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東亞미술제]대상 千成明의 조각 '꽃밭에서…'

  • 입력 2000년 4월 23일 20시 00분


“예상치 못한 수상소식에 놀라고 기뻤습니다.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입니다.”

대상을 차지한 천성명씨(29)는 이번 수상을 더욱 치열한 정진의 계기로 삼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가 이번 동아미술제에 출품한 ‘꽃밭에서 울다’는 노란 원판 위에 두 손을 내리고 애처로운 표정으로 서 있는 흑백 인물상이다. 재료는 주로 합성수지와 나무.

천씨에게 있어 색의 대비는 중요한 요소다. 그는 이를 통해 대립되는 삶의 상황을 표현한다.

“디지털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과거형 인물이 부닥친 상황일 수도 있고, 변화하는 자신의 정체성에 혼돈을 느끼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색의 대비를 통해 표현하려는 것은 어떤 특정한 상태의 어려움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부닥치는 여러 가지 어려움입니다. 인간이 처한 고난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려한 것입니다.”

그는 작품을 보며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감정을 표출해 주기를 기대한다.

“관객들이 연극이나 영화를 보면서 울고 웃듯이 제 작품을 보고도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감정을 지닌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천씨는 수원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수원대 대학원 미술학과에 재학 중. 99단원미술제와 98경기미술대전에서 각각 우수상을 받았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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