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림

손효림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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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림 기자입니다.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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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31~202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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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손효림]성공한 이의 지나친 자기 확신, 毒이다

    세계적인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75·영국)의 대표작 ‘오페라의 유령’이 25일 부산 남구 드림씨어터에서 개막한 후 서울로 올라와 7월 14일부터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조승우(43)가 처음으로 팬텀(유령) 역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웨버가 ‘오페라의 유령’ 후속작으로 만든 ‘러브 네버 다이즈(Love never dies)’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러브 네버 다이즈’는 2010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화려하게 공개됐지만 억지스러운 이야기와 기대에 못 미치는 음악으로 악평이 쏟아졌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천재적인 음악 실력을 지녔지만 흉측한 얼굴 탓에 프랑스 파리 오페라극장에 숨어 살던 팬텀은 사랑하는 여주인공 크리스틴을 통해 살인에 대한 죄의식을 깨닫고 사라진다. ‘러브 네버 다이즈’에서 팬텀은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코니아일랜드에 놀이동산을 만들어 큰 부(富)를 거머쥐고, 돈에 쪼들리는 크리스틴 가족을 불러들인다. 전편에서 크리스틴과 사랑을 이룬 라울은 술과 도박에 빠진 찌질한 남편이 됐다. 게다가 크리스틴 아들의 생부가 실은 팬텀이란다! 이 대목에서 경악했다. 귀에 꽂히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곡이 가득한 ‘오페라의 유령’에 비해 ‘러브 네버 다이즈’는 동명의 넘버 외에는 딱히 인상적인 곡을 찾기 어렵다. 침몰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영화 ‘러브 레터’(1995년)를 연출한 일본 이와이 슌지(岩井俊二·60) 감독이 “‘러브 레터2’라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말한 ‘라스트 레터’(2021년)를 보는 동안 기자의 얼굴은 점점 굳어졌다. 두 아이의 엄마인 사서 유리는 고교 시절 첫사랑인 소설가 교시로를 우연히 만나 편지를 주고받는다. 교시로의 첫사랑은 유리의 언니 미사키로, 한 달 전 스스로 생을 끝냈다. ‘라스트 레터’는 세상을 떠난 첫사랑을 가슴 아프게 그리워하는 주인공에, 편지가 오가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등 ‘러브 레터’의 큰 틀을 그대로 따랐지만 ‘러브 레터’가 선사한 감동을 산산조각 냈다. 첫사랑에 대한 아련함도, 가슴 떨리는 음악도 없었다. 고등학교 때 학생회장을 맡아 전교생 앞에서 당차게 발표하던 미사키가 대학에 진학해 가짜 대학생과 사랑에 빠져 딸을 낳은 후 자신을 떠난 그를 기다리다 삶 자체를 놓아버리는 설정은 공감하기 어려웠다. 미사키와의 사랑을 모티브로 소설 한 권을 낸 뒤 그녀만을 생각하며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하고 홀로 사는 교시로도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라스트 레터’가 국내 관객 1만 명을 겨우 넘기며 소리 없이 퇴장한 걸 보면 실망한 건 기자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창작품이 성공할 확률은 낮다. 속편을 잘 만들기는 더욱 힘들다. 이를 감안해도 두 거장이 명작의 후속으로 만든 작품이 범작도 못 된 이유는 뭘까. 기자는 이들의 지나친 자기 확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웨버는 스스로를 팬텀과 동일시해, 크리스틴과 팬텀의 사랑을 어떻게 해서든 이뤄주려다 보니 무리수를 두게 됐다. 이와이 역시 첫사랑을 풀어내는 자신의 감각을 과신한 것 같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경영권 싸움을 보며 두 작품이 떠오른 건 성공한 이들이 종종 범하는 패착 때문이다. 이수만 에스엠 전 총괄 프로듀서(71)는 K팝을 세계에 알린 개척자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성공의 결과물만큼 자신의 생각과 판단이 옳다는 믿음 역시 강할 것이다. 에스엠 경영권 분쟁의 원인을 이 전 총괄 개인의 문제로만 단순화할 수는 없다. 다만, 그의 과도한 확신과 밀어붙이기가 에스엠 내부 갈등의 씨앗이 됐음은 분명해 보인다. 성공할수록 끊임없이 돌아봐야 한다. 의심 없는 질주는 치명적인 독(毒)이 될 수 있다. 손효림 문화부장 aryssong@donga.com}

    • 202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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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손효림]고통에 대한 공감 이끌어내는 작가들

    ‘슬픈 눈의 소녀는 10세 또는 12세가량임에 분명하다. … 가슴 아래가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에 깔려 움직일 수가 없다. … (휴대전화 카메라를 든) 남자가 “목마르니?”라고 묻는다. 소녀는 답한다. “추워요. 남동생도 여기 있어요.” … 고요하게 눈만 내릴 뿐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남자가 “도우러 다시 올게”라고 하자 소녀는 “가지 마세요!”라고 외친다. 소녀의 목소리는 속삭이는 것처럼 점점 희미해진다.’ 2006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튀르키예 소설가 오르한 파무크(71)가 뉴욕타임스(NYT)에 ‘무너진 콘크리트에 깔린 소녀. 무얼 해야 할지 모르는 남자’라는 제목으로 11일(현지 시간) 기고한 글이다. 강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후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을 본 파무크가 이를 묘사한 내용은 첫 줄부터 읽기가 힘들었다. 소설의 한 장면 같지만 엄연한 현실이기에. 그는 소녀가 구출되는 영상이 올라오길 기다렸지만 끝내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폐허 속에서 막막해하는 사람들의 상황을 알리고 무능한 정부를 질타하기에 앞서 파무크는 생생한 묘사를 통해 그가 느낀 아픔을 전한다. 그러기에 이어지는 그의 비판과 요청이 더 호소력 있게 다가온다. 파무크는 1999년 1만7000여 명의 사망자를 낸 튀르키예 이즈미트 지진을 겪은 경험을 에세이 ‘다른 색들’(2016년)에 자세히 썼다. 당시 주저앉은 주택의 창문에 달린 망사 커튼이 미풍이 불 때마다 흩날려 집 안이 드러나는 광경을 보며 ‘인간의 삶이 얼마나 부서지기 쉬우며 사악함에 열려 있는지를 느끼게 해주었다’고 말한다. 그렇다. 인간은, 그리고 세상은 얼마나 미약한가. 참혹한 현실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인가. 한강 작가(53)가 떠올랐다. 그는 5·18민주화운동을 그린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2014년), 제주4·3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2021년)를 통해 역사가 개개인에게 가한 폭력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꿈인지 현실인지 구별되지 않는 아스라한 분위기에서 제주4·3사건 당시 참상을 해독하기 어려운 제주어로 쓴 ‘작별하지 않는다’에 비해 ‘소년이 온다’에서는 구타당하고 고문 받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폭력적인 장면을 쓰는 데 애를 많이 먹는다는 그는 한 강연에서 말했다. “저는 불판 위에서 구워지는 고기를 보는 일도 힘겨울 때가 있어요.” 신형철 문학평론가가 산문집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2018년)에서 밝힌 내용이다. 한 작가가 느끼는 고통의 크기는 도무지 가늠되지 않았다. 세상의 온갖 고통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여 글로 토해내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폭력으로 상징되는 육식을 거부하다가 끝내 나무가 되길 꿈꾸는 여성을 그린 ‘채식주의자’(2007년)를 쓸 수 있었던 것도 한 작가가 그만큼 고통에 민감하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분명한 건, 고통을 감지하는 데 특히 예민한 촉수를 지니고 이를 전하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다른 사람의 아픔에 보다 깊이 공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순식간에 생명들이 스러지고, 울부짖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힘겨워하는 사람들을 보듬고 상처를 아물게 하는 건 남은 자들의 몫이다.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먼저 필요한 건 고통에 공감하는 게 아닐까. 다행스러운 건 그것이 가능하게 자장처럼 우리를 당기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글 그리고 문학, 나아가 예술이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믿는다. 치유는 그렇게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손효림 문화부장 aryssong@donga.com}

    • 20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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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의 300년 그림에 담기다’, 16일까지 서울 인사아트프라자서 열려

    파블로 피카소, 호안 미로, 마르크 샤갈 등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 ‘유럽의 300년 그림에 담기다’ 가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프라자에서 1월 4일부터 16일까지 열린다.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의 ‘비오는 날의 빗물’을 비롯해 피카소, 샤갈, 미로의 석판화를 만날 수 있다. 알브레히트 뒤러의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과 콘스탄틴 스토이츠너, 오스카 코코슈카, 오스카 라스케의 작품도 소개한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모두 300점이다. 이들 작품은 김진수 전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40여 년간 수집했다. 김 전 교수는 “인상주의, 자연주의, 사실주의 작품이 많고 풍경화, 정물화, 인물화 등을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다”며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고전적 회화 작품을 통해 유럽의 300년을 깊이 있게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각 작품의 액자도 당시 제작한 그대로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다문화 가정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전 교수는 “작품 판매 수익금 전액은 한국에 가정을 꾸렸지만 남편의 폭행 등에 시달리다 베트남으로 돌아간 여성들의 자녀가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02-722-9969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3-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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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준 ‘대한민국 한류문화 대상’ 뮤지컬 배우 부문 최우수상

    배우 박상준이 ‘2022 대한민국 한류문화 대상’에서 뮤지컬 배우 부문 최우수상을 14일 수상했다. 한류 확산에 기여한 예술인에게 수여하는 대한민국 한류문화대상은 한류닷컴이 주관하고 한국관광공사, 서울시관광협회, 한국가수협회가 후원한다. 2016년 시작됐다. 박상준은 2020년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마리우스 역으로 데뷔했다. 이어 ‘테너를 빌려줘’에서 맥스 역을 맡았고 ‘태양의 노래’(다이너마이트 역), ‘아가사’(에릭헤리츠 역), ‘베어 더 뮤지컬’(맷 역), ‘콰르텟’(요하네스 브람스 역)에 출연했다. 박상준은 “연기로 선한 영향력을 주는 좋은 배우가 되겠다”고 밝혔다. 박상준은 내년 1월 9일부터 4월 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TOM에서 열리는 창작 뮤지컬 ‘로빈’에 로봇인 레온 역으로 출연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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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브릿지 포럼 2022’ 개최…민간과 정부 협력 플랫폼 고찰

    ‘e브릿지 포럼 2022’가 ‘글로벌플랫폼의 세계: 민간과 정부의 협력 플랫폼’을 주제로 11월 3일 오후 1시 10분 대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대강당에서 열린다. 포럼은 한국정보처리학회 한국경영정보학회 한국행정학회가 공동 주최한다. 공동대회장이자 e브릿지 편집위원장인 안문석 고려대 명예교수의 개회사로 막을 연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축사를 한다.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새로운 혁신 디지털플랫폼정부 추진 방향’에 대해 기조연설1을 한다. 고 위원장은 부처 간 칸막이, 데이터 개방 부족, 경험에 의존한 주먹구구식 정책 결정,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서비스 등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윤석열 정부는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디지털 플랫폼 위에서 국민, 기업, 정부가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지털플랫폼정부를 통해 정부와 민간이 협업하면 한국 디지털정부가 한 단계 더 도약해 세계를 선도하는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기대한다. 이어 미국행정학회장을 지낸 마크 홀저 서포크대 교수가 ‘The Vision and Challenge of Digital Platform Government‘를 주제로 기조연설2를 한다. 허성욱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이 ‘디지털플랫폼 정부와 국내 ICT 산업의 역할’에 대해 기조연설3을, 김재수 KISTI 원장이 ’과학기술분야 데이터 플랫폼’에 관해 기조연설4를 각각 한다. 이영상 한국중소벤처디지털혁신협회(KASDI) 회장이 ‘데이터 패브릭, 디지털 플랫폼의 미래’로 기조연설5를 한다. 이후 메타버스의 미래에 대해 유철균 대구경북연구원장이 발제한다. 유병준 서울대 교수는 ‘기업육성 플랫폼으로서의 디지털 정부’, 주영섭 서울대 교수는 ‘스마트 제조’, 최석재 한국IBM 상무는 ‘정부 디지털플랫폼 구축-데이터 패브릭 활용방안’에 대해 각각 발제한다. 박효진 세종텔레콤 부사장은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사업을 통해 본 STO 방향 고찰’, 장상현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본부장은 ‘교육-인재양성 플랫폼’, 데이비드 전 DMLab 최고경영자(CEO)는 ‘AI 쇼셜 플랫폼’, 김동필 엘솔루 부사장은 ‘Cloud-based AI Platform‘에 대해 각각 발제한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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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강대학교 가톨릭 전례꽃꽂이 졸업작품전시회

    서강대 게임&평생교육원과 서강대 전례꽃꽂이 동문회는 서울 마포구 서강대 곤자가 컨벤션에서 25, 26일 ‘2022 서강대학교 가톨릭 전례꽃꽂이 졸업작품전시회’를 개최한다. 일반과정, 지도자과정, 최고지도자과정을 각각 수료한 서강대 평생교육원 전례꽃꽂이 동문 48명이 작품을 출품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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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손효림]출발선 떠났다면 일단 나아가라

    “후회는 없어요. 제 운명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전화기 너머로 밝은 목소리가 명랑하게 들려왔다. ‘신이 숨겨 놓은 직장’이라 불리는 알짜 공기업을 지난해 그만둔 최유안 소설가(38)였다. 201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그는 올해 1월 출간한 첫 장편소설 ‘백 오피스’를 쓰기 위해 사표를 냈다고 했다. 결단력이 놀라웠지만 마냥 축하를 건넬 수는 없었다. 그 역시 오랜 시간 고민했다고 한다. “큰 프로젝트가 이어져 소설을 쓸 시간이 없었어요. 글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 짓눌리다 내 갈 길을 가자고 결심했죠.” 그가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했던 말이 떠올랐다. 평소 딸을 묵묵히 지켜보던 어머니는 업무에 지친 몸으로 꾸역꾸역 글을 쓰는 딸에게 처음으로 물었다. “소설이 너에게 뭐니?” 그는 말했다. “난 소설가로 죽고 싶어.” 그 순간 거짓말처럼 당선 전화가 왔고 그는 참았던 울음을 토해냈다. 눈을 감는 순간 자신의 정체성이 소설가이길 원하는 게 어떤 마음인지 쉽사리 짐작되지는 않았다. 다만 그 정도로 간절하기에 이런 결정을 내렸으리라 생각해 볼 뿐이다. ‘백 오피스’는 단숨에 읽혔다. 호텔리어 강혜원, 행사 기획사 직원 임강이, 대기업 대리 홍지영이 호텔에서 개최하는 대형 행사를 둘러싸고 분투하는 이야기다. 세 여성이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 동료와 벌이는 복잡하고도 팽팽한 신경전, 가차 없는 조직의 논리가 사실적이면서도 속도감 있게 그려졌다. 현실적이고 밀도 높은 ‘오피스 소설’이 탄생했다는 반가움과 함께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들었다. 새로운 무언가를 하는 이들이 많은 때다. 지난달 열린 청강문화산업대 졸업식에서 용접노동자 천현우 씨(32)가 한 축사가 화제가 됐다. 그는 “살다 살다 졸업 축사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자신의 삶을 솔직하게 풀어 놓았다. 한때 용접하는 자신이 패배자 같아 부끄러웠고, 잘못한 것 없이 열심히 일하는데도 사람들의 시선에 위축되는 게 억울했다고. 고민 끝에 그가 도달한 결론은 이랬다. “나는 용접을 좋아한다는 것과, 내가 좋아서 하는 일에 타인의 평가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는 당부했다. “쇠와 매연, 공장과 작업복의 회색지대가 저의 세계였듯, 여러분 역시 자신의 세계가 있을 거예요. 자신의 세계를 부끄러워하지 않길 바랍니다. 선명하게 그 세계를 완성해 나가길 바랍니다.” 이어 “까고 말해서 덕질하자는 거죠”라고 유쾌하게 덧붙였다. 자신의 결정으로 새로운 시작을 한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출발선을 떠났다면 일단 나아가라고. 혹여 지친다면 에너지를 뿜어내던 순간의 자신 혹은 그런 이들을 떠올려 보라고. 기자는 힘을 얻고 싶을 때면 수상자들의 당선 소감을 종종 읽곤 한다. 감사한 사람들의 이름을 끝없이 나열하는 소감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이야기 말이다. 특히 연극상, 신춘문예를 포함한 문학상 수상자들의 소감이 그렇다. “아파도 슬퍼도 글을 썼던 순간의 감각이 지금도 제 몸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억하며 열심히 밥을 먹듯 시를 쓰겠습니다. 지쳐 쓰러지더라도 종이 위에 끈질기게 머무르겠습니다.” 2018년 본보 신춘문예에 시로 당선된 변선우 씨(29)의 소감이다. 계속 시를 부여잡고 있을 그에게 감사하며, 고되고 벅차도 자신이 택한 길을 가는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그 간절함, 그 열정이 조금이라도 전달되기를 바라며.손효림 문화부장 aryssong@donga.com}

    • 202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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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손효림]질주하는 당신, 무엇을 향하는가

    굽은 등, 절름거리는 다리, 뒤틀린 손을 지닌 사내. 조카들을 죽이고 정적을 숙청하며 왕좌에 올랐다. 왕권 유지에 조금이라도 걸림이 되는 존재는 가차 없이 제거한다. 현재 공연 중인 연극 ‘리차드 3세’에서 배우 황정민이 연기하는 실존 인물 리차드 3세다. 욕망을 채우기 위해 그는 폭풍처럼 내달린다. 4년 만에 같은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 황정민은 피를 뿌리며 권력을 거머쥐는 리차드를 호소력 짙게 풀어낸다. 전장에서 큰 공을 세웠지만 불구라는 이유로 왕좌의 언저리조차 다가갈 수 없는 현실에 냉소를 던진 후 치밀한 계획으로 직접 왕좌에 오르는 리차드에게 빠져들게 만든다. 서재형 연출가는 “누구나 자신만의 왕관을 꿈꾼다. 리차드를 통해 왕관을 위해 맹목적으로 달렸던 우리의 모습을, 또 멈출 수 없이 내달리게 내모는 우리 사회를 반추해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악다구니를 하며 쉼 없이 달리는 이들이 넘쳐나는 계절이다. 그래서일까. 더 갖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에게 잠깐 멈춰서 보라고 말하는 작품들에 눈길이 간다.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 자리한 편의점을 배경으로 소시민의 삶을 정겨우면서도 웃음이 쿡쿡 나게 그린 김호연 작가의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에서는 지친 이들이 나온다. 보험, 자동차, 의료기기 영업사원으로 입에서 단내가 나게 일했지만 하루 누릴 수 있는 호사는 소주에 컵라면, 삼각김밥까지 딱 5000원뿐인 40대 가장 ‘경만’이 그렇다. 아들의 악기와 레슨비 마련을 위해 뇌물을 받다 경찰에서 해직된 후 흥신소를 차려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오가는 ‘곽’도 마찬가지다.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편의점 직원 ‘독고’는 노숙자로 살다 알코올성 치매로 자기 이름마저 잊어버리게 된 인물로, 이들에게 투박하면서도 독특한 방법으로 위로를 건넨다. 독고가 노숙자가 된 구체적인 이유는 스포일러라 밝히진 못하지만 오직 성공만을 추구했기 때문이었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는 프랑스 노르망디 전원 지역에 작업실을 마련한 뒤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많은 손님이 찾아오고 여러 행사에 참여하던 분주한 일상이 자연스레 멈췄다. 호크니는 미술비평가 마틴 게이퍼드와 함께 쓴 ‘봄은 언제나 찾아온다’에서 노을 지는 하늘, 떨어지는 빗방울, 계절마다 달라지는 나무를 살펴보는 기쁨에 대해 밝혔다. “나무껍질에 비치는 빛의 잔물결을 볼 수 있는데 대단히 아름답습니다. 해가 서서히 지면서 나무 몸통에 햇살이 닿아 생겨난 것이죠. … 사과나무에는 아직 꽃이 피지 않았습니다. 아직 싹이 나지 않았지만 봉오리가 곧 움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모두 놀랍기만 합니다.” 호크니는 자연에서 느낀 경이로움을 화폭에 담고 있다. 2019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데이비드 호크니전’에서 나무가 가득한 야외 풍경을 그린 대작 ‘와터 근처의 더 큰 나무들 또는 새로운 포스트-사진 시대를 위한 야외에서 그린 회화’(2007년)가 떠올랐다. 가로 12.2m, 세로 4.6m의 이 작품을 보자마자 탄성이 절로 나왔던 기억이 난다. 노르망디에서 눈을 반짝이며 자연 속 풍경 하나하나를 바라보는 그의 얼굴을 떠올려봤다. ‘봉쇄된 천국’이라 부른 그곳에서 거장이 빚어낸 작품은 우리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리차드 3세’에서 반기를 든 이들에 의해 최후를 맞는 리차드의 마지막 외침은 처연하다. “나는 진군한다. 아니, 나는 진군해야만 한다.” 끝을 모른 채, 혹은 알면서도 나아가려고만 하는 이들의 마음을 은유하는 듯하다. 발버둥치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 같은 이 말은 그래서 더 묵직한 질문처럼 다가온다. 손효림 문화부장 aryssong@donga.com}

    • 202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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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석우 “3차접종 후 시력 나빠져 글 못읽어”…6년진행 라디오 하차

    배우 강석우(65)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을 겪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고 27일 밝혔다. 강석우는 이날 방송된 CBS 음악FM ‘강석우의 아름다운 당신에게’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한 후 한쪽 눈의 시력이 점점 나빠졌고 모니터의 글을 읽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강석우는 “이 방송을 그만두지만 제 목소리나 얼굴은 다른 매체를 통해 보실 수 있을 것이다. 6년이 넘는 시간동안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더 좋은 사람으로 살겠다”라고 말했다. 강석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SNS)에 마지막 방송 현장을 찍은 영상을 올렸다. “마지막 방송 마지막 멘트 마지막 곡 그리고 꼭 전하고 싶은 말 ‘애청자 여러분 고맙습니다’”라는 글도 함께 썼다. 영상에서 방송을 끝낸 강석우는 “3, 4개월 정도 무념무상으로 쉬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석우의 SNS를 비롯해 라디오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아쉬움과 함께 그의 건강을 기원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강석우의 아름다운 당신에게’ 청취자 게시판에는 ‘꼭 다시 돌아오시리라 믿고 기다릴게요.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마세요’, ‘방송 내내 흐르는 눈물은 나만이 아닐 거라 봅니다. 쾌유하시길 바랍니다’, ‘우리나라에는 세계 최고의 의료진이 있어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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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 이어가는 건 생명을 품는 것[오늘과 내일/손효림]

    “아버지가 주목한 건 영웅이 아니었습니다. 식민 지배, 6·25전쟁, 정치적 소용돌이에도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하고 행상에 나선 이들이었지요. 역사의 고비마다 상처를 입었지만 묵묵히 일상을 살아간 이들이 생명을 품고 이어지게 한 존재였으니까요.” 화가 박수근(1914∼1965)의 장남 박성남 화백(75)은 아버지의 작품 세계는 ‘상처의 미학’으로 볼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3월 1일까지 열리는 특별전 ‘박수근: 봄을 기다리는 나목’에 대해 최근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박수근 화백의 작품은 자주 봤지만 팬데믹으로 사람의 온기가 그리운 시기에 열린 이번 전시는 더 반가웠다. 절구질하는 아낙, 아기 업은 소녀, 빨래하는 여인들…. 척박한 현실을 견디는 이들을 바라보는 화가의 시선은 맑고 따뜻하다. 물감을 여러 번 덧칠해 화강암 표면처럼 울퉁불퉁한 특유의 질감을 지닌 작품들. 박성남 화백은 “그림 표면은 오돌토돌 튀어나왔지만 아버지가 그린 이들은 오목하게 팬 듯한 존재”라고 했다. 아래로 움푹 들어간 곳이어야 흙이 담기고 물이 고이며 빛이 스며들어 비로소 생명이 움틀 수 있다는 것. 그래서일까. 박수근 화백의 작품은 전염병으로 어지러운 세상에서 말없이 자기 몫을 다하는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로 다가온다. ‘오징어게임’의 황동혁 감독(51)도 일상 속 풍경을 눈여겨봤다. 어릴 적 골목에서 놀다 보면 “밥 먹으러 와라”고 하던 엄마의 말은 ‘오징어게임’에서 상우(박해수)가 숨을 거두기 전, 기훈(이정재)에게 남긴 말에 애잔하게 녹였다. “어릴 때, 형이랑 이러고 놀다 보면 꼭 엄마가 밥 먹으라고 불렀는데…. 이제는 아무도 안 부르네.” 시골집에 도착하자마자 산으로 들로 달려 나갈 때면 당부하던 할머니의 말도 영화 ‘남한산성’의 마지막에 활용했다. 고아가 된 소녀 나루를 키우는 대장장이 날쇠(고수)가 놀러 나가는 나루에게 “너무 멀리 가지 마라”고 한 것. 나루가 ‘초경을 흘리는’ 것으로 원작 소설 ‘남한산성’을 마무리했던 김훈 작가(74)는 이 대사를 듣고 무릎을 쳤다. 김 작가는 생명성을 소설 마지막에 어떻게 표현할지 오래 고민했다고 한다. 김 작가는 “툭 던지는 것 같지만 애정이 담긴 이 말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 후에도 삶은 도도하게 흐르고 있음을 은근하게 보여 준다”고 감탄했다. 지난해 교보문고가 발표한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 1위에 오른 윤성희 작가(49)의 단편소설집 ‘날마다 만우절’에는 각각의 방법으로 ‘가슴속 구멍’을 발랄하게 메우는 평범한 이들이 나온다. 욕설이 늘어나고 점점 지질해지는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할머니는 밤에 킥보드를 타기 시작한다. 오빠들 이름을 따라 돌림자를 붙여 ‘병자’라는 이름을 가진 데다 아픈 어머니를 홀로 돌봤던 여성은 50대에 퇴직하자마자 이름을 ‘지원’으로 바꾸고 공원 분수대에서 옷이 흠뻑 젖도록 논다. 이들이 상처를 치유하는 방식은 때로 엉뚱하지만 유쾌하다. 박성남 화백은 아버지를 생각하면 늘 하얀 셔츠를 입은 모습이 떠오른다고 했다. “아버지는 말씀이 거의 없으셨어요. 하지만 작품을 통해, 또 가장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방식으로 큰 사랑을 주셨습니다. 비싼 작품이 아니라 사랑을 남겨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박수근 화백이 사랑을 보낸 대상은 가족뿐 아니라 삶을 견디는 필부필부(匹夫匹婦) 모두가 아닐까. 황 감독과 윤 작가가 바라본 이들 역시도. 평범한 우리를 보듬어 주는 예술이 있어 다행이다. 손효림 문화부장 aryssong@donga.com}

    • 202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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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정글에서 워터파크로 신나는 꿈나라 여행

    아기 돼지 다섯 마리가 잠자리에 든다. 좋아하는 양, 원숭이, 수달 인형을 각각 손에 들고. 어떤 꿈을 꾸면 좋을까? 악어, 코끼리, 나무늘보가 있는 정글을 탐험한다. 달빛 아래 백마를 타고 높다란 성을 향해 달려간다. 하늘에 초록빛 오로라가 일렁이는 가운데 빙하 위에서 수달과 그림책을 보고 낚시도 한다. 물줄기를 시원하게 내뿜는 고래 위에 서면 환호가 절로 나온다. 워터파크에서 노는 건 늘 신난다. 꿈에서 어떤 모험을 할지 설레며 잠자리로 향하는 마음을 아늑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그림을 통해 표현했다. 흐뭇하게 미소 짓고 웃으며 때론 놀라는 토실토실한 아기 돼지들의 표정 변화가 귀엽다. 꿈나라에는 양, 원숭이, 수달 인형도 같이 간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애착 인형과 함께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꿈에서 깨어나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 문을 열자 도넛, 딸기 케이크에 갖가지 빵이 쏟아진다. 아, 아직 꿈속이다. 진짜 좋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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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산기부는 ‘자산’ 아닌 후원자의 ‘삶’을 기부하는 일”

    최근 밀알복지재단에는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유산 기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주로 유산 기부자인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남겨진 자녀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여부다. 재단의 유산기부센터는 중증장애로 평생 돌봄이 필요한 장애인 자녀를 둔 유산 기부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자녀의 장애유형 등을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장애인 신탁, 후견 등 재산 관리와 돌봄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십 년간 장애인 복지 사업을 전개하며 장애아동부터 노인까지 아우르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사업을 완성한 밀알복지재단은 재단이 가진 전문성을 바탕으로 장애 자녀가 있는 유산 기부자들에게 해법을 제시한다. 유산기부센터는 상조 전문업체와 함께 1인 가구와 무연고 유산 기부자를 위한 장례 서비스도 시작했다. 초고령 사회 진입과 1인 가구 확산으로 고독사가 증가하면서 기부 후 자신의 장례를 걱정하는 기부자들을 위해서다. 또 노년에 안전한 신상보호와 재산관리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임의 후견신탁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유산 기부자들을 위한 1 대 1 맞춤형 서비스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기부자 예우 서비스뿐 아니라 전담인력을 배치해 회계와 법률, 세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스톱 맞춤형 종합 솔루션’도 제공한다. 유산 기부는 소액도 가능하며 유산의 일부만 기부해도 된다. 현금뿐만 아니라 예금, 부동산, 전세금, 보험금도 기부할 수 있다. 기부 시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들이 기부할 유산의 법률적 검토부터 유언장 작성, 공증, 사후 유언 집행까지 돕는다. 기부금은 밀알복지재단에서 진행 중인 복지사업에 사용되며 기부자가 원하는 특정 지원 대상이나 희망 분야에 대한 새로운 나눔 사업 추진도 가능하다. 김호경 유산기부센터 팀장은 “수많은 후원자와의 상담을 통해 유산기부란 후원자의 ‘자산’이 아닌 ‘당신 자신’을 주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평생 일궈온 소중한 자산과 후원자의 삶, 철학이 잘 어우러져 후대에도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산기부센터를 운영 중인 밀알복지재단도 유산 기부로 설립된 단체로 ‘밀알학교’, 장애청년들을 위한 일터 ‘굿윌스토어’ 등을 운영하고 있다. 재단은 지금도 삶의 발자취를 더 의미 있게 남기고 싶은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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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귀포 치유의 숲’ 등 4곳 한국관광의 별 본상

    제주 서귀포 치유의 숲, 경기 수원화성 야간관광, 전남 신안 퍼플섬, 강원 춘천시 킹카누 나루터가 21일 열린 ‘2021 한국관광의 별’ 시상식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한국관광의 별’은 국내 관광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한국 관광 발전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 수여하는 상이다. 서귀포 치유의 숲에는 야외 치유 공간, 힐링 센터가 있고 휴양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수원화성은 미디어아트, 성곽길에 조성된 빛의 산책로를 통해 많은 이들이 야간 관광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신안 퍼플섬은 섬에서 자생하는 보라색 도라지 군락지와 꿀풀을 활용해 ‘사계절 보라색 꽃이 피는 섬’을 콘셉트로 내세워 이색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기존 다리와 건물도 보라색으로 칠했다. 춘천 의암호에 있는 킹카누 나루터는 장애인, 고령자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수 제작한 카누를 비치해 휠체어를 타는 이도 카누를 즐길 수 있다. 특별상은 스포츠와 게임을 결합해 레이싱 체험을 할 수 있는 테마파크인 제주 9.81파크가 받았다. 특별상 중 공로상은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 충남 서산시 오지 어촌계가 각각 수상했다. 황 감독은 오징어게임을 통해 한국의 놀이 문화를 널리 알리고 관련된 체험 관광이 활성화되는 데 기여했다. 서산시 오지 어촌계는 한국관광 홍보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 시즌2의 머드맥스 편에 출연해 갯벌에서 바지락을 캐는 현장을 역동감 있게 보여줬다. 특별상 중 지속가능상은 경남 하동군의 하동주민공정여행 놀루와 협동조합이 수상했다. 놀루와는 지리산, 섬진강, 차 문화를 활용해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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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족한 과거 밝히는 용기, 타인 위한 것일 때 더 빛나 [광화문에서/손효림]

    ‘책을 많이 읽는 듯하나 이해력이 떨어지고, 외모에 무지 신경을 씀.’ 고등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성적표에 써 준 글이다. 공부를 못했고 초중고교 시절을 통틀어 글짓기상은 단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오락부장을 도맡아 소풍, 수학여행을 가면 먼저 나가 노래하고 춤췄다. 소원을 들어주는 떡 이야기를 그린 동화 ‘만복이네 떡집’ 시리즈를 쓴 김리리 작가(47)의 학창 시절 모습이다. 지금까지 총 5권이 나온 이 시리즈의 누적 판매부수는 85만 권이 넘었다. 초등학교 3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린 ‘만복이네 떡집’은 올해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 온라인 서점에 게시된 ‘만복이네 떡집’ 작가 소개는 그가 고교 2학년 성적표에 받은 글귀로 시작한다. 이런 작가 소개글은 처음 봤다. 웃음이 터졌다. 그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작가가 되려면 공부 잘하고 똑똑해야 한다고 생각하잖아요. 아이들에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공부 못하고 좋은 평가를 못 받아도 미래의 내 모습을 마음껏 꿈꿀 수 있다고요.” 아이들의 고민을 명랑하게 풀어내는 이 시리즈처럼 김 작가는 밝고 쾌활하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어릴 때부터 각종 돈 버는 일을 하며 자랐으리라고는 짐작되지 않았다. “5남매인데, 식구들이 하루 종일 오락기 조립 등을 해 7000원을 벌었어요. 낚싯바늘을 눌러 납작하게 만드는 일은 어깨가 너무 아파 특히 힘들었던 기억이 나요.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 때는 공장에서 두 달 꼬박 일해 10만 원을 벌었고요.” 작가가 되겠다고 생각한 건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책을 읽으면 공부를 잘하게 된다는 말을 듣고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참 재미있더라고요. ‘그래, 이렇게 재미난 이야기를 쓰자’고 결심했죠.” 매일 일기를 쓰고, 이야기도 자주 지어 써서 6학년 때 쓴 일기장이 15권이나 된다.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게 현실적인 목표일 정도로 삶이 고됐다. 1999년 등단해 작가가 되자 스스로 너무 놀랐단다. 드러내고 싶지 않은 ‘지난 여름날’을 먼저 밝히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들 가운데는 부족했던 과거를 털어놓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난이 짙을수록 성공은 눈부시다. 한데 때론 현재의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고 과거를 강조한다는 인상을 받기도 한다. 김 작가는 좀 다른 것 같다. 그는 “아이들이 너무 빨리 좌절하거나 꿈꾸기를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의 모자란 어린 시절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담임선생님의 평가를 앞세웠던 그의 소개글은 이렇게 이어진다. ‘그 당시에 나는 책을 읽으며 공상하는 걸 좋아하고, 예쁜 것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었다. 지금도 나는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기죽지 않고 신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유쾌한 그 고백은 아이들을 향해 있다.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위해 기꺼이 부족함을 드러내는 그의 용기가 더 빛나게 느껴지는 이유다.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2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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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빨간 장갑 한 짝 “짝꿍아 어디있니”

    눈이 세상을 하얗게 덮은 날, 빨간 장갑 한 짝이 길에 떨어졌다. 점점 더 많이 내리는 눈. 빨간 장갑은 다른 한 짝을 찾아 나선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거리는 다정하게 오가는 장갑들로 북적인다. 어제까지 빨간 장갑도 다른 한 짝과 주인의 손을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는데…. 저 멀리 한 짝이 보여 힘껏 달려가지만, 다른 장갑이다. 지친 빨간 장갑은 벤치에서 쉬다 무작정 걷기 시작한다. 벤치의 못에 걸려 올이 조금씩 풀리자 잃어버린 한 짝과의 기억이 떠오른다. 낙엽을 모으고 고양이 머리를 쓰다듬고, 눈사람을 만들던. 소중한 존재를 떠나보내도 추억은 남아 있기에 이를 기억하는 한, 마음으로 만나는 거라고 잔잔하게 들려준다. 하얀 눈과 빨간 장갑의 또렷한 대비는 홀로 남겨진 외로움을 도드라지게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빨간 장갑의 풀어진 올을 한 소녀가 잡고 동그랗게 감기 시작한 것. 빨간 장갑은 소녀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갈 것 같다! 그렇게 삶은 이어진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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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즈베크, 韓 신북방 진출의 교두보로… 양국 무역협정 추진

    우라늄, 금, 구리, 몰리브덴, 텅스텐…. 첨단 산업에 필요한 희소금속이다. 우즈베키스탄은 매장량 기준으로 텅스텐 세계 7위, 우라늄과 금 10위, 몰리브덴 12위 등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손잡고 2019년 수도 타슈켄트의 북서부에 있는 도시 치르치크에 ‘한-우즈베크 희소금속센터’를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의료 협력을 통해 ‘우즈베키스탄국립아동병원’이 타슈켄트에 문을 열었다. 양국은 자원, 의료, 보건을 비롯해 정보통신기술(ICT), 문화까지 다방면에서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양국 수교 30주년(2022년 1월 29일)을 앞두고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16일 한국을 방문했다. 양국 정상회담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네 번째다. ○ 우즈베키스탄, 신북방 진출 교두보 한국은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등 유라시아의 신북방 정책 대상국(14개국) 가운데 처음으로 우즈베키스탄과 무역협정 협상을 하고 있다. 협정이 체결되면 한국은 자동차, 농기계, 섬유 등의 수출 기회가 확대된다. 우즈베키스탄이 신북방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되는 셈이다. 앞서 양국 관계는 2019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한국의 190개 수교국 가운데 인도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네 번째다. 6억 달러 규모의 무바레크 발전소 현대화 사업 같은 대규모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한-우즈베크 희소금속센터에서는 산업 현장에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고품질 희소금속 소재를 만드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은 희소금속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우즈베키스탄은 산업 발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양국 기업이 4조4735억 원을 들여 2015년 설립한 우즈베키스탄 가스전 화학단지(수르길 단지)는 천연가스를 비롯해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수르길 단지는 한국이 중앙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아프리카 시장으로 진출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양국 교역 규모는 2016년 9억4900만 달러(약 1조1200억 원)에서 지난해 17억2200만 달러(약 2조320억 원)로 늘었다.○ “성실한 고려인, 한국에 대한 신뢰 높여” 양국은 실크로드를 통해 1400여 년간 교류를 이어왔다. 사마르칸트의 7세기 아프라시아브 벽화에는 고구려 사신이 묘사돼 있다. 소련이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킨 극동 지역 한인 17만여 명 가운데 7만6000여 명이 우즈베키스탄에 정착했다. 대기근 직후였지만 현지 주민들은 한인의 정착을 도왔고, 현재 고려인 18만여 명이 우즈베키스탄에 살고 있다. 고려인 가운데 신 아그리피나 유아교육부 장관, 박 빅토르 하원의원, 엠마 아슬로노바 하원의원, 편 비탈리 주한대사, 리 드미트리 국가프로젝트관리청장이 활약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올 1월 화상 정상회담에서도 우호와 신뢰를 확인한 바 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당시 “고려인의 성실함을 보며 자랐기에 한국을 특별히 신뢰한다. 한국은 경제 등 다방면의 핵심 파트너로, 한국의 신북방 정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은 포용의 힘으로 18만 고려인을 품어준 고마운 나라”라며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하면 두 나라가 함께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공동기획 : 동아일보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 202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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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떡엔 나눔 의미 담겨… 아이들 마음 다독이고파”

    걸핏하면 친구와 싸워 욕쟁이, 심술쟁이로 불리는 만복이. 마음과 달리 고약한 말과 행동이 튀어나와 고민이다. 어느 날 신비한 떡을 먹은 후 친구들을 배려하는 아이가 된다. ‘만복이네 떡집’(비룡소) 이야기다. 2010년 출간된 후 ‘장군이네 떡집’, ‘소원 떡집’, ‘양순이네 떡집’에 이어 이달 2일 다섯 번째로 ‘달콩이네 떡집’이 나왔다. 이 시리즈는 85만 권 넘게 판매됐고 ‘만복이네 떡집’은 초등학교 3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렸다. 서울 강남구 비룡소 사무실에서 9일 만난 김리리 작가(47)는 “모든 게 기적 같다”며 “떡이 만복이, 장군이의 소원뿐 아니라 내 소원도 들어줬다”며 웃었다. 출간 일주일 만에 5만 권이 판매된 ‘달콩이네 떡집’은 아무데나 똥을 싸고 사람을 무는 유기견 달콩이 때문에 속상해하던 봉구가 떡을 먹고 달콩이의 마음을 알게 돼 가까워지는 과정을 그렸다. 새 책에도 ‘달콩이로 빙빙 빙의되는 빙떡’, ‘달콩이와 환상의 찰떡궁합이 되는 찰떡’처럼 다양한 떡이 나온다. “오남매 중 셋째예요. 먹을 걸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커서 음식에 관심이 많아요.(웃음) 어릴 적 시골 할아버지 댁에서 자랐는데 생일이나 고사를 지낼 때 떡을 나눠 먹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떡에는 좋은 뜻, 특히 나눔의 의미가 담겨 있고요.” 시리즈에는 친구 앞에 서면 말문이 막히는 양순이, 변비가 심해 똥장군이라 불리는 장군이가 나온다. 김 작가는 자신도 고민이 많은 아이였다고 했다. “집이 어려워 어릴 때 오락기 조립, 낚싯바늘 만들기 같은 일을 식구들과 끊임없이 해야 했어요. 깡마르고 얼굴이 까매서 놀림도 많이 받았고요.” ‘소원 떡집’에서 앞니가 작은 쥐로 태어나 슬퍼하다 사람이 되는 소원을 이룬 꼬랑지는 자신을 투영한 캐릭터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취직해 학비를 마련한 뒤 중앙대 아동복지학과에 진학했다. 공주교대 대학원에서는 아동문학을 전공했다. 1999년 작가가 된 그는 리듬감이 느껴지는 구어체로 이야기를 들려주듯 신명나게 쓴다. 묘사도 익살맞다. 그는 “가족들이 입담이 좋아 모이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했다. 초중고교 시절 글짓기 상을 단 한 번도 못 받았지만 글쓰기를 좋아했던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일기를 열심히 썼어요. 동화도 쓰면서 계속 상상했죠. 꿈꾸지 않았으면 고된 그 시기를 버텨내지 못했을 거예요.” 당초 그는 시리즈를 쓸 생각이 없었다. ‘만복이네 떡집’ 마지막에 장군이네 떡집을 등장시킨 건 열린 결말을 통해 마음껏 상상하라는 의미로 만든 장치였다. 한데 후속 책을 내 달라는 독자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그가 강연한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다음 책을 쓴다고 약속할 때까지 강당에서 못 나가신다”고 귀엽게 협박(?)하는 통에 그러겠다고 답하고 말았다. “시리즈가 탄생하게 된 건 모두 독자들 덕분이에요. 글에 대해 수시로 이야기를 나누는 동화작가인 언니(김리라 작가)도 큰 도움을 줬고요. 아이들 마음을 다독여주고 기운을 북돋워주는 작가로 기억된다면 정말 영광일 거예요.”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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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아기 오리 삼남매 “우리가 백조라면!”

    아기 오리 삼남매만 지내게 된 날 밤. 번개가 번쩍번쩍거리고 천둥이 쾅쾅 친다. 꽉꽉이는 책장에서 ‘미운 오리 새끼’를 꺼내 꽥꽥이와 꼭꼭이에게 읽어준다. 미운 오리가 알고 보니 어여쁜 백조였다는 이야기. 아기 오리들은 자신이 백조일 거라며 가슴이 부풀고, 백조가 되는 꿈을 꾼다. 해가 쨍쨍한 다음 날, 물가로 간 삼남매는 백조를 만난다. 아기 오리들은 자신이 새끼 백조라고 하지만 진짜 새끼 백조는 코웃음 치며 가버린다. 삼남매는 시무룩해지는데…. 동화에 푹 빠져 자신이 백조일 거라 상상하는 아기 오리들이 천진난만하다. 백조가 아니란 사실에 기운이 쑥 빠지지만, 달려드는 고양이에게 맞서 부리로 쪼아대는 셋은 용감하기 그지없다. 백조들에게 대단하다고 칭찬까지 받았다. 칭찬받은 날도, 그렇지 않은 날도 괜찮다. 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오리니까! 이를 깨닫고 힘차게 올망졸망 가는 삼남매. 몽상에 빠진 표정, 놀란 표정 등 시시각각 바뀌는 아기 오리들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웃음이 쿡쿡 나온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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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미술협회, 미술인의 날에 ‘만곡 임장수상’ 추가로 제정

    한국미술협회가 한국의 정취를 담아낸 작품으로 유명한 임장수 화백(1941∼2020·사진)을 기려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12월 5일) 시상 부문에 ‘만곡(晩谷) 임장수상’을 추가로 제정했다고 9일 밝혔다. 1회 만곡 임장수상 수상자로는 최근선 작가(47)가 선정됐다. 올해 15회를 맞은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 기존 시상 부문에는 대상, 공로상, 원로작가상, 미술문화공로상, 정예작가상이 있었다. 임 화백은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라벌고, 서라벌예대를 졸업하고 1990년대 러시아로 유학을 떠나 레핀아카데미에서 공부했다. 우리나라 자연과 삶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데생과 크로키로 이를 정교하게 묘사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1-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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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에서/손효림]신춘문예 도전하는 이들, 간절함 담은 글쓰기 응원

    “제 원고가 잘 접수됐는지 확인해주실 수 있나요? 단편소설 부문에 응모했고 제 이름은 ○○○입니다.” 신춘문예 접수 마감일이 다가오면 문화부에는 이런 전화가 이어진다. 신춘문예 원고는 우편 접수가 원칙이고 마감 당일 우편 소인이 찍힌 응모작까지 유효하다. 마감일이 임박해서 원고를 부친 이들이 원고가 제대로 도착했는지 걱정스러운 마음에 문의하는 것이다. “글을 계속 고치다 보니 이렇게 됐어요. 이 정도로 늦어질 줄은 몰랐는데…. 아, 좀 더 서둘러야 했어요. 제 원고, 받으신 거 맞죠?” 원고가 늦어진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이들도 종종 있다. 간혹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누르며 접수 확인을 요청하기도 한다. 이들의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이런 전화를 받을 때마다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원고를 붙잡고 씨름하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기자도 글쓰기를 업으로 하고 있지만, 이들의 전화는 글쓰기의 의미에 대한 커다란 물음표처럼 다가온다. 기자는 글, 특히 문학 작품을 쓰는 이들을 만나면 그 이유를 물어본다. 작가를 꿈꾸며 소설을 쓰는 30대 남성은 “가슴속에서 이야기가 꿈틀거린다. 이를 쏟아내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게 든다”고 말했다. 60대 사업가는 “밤에 홀로 앉아 시를 쓰면 마음이 정화되고 큰 위로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판결문에 시, 아포리즘 등을 종종 인용하는 박주영 판사(53)는 최근 출간한 에세이 ‘법정의 얼굴들’에서 “마음을 움직여야 피고인이 진정으로 참회하고 속죄하며, 피해자가 위안받고 치유될 수 있다. 그래서 그런 표현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감성적 언어나 비유가 더 적절하며 이해하기 쉽다”고 덧붙였다. 미처 몰랐던 자신의 내면은 물론 타인을 이해하게 만드는 것. 그래서 스스로와 다른 이를 보듬을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 문학이 가진 힘이 아닐까. 동아일보가 1925년 국내 최초로 신춘문예를 시작한 후 수많은 이들이 투고했다. 1995년 중편소설 부문에 ‘이중주’로 당선된 은희경 작가(62)는 신춘문예에 대해 “아무 인맥도 없는 사람이 무턱대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당시 은 작가는 ‘사막의 달’을 쓴 전경린 작가(59)와 공동으로 당선됐다. 1985년 시 ‘안개’로 당선된 기형도 시인(1960∼1989)은 당선 인터뷰에서 “어둡고 길었던 습작 시절이 한꺼번에 내 의식 속을 비집고 들어왔다. 기쁨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모든 사물들이 무겁게 보인다”고 했다. 시인 특유의 허무주의적 색채가 녹아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좀처럼 열릴 것 같지 않던 문의 열쇠를 쥐여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2022년도 신춘문예 원고 마감일(12월 1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막바지에 원고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열릴 것 같지 않던 문’을 두드리는 이들의 용기에, 간절함을 담아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노고에 온 힘을 다해 박수를 보낸다. 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2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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