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그레이스백화점 3층 여성의류매장. 예상밖으로 20,30대 여자손님들로 붐볐다. 그러나 매장직원들은 『바겐세일 기간인데도 고객이 평소보다 30∼40% 가량 줄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비밀카메라를 설치해 물의를 빚었던 문제의 화장실은 여전히 사용중이었으나 인적이 뜸했다. 여직원 김모양(21)은 『손님들은 물론 여직원들도 급하지 않은 한 다른 층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오전에 사장님이 사내방송을 통해 「휴게실을 늘리는 등 여직원의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귀띔했다.
같은 시각 서울 강남의 한 대형백화점. 발을 옮길 때마다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그러나 「감시공포증」은 마찬가지. 백화점 인근 지하철 화장실은 줄을 섰으나 매장 안 화장실은 썰렁했다.
손님 최모씨(32·여·서울 서대문구 연희동)는 『평소 자주 이용하던 그레이스를 피해 일부러 여기까지 왔지만 기분이 찜찜해 자꾸 두리번거리게 된다』면서 『아까 돈찾으러 은행에 갔을 때도 나도 모르게 CCTV 카메라를 몇번인가 올려다봤다』고 털어놓았다.
백화점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이 백화점에서는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고 한다.
여직원들이 『지하1층 여직원화장실 벽에 작은 렌즈같은 것이 있는데 그게 감시카메라가 아니냐』고 따졌다는 것. 화장실 칸에 사람이 들어올 때만 전등이 켜지도록 설치한 절전자동센서라는 것을 납득시키느라 진땀을 뺐다고 한다.
〈이철용·신치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