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畵 '액자 원형'되찾아 주자" 美볼티모어미술관 교체작업

  • 입력 2000년 2월 21일 19시 42분


세계적인 미술관들이 소장품의 액자를 바꾸고 있다.

미국 미술전문지 ‘아트뉴스’ 최근호는 미 볼티모어미술관이 마티스 등 거장들의 회화작품 액자를 올 봄까지 바꿀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의 내셔널 갤러리 등도 대대적으로 액자를 바꾸고 있으며 뉴욕현대미술관 등도 액자에 각별히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볼티모어 미술관은 10여년 전 마티스의 작품 액자를 화려한 형태에서 단순한 형태로 바꿨었다. 이번에는 화려한 액자로 바꿔 ‘액자의 원래 모습’을 되찾아 주려는 것.

액자선정위원회까지 구성한 워싱턴 내셔널갤러리는 1990년대에 200여점의 액자를 교체했으며 최근 렘브란트의 ‘오리엔트 복장을 한 남자’(1635년 작)의 액자 교체비로만 5만4000달러를 들였다. 미국 LA의 폴 게티 센터도 1997년 300점 이상의 액자를 바꿨다.

적절한 액자란 과연 무엇인가. 작품에 대한 기호가 바뀌듯 액자를 보는 눈도 각자의 관점과 시대에 따라 다르다. 또 예술과 마찬가지로 액자에도 ‘정답’이 없어 한 작품에 수천개의 액자를 입혀본 뒤 결정한다.

액자스타일은 주기적으로 유행을 탄다는 분석이 있다. 12세기에서 13세기 사이에 액자가 등장한 뒤 14세기에서 15세기 사이에서 직사각형 액자가 나왔고 18세기와 19세기 사이에는 부호들이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금박을 입힌 화려한 양식이 유행했다. 이 시기에는 또한 산업화로 인해 대량생산된 단순한 형태의 액자도 널리 유포되기 시작했다.

미술관들이 액자를 교체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작품을 새롭게 보이게 하고 미술관분위기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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