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사랑스런 나의 딸에게…」.
경기 안양시 만안구청 공무원 1백여명은 지난달말 자녀들에게 보내는 긴 편지를 썼다.
십대의 탈선이 사회문제화된 것을 계기로 중고등학생 자녀들에게 「사랑의 편지」를 써 자칫 단절되기 쉬운 부모와 자식간의 대화에 물꼬를 터보자는 뜻에서였다.
전화 만능시대가 되면서 대부분 편지를 써본 지도 오래 됐거니와 가족에게 편지를 쓴다는 것이 다소 쑥스럽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한자 한자 정성을 담아 편지를 쓰다보니 마음속 깊이 묻어뒀던 정이 샘솟는 듯했다.
14년만에 처음으로 딸에게 편지를 쓴 柳國鉉(유국현·44)환경지도계장은 『막상 펜을 들으니 평소 하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할 수 있었다』며 『딸을 더욱 깊이있게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편지를 쓴 대부분의 부모들은 이달 들어 아들과 딸들이 보낸 답장을 되풀이해 읽으며 어린줄만 알았던 자녀들의 의젓하고 기특한 모습에 기뻐했다.
만안구청은 「사랑의 편지쓰기」 운동이 예상외로 큰호응을받자이를시민들에게도권할계획이다.
이용섭(45)총무과장은 『밝은 사회는 화목한 가정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했다.
〈안양〓이헌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