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회 민족춤제전…「모성」주제 나흘간 열려

  • 입력 1998년 4월 27일 07시 05분


‘나는 내 영원한 어머니한테 다가가고 싶다/그런데 네가 가로막는구나/나는 따스함과 부드러움과 구원 같은 평온에 파묻히고 싶다/그런데 네 거친 힘과 열정과 욕망이 나를 가로막는구나/나는 너를 극복하고 싶다.’(‘외디푸스의 변명’프로그램)

여성으로서의 어머니를 몸짓언어로 표현하면 어떤 형상이 나올까. ‘모성(母性)’을 주제로 만든 춤판이 나흘동안 펼쳐진다. 민예총 민족춤위원회가 주최하는 제5회 민족춤제전‘여성,모성을 위하여’.

6개의 무용단이 참가, 27∼30일 서울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이틀씩의 무대를 꾸민다.

박은화 현대무용단 자유는 ‘무위’라는 제목의 춤을 마련했다. 모성이 자녀의 본성속에 스며들어 생명력을 부여하는 과정을 표현한다. 이순무용단의 ‘본능, 사람을 먹다’는 여성의 신체속에 감추어진 ‘엄마’를 드러내려는 시도.

박호빈 현대무용단의 ‘녹색 전갈의 비밀’은 모성에 숨겨진 잔인성과 고독을 드러낸다. 수컷을 잡아먹고 마는 암컷 전갈은 자연의 황폐함 앞에 선 생명의 또다른 모습이다.

94년 시작된 민족춤제전은 해마다 하나씩 주제를 정하고 참가단체가 여기에 맞추어 춤을 마련하는 독특한 축제. 근대사 환경 등 사회성 강한 발언으로 매년 육중한 반향을 일으켜왔다. 작년 ‘여성, 우리 세상의 절반’에 이어 2년째 ‘여성’을 주제로 올린 점이 시선을 모은다.

축제를 마련한 민예총은 “내 새끼만을 챙기는 이기주의적 모성이 범람하는 세태속에서 대가를 바라지 않는 따뜻한 사랑을 강조하는 한편 모성을 구실로 여성의 일방적 희생을 강조하는 현실에 경고를 보내는 것”이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민예총 민족춤위원회. 02―362―6208

〈유윤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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