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 거래시간 연장 논란

  • 입력 2001년 1월 8일 18시 22분


증권거래소가 주식거래시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증권가에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

거래소는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4·4분기부터 거래시간을 확대해 장기적으로 24시간 거래체제를 지향하겠다고 발표했다. 증권거래소 주식시장부 채남기 과장은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 중이며 첫단계로 정규거래시간을 1시간 연장하거나 야간에 장외거래를 할 수 있는 이브닝 마켓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은 거래시간을 연장할 경우 늘어나는 비용에 비해 실익이 적다는 반론을 펴고 있다.

투자자 보호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한 투자자문사 사장은 “현재 수준의 투자수요를 수용하는데 6시간은 결코 부족하지 않다”며 “데이트레이딩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거래시간이 연장되면 개인투자자들의 불필요한 거래를 유발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고 지적했다.

증권사를 위해 거래시간을 늘리려는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규 거래시간을 1시간 연장할 경우 개별 증권사 거래 수수료 수입은 연간 1000억∼15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정부의 선물거래소 부산 이관에 반발해온 증권거래소가 주도권을 쥐기 위해 설익은 거래시간 연장안을 서둘러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노조의 반발도 넘어야할 산. 증권산업노동조합 어경만 수석부위원장은 “점심시간 거래로 영업 직원들이 살인적인 노동 강도에서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거래시간을 또 연장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증권연구원 노희진 박사는 “장 마감 이후 새로운 정보 유입으로 발생하는 거래수요를 수용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지만 부작용이 적은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의 벤치마킹과 의견수렴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시 거래시간 연장 찬반양론▼

찬성반대
늘어나는 거래수요 수용
글로벌 거래시스템 확보
데이트레이딩으로 불필요한 거래 증가
영업직원 살인적 노동강도 외면
증권사 수수료 수입만 증대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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