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삽시다]자녀와함께 봉사활동,불황속 마음은 따뜻

  • 입력 1998년 1월 6일 20시 19분


지난 연말부터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에는 지원의 손길이 뜸해졌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마음마저 얼어붙은 것일까. 어려울 때일 수록 조그만 정성, 훈훈한 인정은 더욱 값진 것. 불우한 이웃과 더불어 사는 마음이 필요한 때다. 돈과 시간의 여유가 없어 남을 돕지 못하는 이도 있지만 ‘남을 돕는 기쁨’을 몰라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도 적지 않다.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 망설이는 이도 많다. 서울 안산초등교 6년 오태헌군. 지난 연말 4박5일 동안 충북 음성의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집에 온 뒤 “먹고 일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지만 나 자신을 이기면서 남을 도운 것이 보람차다”고 말했다. 복지문제 전문가들은 “남을 돕다보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 마포구청 사회복지과 김명수씨(38)는 “더불어 사는 지혜도 생기고 자신의 처지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교육자들은 “어릴 때 남을 돕는 과정을 통해 감성지수(EQ)를 높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특히 방학 때는 자녀들과 함께 봉사활동에 나서 자녀들이 남을 이해하는 능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라고 전한다. 주저할 필요는 없다. 전화 수화기만 들면 반은 시작이다. 구청의 사회복지과나 가정복지과, 동사무소의 이웃돕기 담당자와 상담해 자신의 성격과 처지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가르치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이는 고아원이나 장애인단체에서 고교나 대학때 배운 지식으로 아이들에게 무료과외를 시킬 수 있다. 서울 은평천사원의 조규환원장은 “요즘엔 영어 미술 음악 등 학습지도를 하러 오는 이가 적지 않다”면서 “가르치고 싶은 과목을 말하고 고아원측과 시간조절을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집 부근의 소년소녀 가장에게 반찬을 만들어주거나 불우 노인들에게 목욕 이발을 시켜주는 것도 방법. 친구나 이웃과 의논해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함께 방문하면 봉사활동 중에 돕는 사람끼리 우의가 돈독해질 수도 있다. 방문할 단체에 미리 전화로 필요한 것과 피해야 할 것을 물어보는 것이 좋다. 양로원에 귤을 사 가면 노인들이 신맛 때문에 싫어한다. 어린이날 고아원에 학용품이 필요 이상으로 쌓이면 아이들이 낭비하는 습성에 빠질 위험이 있다. 노인들은 방문자에게 약을 사달라고 조르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자신이 아프다는 것을 내세우려고 그렇게 한다. 요즘엔 수시로 사회복지시설을 혼자서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다. 가족과 이웃의 헌 옷이나 중고생의 활용품을 수집해 가져가는 이가 늘어나고 있는 것. 286이나 386 같은 구년묵이 컴퓨터도 고아원에선 큰 힘이 된다. 자신의 생활이 불규칙적이거나 바쁜 사람은 후원금을 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동사무소나 사회복지관을 거쳐 도움 받을 사람이나 단체를 지정해 지원할 수 있다. 다일공동체(02―212―8004)나 음성꽃동네(0446―78―9810) 등은 널리 알려져 오히려 후원 연결이 안될 수도 있으니 꼭 이곳을 돕고 싶다면 직접 전화를 거는 것이 좋다. 〈이성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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