대한 설명.

“정면에서 보면 허리는 가늘어 여성적인 느낌이 들지만 측면에서는 상승하는 힘이 넘쳐남을 볼 수 있다…. 허리와 고개를 살짝 숙이고 팔을 길게 늘인 비사실적인 비례를 통해 가장 이상적인 사유의 모습을 창출해 낸 예술적 창의력…. 뺨에 댄 오른 손가락은 깊은 내면의 법열을 전하듯 손가락 하나하나의 움직임이 다르다.”

이같은 설명을 하나 둘 읽고 나면 한국 금동불상의 아름다움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도자기 중 청자 백자만 눈여겨 본 사람들에겐 분청사기를 권한다. 일탈의 자유로움과 현대적 감각의 미학이 돋보이는 분청사기. 분청사기 철화 연지어문 장군을 감상해보자.

“두 줄기 연꽃 사이로 새가 물고기를 낚아 채려는 긴박한 순간. 하지만 하늘을 나는 물고기가 새보다 덩치가 커서 웃음이 절로 난다. 정확한 선묘에 넘쳐나는 생동감. 한 폭의 선화(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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