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림

손효림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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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림 기자입니다.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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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202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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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적인 K컬처, 그림책 불모지에서 꽃피운 기적[광화문에서/손효림]

    영화 ‘기생충’으로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 세계인을 사로잡은 K컬처에는 그림책도 있다. 이억배 작가의 그림책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은 지난달 미국 배첼더 어워드 아너리스트에 선정됐다. 배첼더 어워드를 주관하는 전미도서관협회(ALA)는 미국 내 최고 어린이책에 수여하는 칼데콧상, 뉴베리상을 주관한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비유하자면 국제영화상을 받은 셈이다. 한국 작가가 배첼더 어워드에서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철조망에 가로막힌 비무장지대를 보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배첼더 어워드 아너리스트 4권 중 한 권으로 이름을 올렸다. 심사위원들은 “야생동물의 피난처인 동시에 군대가 맞서고 있는 곳, 평화로워 보이지만 실은 깊은 슬픔을 안고 있는 가족. 이들이 나란히 배치되어 흘러가며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안긴다”고 평했다. 해외에서 큰 상을 탄 한국 그림책 작가는 일일이 꼽기 힘들다. 세계 3대 그림책상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볼로냐 라가치상’ ‘BIB상’ 가운데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은 작가로는 정유미 배유정 정진호 조원희 김장성 안영은 지경애 박연철 씨 등이 있다. 2015년에는 볼로냐 라가치상 전 부문에서 한국 작가가 상을 휩쓸어 세계 출판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IBBY)가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2년에 한 번씩 그림책 축제를 열고 수여하는 BIB상은 조은영 유주연 한병호 작가가 받았다. 해외에서는 “한국 그림책은 매우 독특하고 역동적이다. 분위기는 동양적이고 기법은 서구적이면서도 실험적이다”고 평가한다. 시선을 국내로 돌리면 분위기는 사뭇 달라진다. 그림책 작가들이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책은 독립된 장르가 아니라 아동책의 일부로 분류돼 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다. 그림책 작가를 키워내는 학과도, 그림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상도 별로 없다. 권윤덕 작가는 “하나의 예술 장르로 인정받는 건 창작의 중요한 동력이 된다. 그래야 좋은 작품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그림책은 판매할 때도 고민해야 한다. 한 출판사 팀장은 “그림책 독자가 성인으로 확대됐지만 별도 서가가 없어 성인용은 에세이 서가에 배치할 때도 있다. 그나마 논픽션 그림책은 에세이로 분류할 수 있지만 픽션 그림책은 그럴 수도 없어 어디에 놓을지 매번 고민한다”고 말했다. 독립서점을 중심으로 그림책 코너를 마련해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점이 그나마 고무적이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한국 작가들이 거둔 눈부신 성과에 대해 출판계에서는 “기적이다”고 말한다. 작가 개개인의 역량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의미다. 하지만 언제까지 기적만을 바랄 수 있을까. 작가들은 사막 같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도 멋스러운 꽃을 힘겹게 피워내고 있다. 이들에게 조금만 관심을 갖고 지원한다면 근사한 꽃이 연이어 피어날 수 있다. K컬처 역시 더욱 풍성해질 수 있음은 물론이다.  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2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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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겐 매정했던 아카데미… 봉준호에게도 짜게 굴까봐 걱정했죠”[파워인터뷰]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중계되던 10일, 생전 처음 3시간 넘게 TV 앞에서 꼼짝 않고 자리를 지켰다. 봉준호 감독(51)이 감독상, 작품상까지 거머쥐자 벌떡 일어나 “와!” 소리를 지르며 손뼉 쳤다. 1970년대부터 해외 영화제를 두드리던 순간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함께 TV를 보던 아내는 연신 눈물을 훔쳤다. 2002년 ‘취화선’으로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임권택 감독(86)이다. 해외 영화제를 개척한 1세대 영화인인 임 감독을 경기 용인시 자택에서 13일 만났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자주색 스웨터에 짙은 회색 재킷을 입은 임 감독이 서 있었다. 집 현관문도 활짝 열어 놓았다. 임 감독이 손수 차를 끓이자, 외출하고 돌아온 부인 채령(본명 채혜숙·69) 여사가 서둘러 거실로 모셨다. 소파에 앉은 임 감독은 특유의 느릿느릿한 말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한국 영화가 도달하고자 하는 정점까지 봉 감독이 끌어올렸다”고 했다. 지난해 ‘기생충’을 본 뒤 봉 감독에게 전화해 칭찬했다. “평소 영화를 보고 나서 감독에게 전화하지 않는데 ‘기생충’은 작품성이 대단히 뛰어났거든요. 수준 높은 사람들의 역량이 가득 들어백힌(박힌) 영화예요.” 그는 ‘살인의 추억’(2003년)을 봤을 때를 떠올렸다. “‘큰일 낼 사람이다. 봉 감독 일내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마더’, ‘설국열차’도 챙겨 봤어요. 모두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는 아니지만요.(웃음)” 지난해 칸 영화제에서 봉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도 축하 전화를 했다. 아카데미 수상 후에는 아직 통화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춘향뎐’ 등으로 여러 차례 아카데미를 두드렸지만 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아카데미는 짜도 너무 짰어요. 하도 외면을 당하니까 욕이 나와요. 저놈들이 봉 감독에게도 그러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생충’이 워낙 세니까 성과가 있을 거라고 확신했어요. 그런데 저렇게 통쾌하게 휩쓸지는 몰랐죠.” 임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환하게 번졌다. 다음 달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손자 지우에 대해 말할 때와 같은 표정이었다. 그는 아카데미 투표권이 있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이다. 2015년 봉 감독, 배우 최민식 송강호 씨 등과 함께 한국 영화인으로는 처음 아카데미 회원이 됐다. 하지만 투표를 한 적은 없다고 했다. “아카데미에서 자료를 엄청나게 보내줘요. 투표를 하려면 후보 작품들을 다 보고 공부도 해야 하는데, 솔직히 힘들어서 그럴 수가 없어요. 딴거 하나도 안 봤는데 ‘기생충’에만 표를 주면 안 되잖아요. 대신 마음으로 열심히 응원했죠.” ‘기생충’이 뛰어난 통역자와 함께 체계적으로 해외 캠페인을 벌이는 모습에 세월의 흐름을 실감했다고 한다. ‘내 작품이 도대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너무 궁금해서’ 해외 영화제에 출품했던 그는 초반에 정부 직원과 단둘이 외국에 갔다. 영화제 조직위원회가 마련해 준 호텔에서 사나흘을 지낸 후에는 돈이 없어 뒷골목 여인숙에서 머문 적도 많다. 채 씨는 “엽서를 보내왔는데 ‘별이 잘 보인다’고 쓴 거예요. 도시 외곽의 아주 낡은 숙소에서 지내는 걸 알고 어찌나 속이 상하던지요”라고 했다. 임 감독은 “처량하게 있다 왔지”라며 웃었다. 통역자도 사비로 구해야 할 때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통역 수준도 들쭉날쭉했다. 임 감독은 “영어를 전혀 못해 참 답답하고 곤란했다”고 했다. “내가 1분 넘게 말했는데 통역은 영어로 10초 정도 말하는 거예요. 영어를 모르니 제대로 전했는지 알 수도 없고….(웃음) 나중에 김홍준 감독, 유지나 교수가 기회가 되면 같이 가서 통역을 해줘 고마웠죠.” ‘씨받이’(1986년)로 강수연 씨가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을 때 시상식장에는 임 감독도, 강 씨도 없었다. 정부 직원이 대신 받았다. 상을 받을지 몰라 강 씨는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했고, 임 감독은 다른 일정 때문에 먼저 출국했기 때문이다. 그는 “주최 측이 얼마나 어이가 없었겠느냐”며 껄껄 웃었다. 임 감독은 강 씨의 수상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배우들도 영화제에 참석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강 씨는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년)로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을 땐 현장에서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한국 영화에 대한 무관심 역시 처절하게 실감했다. ‘길소뜸’(1986년)으로 베를린 영화제 본선에 진출했을 때였다. “영화 시사가 끝나고 질문을 받는데 단 한 명도 영화에 대해 묻지 않았어요. ‘한국은 군인들이 정치를 어떻게 하느냐’, ‘영화 검열은 어느 정도로 어떻게 하느냐’ 같은 질문만 하는 거예요. 그때 느낀 모멸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당시 상황이 떠오르는 듯 임 감독의 얼굴이 굳었다. 다시 아카데미 이야기로 돌아가자 표정이 풀리며 봉 감독이 이제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주변의 기대가 얼마나 가슴을 짓누르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2000년 ‘춘향뎐’이 칸 영화제 본선에 진출했을 때 수상 가능성이 높다고 연일 기사가 쏟아졌어요. 기자들이 칸으로 취재도 많이 오고요. ‘이러다 상을 못 타면 이 빚을 어떻게 다 갚아야 하나’ 걱정이 됐습니다.” 수상은 불발됐고, 임 감독은 ‘서편제’(1993년)를 만들 때 끊었던 담배를 다시 물었다. 아내와 함께 서둘러 귀국길에 올랐다. ‘취화선’으로 2002년 칸 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한다. 채 씨는 2002년 칸에 함께 가지 않았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며 빨리 오라는 연락을 받고 시상식 나흘 전쯤 혼자 비행기를 탔다. 감독상을 받은 후 호텔방에서 와인을 마시며 임 감독은 고백하듯 말했다. “상을 탈 것 같은데 혹시 그렇게 되면 그 좋은 자리에 같이 있고 싶었다”고. 채 씨는 “이제 어깨에 얹은 짐을 내려놓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임 감독은 ‘해외 영화제 개척 1세대’라는 표현에 강하게 손사래를 쳤다. “해외 영화제로 가는 길을 제가 만들었다는 건 맞지 않아요. 한국 영화가 주목받은 건 한국 사람들과 더불어 만들어서 그런 거지 나 혼자 중뿔나게 한 게 아니에요. 한국 영화의 수준이 높아진 건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수준이 높아진 결과예요.” 요즘 눈여겨보는 감독이 있는지 궁금했다. “몇 사람을 꼽아 잘한다고 칭찬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실례가 됩니다. 서운하고 상처받을 수 있잖아요. 한국 영화가 많이 세련돼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102번째 영화 ‘화장’(2014년)을 선보이며 50년 넘게 영화만 했다. 임 감독 특유의 고집 혹은 집념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는 고개를 저었다. “고집은 아니고요. 좋아하는 걸 정하고 줄곧 그 안에서 살았던 거죠. 그게 다예요.” 그는 지우가 태어난 후 손자 보는 재미에 빠져 있다. 거실 한쪽에는 어린이 바둑판, 로봇 장난감이 놓여 있었다. 거실과 주방에는 지우가 갓난아기 때 목욕하는 사진, 유치원 친구들과 찍은 사진들이 곳곳에 있었다. 채 씨가 “(지우가 오는) 오후 6시가 얼마 안 남았다”고 하자 임 감독의 얼굴이 해바라기처럼 피어났다. 종종 서점을 찾아 책을 사는 일도 요즘 누리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책은 손으로 한 장 한 장 넘겨보는 재미가 있어야 해요. 최근에는 종교 관련 책을 읽고 있습니다. 종교에 대한 영화를 여럿 만들어서 그 많은 종교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고 싶거든요.” 1979년 임 감독과 결혼한 채 씨는 그가 지금까지 올 수 있도록 뒷바라지한 일등공신이다. 임 감독은 그런 아내와 결혼한 데 대해 “로또 맞았다”고 했다. 임 감독은 인터뷰 중간중간 연도가 헷갈리면 “혜숙 씨가 보충을 해줘야지”라며 SOS를 보내기도 했다. 그래도 마음을 표현하는 건 여전히 서투른 듯했다. 정월대보름(8일)이 채 씨의 생일이었는데 챙겼느냐고 묻자 임 감독은 시선을 딴 데로 돌리며 “정월대보름은 우리 민족이 다 같이 즐기는 날이고…”라고 했다. 채 씨는 깔깔 웃으며 “가족들이 함께 모여 식사했다. 그거면 충분하다”고 했다. 앞으로 계획을 묻자 임 감독은 후진 양성에 힘쓰고 싶다고 했다. 그는 동서대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 석좌교수로, 특강 형식으로 학생들을 만난다. “영화를 만들며 경험했던 걸 많이 얘기해 주고 싶어요. 돌아보니 나는 영화 만드는 걸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됩니다. 평생 슬럼프 없이 영화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이 큰 행복이었습니다.”용인=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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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부엉이 사진사에게 새 식구가 생겼어요

    “가족사진을 갖고 싶어요.” 숲속 사진관에 편지 한 통이 왔다. 부엉이 사진사와 곰 조수는 긴 여행 끝에 지도에 그려진 곳에 도착한다. 말코손바닥사슴, 사향소, 바다코끼리…. 동물들은 도움을 주는 한편 가족사진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부엉이 사진사는 차례차례 사진을 찍어주고, 마침내 편지를 보낸 꼬마 북극여우를 만난다. 할머니 북극여우와 꼬마 북극여우의 다정한 모습이 카메라에 담긴다. 하지만 할머니 북극여우는 하늘나라로 떠나는데…. 혀를 쑥 내민 말코손바닥사슴, 풀을 입에 문 사향소 가족 등 동물들의 표정은 천연덕스럽고 익살맞다. 슬퍼하는 꼬마 북극여우 곁을 지키는 부엉이와 곰의 뒷모습이 따뜻하다. 부엉이네 새 식구가 된 꼬마 북극여우. 새 가족과 함께 찍은 부엉이 가족사진이 정겹다. 이별과 만남, 입양의 의미가 포근한 그림 속에 스르르 녹아들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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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생충’ 여운 삼키고… 배우들 다시 관객 앞으로

    영화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들의 향후 활동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송강호는 항공기 테러를 다룬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비상선언’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영화 ‘관상’, ‘더 킹’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신작이다. 송강호는 이병헌과 함께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박소담은 다음 달 개봉하는 장률 감독의 신작 ‘후쿠오카’로 돌아온다. 28년 전 한 여자를 사랑했던 두 남자와 ‘소담’이 기묘한 여행을 하는 내용이다. 박소담은 미스터리한 여성 ‘소담’을 맡아 권해효, 윤제문과 호흡을 맞췄다. 최우식은 미국 영화 제작·배급사인 A24로부터 ‘전생’ 출연을 제안 받고 검토 중이다. 어린 시절 한국에서 만났던 두 사람이 시간이 흘러 재회하는 내용이다. A24는 ‘문라이트’ ‘레이디 버드’ 등을 만들었다. 이정은은 박지완 감독의 영화 ‘내가 죽던 날’에 발탁됐다. 유서를 남긴 채 사라진 소녀를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로, 김혜수가 출연한다. 이정은은 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나 홀로 그대’에서 주인공 소연(고성희)의 엄마 역을 맡았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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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김성환 화백, 대전현충원 안장

    시사만화 ‘고바우 영감’을 그린 고 김성환 화백이 국립대전현충원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에 7일 안장됐다. 이날 안장식에는 권영섭 한국원로만화가협회장, 김용발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등 만화계 및 언론계 인사와 유가족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9월 타계한 고인은 1955년 2월 1일 동아일보에 ‘고바우 영감’ 첫 회를 실은 후 2000년 9월까지 45년간 네 컷 만화에 현대사를 담았다. 총 1만743장의 원화는 2013년 근대 만화 최초로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지난해 12월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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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코끼리를 그리자 우린 친구가 됐다

    침대에서 아프리카 책을 본 소년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소년의 마음은 초원으로 향한다. 코끼리, 얼룩말, 달려가는 기린 떼를 화폭에 담는다. 사자는 멀리 있는 나무에 올라가 망원경으로 보며 그린다. 때론 코뿔소에게 쫓기기도 한다. 황토와 초록빛 나무, 생명력 넘치는 동물들을 선명하고도 눈부시게 빚어냈다. 소년을 태우고 다니는 코끼리는 다정한 친구가 된다. 다시 침대라는 현실로 돌아온 소년. 그림 그리기는 계속된다. 글 없이 그림으로만 구성돼 상상력을 더 자극한다. 소년의 모험을 생동감 있게 담은 장면 하나하나에 빠져든다. ‘작가의 노트’에서 저자는 어린 시절 그림을 그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친 행복했던 시간이 영감의 원천이 됐다고 밝힌다. 그리고 당부한다. ‘그냥 그리세요. 멈추지 말고 계속 그리세요.’ 원제는 ‘DRAW!’.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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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집불통 스타 셰프의 티격태격 로맨스… ‘요리男’ 에릭-고원희 열연 기대감

    고집불통 스타 셰프와 자유분방한 패션 디자이너가 로맨스를 펼치는 채널A 드라마 ‘유별나! 문셰프’가 다음 달 6일 방송을 시작한다. 에릭이 기고만장한 문승모 셰프 역을, 고원희가 패션 디자이너 유벨라 역을 맡았다. ‘유별나! 문셰프’는 별 많고 달 밝은 서하마을에서 스타 셰프인 문승모와 기억을 잃고 천방지축 사고뭉치가 돼 버린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유벨라가 만나 사랑하고 성장하는 힐링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문승모는 한식의 역사를 새로 쓰는, 잘생기고 잘나가는 셰프지만 화재 사고로 부모님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모든 것을 접고 서하마을로 향한다. 한식집을 열지만 손님이라곤 없고,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유벨라가 나타난다. 드라마 ‘또! 오해영’ ‘연애의 발견’을 통해 ‘검증된 로맨스 장인’으로 불리는 에릭이 생활의 모든 것이 서툰 시골에서 고원희와 티격태격하며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관심이 높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뛰어난 요리 실력을 보여줬기에 에릭의 셰프 연기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시골 정취와 함께 정갈한 한상 차림을 통해 여유로움도 선사한다. 정유리 김경수 작가가 극본을 쓰고 최도훈 정헌수 PD가 연출한다. 5월에는 이유리 연정훈 이일화가 출연하는 채널A 드라마 ‘거짓말의 거짓말’을 선보인다. ‘유별나! 문셰프’의 후속작이다. 이유리는 재벌가 며느리에서 남편 살해범이 되는 지은수 역을 맡았다. 교도소에서 낳은 아이가 입양된 사실을 알고 새엄마가 되기 위해 거짓 사랑을 하는 안타까운 모성을 연기한다. 연정훈은 입양한 딸을 홀로 키우는 다정하고 정의로운 기자 강지민으로 출연한다. 이일화는 지은수의 전 시어머니인 김활란 역을 맡아 아들을 죽인 살인범으로 지목된 은수에게 복수를 실행한다. 이유리와 연정훈이 한층 깊어진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이일화도 섬뜩한 면모를 드러내며 변신을 예고했다. 김지은 작가와 김정권 PD가 손잡았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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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사과는 어렵지만 용기 내서해봐요

    초등학교 3학년 현우는 공원에서 친구들과 학예회에서 선보일 연극 연습을 하다 예쁜 아기를 만난다. 현우와 놀던 아기가 갑자기 넘어져 이마를 살짝 긁혔다. 현우가 죄송하다고 말하려 했지만 아기 엄마는 화를 내고 가버린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른 현우. 어느 날 아기 엄마가 아파트 바로 아래층에 사는 걸 알게 된 현우는 초인종을 누른 뒤 도망치고 거실에서 쿵쿵 줄넘기를 하며 소심한 복수에 나서는데…. 미안함이 분노로 바뀌고, 복수를 하며 통쾌해 하지만 곧 죄책감을 느끼는 현우의 마음이 현실적이고도 세밀하게 묘사돼 공감을 자아낸다. 각 장면을 익살스럽게 그린 그림은 역동적이고 깜찍하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건 용기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이다. 사과하는 건 쉽지 않지만 솔직하게 미안함을 표현하면 상대방도 마음을 열 수 있다고 찬찬히 일러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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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만원 내고 40만원 받자” 근로자 휴가비 지원 접수

    중소기업 근로자, 소상공인 등에게 국내 휴가비를 지원하는 ‘근로자 휴가 지원 사업’에 참여할 기업과 근로자를 3월 4일까지 모집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근로자가 20만 원을 부담하면 기업이 10만 원, 정부가 10만 원을 각각 지원해 총 40만 원을 국내 휴가비로 사용할 수 있는 근로자 휴가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중소기업 근로자, 소상공인뿐 아니라 비영리 민간단체, 사회복지법인 근로자로 대상을 확대했다. 모집 인원은 8만 명이다. 지원이 확정되면 올해 4월부터 내년 2월까지 11개월간 여행비를 사용할 수 있다. 전용 온라인몰 ‘휴가#’에서 리조트, 항공, 렌터카, 패키지 등 40여 개 여행사의 9만여 개 상품을 구입하면 된다. 40만 원을 초과할 경우 개인이 추가 결제할 수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중소기업확인서와 사업자등록증을, 비영리 민간단체와 사회복지법인은 단체등록증 또는 설립허가증과 고유번호증을 내야 한다. 근로자 휴가 지원 사업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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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가벗은 듯 연기하는 배우, 삶이라는 무대 돌아보게 해[광화문에서/손효림]

    “(합창하던) 배우들이 사라진 후 저 문을 열고 나오면 2400개의 눈동자가 제게 꽂힙니다. 저를 바라보는 2400개 눈동자를 보면 심장이 쪼그라듭니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 막공(마지막 공연)이 끝난 26일 밤 조승우 씨가 말했다.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 이 뮤지컬은 그가 출연한 모든 회차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돼 예매 전쟁이 벌어지고 암표까지 기승을 부릴 정도로 화제 속에 막을 내렸다. 억울하게 아내와 딸을 빼앗기고 복수만을 꿈꾸는 이발사 스위니 토드 역을 맡은 그는 광기와 분노는 물론이고 유머에 때론 애드리브까지, 노련하고 집중력 있는 연기로 객석을 들었다 놓았다 했다. 그런 그가 관객들과 처음 대면하는 매 순간이 그토록 떨린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분장을 지우고 배역에서 벗어나면 쓸쓸하고 고독함을 느낍니다. 좋은 이별이 있어야 좋은 만남도 있겠죠.” 말을 이어가는 그를 보며 모든 것을 오롯이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배우의 무게감, 그리고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무대는 기댈 곳도, 숨을 데도 없다. 배우들은 “무대에 서면 발가벗은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실수를 해도, 연기가 성에 차지 않아도 ‘다시 한 번’은 없다. 수십 년을 연기한 베테랑 배우도 무대에서는 겸허해진다. 연극 ‘오구’, ‘친정엄마와 2박 3일’에 오랜 기간 출연해 온 강부자 씨는 “아침에 눈을 뜨면 예불부터 시작한다. 오늘 공연도 무사히 끝나게 해 달라고 부처님께 기도한다. 공연 전에는 언제나 긴장된다”고 했다. 믿을 건 연습과 자기 관리뿐이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해 ‘세일즈맨의 죽음’ ‘사랑해요 당신’, 현재 공연 중인 ‘그대를 사랑합니다’까지 65년째 무대에 서고 있는 이순재 씨는 대사 암기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그는 “기억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 대통령들 이름을 외운다. 좋은 대통령도 외우고 쭉정이도 외운다(웃음). 조선시대 왕 이름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명산들은 위에서부터 내려가면서 외운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그렇게 성장한다.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무대만큼 냉정하게 보여주는 곳이 없기에. 살다 보면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발가벗은 채 서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때가 온다. 그럴 때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피하는 것도, 부딪쳐 보는 것도 스스로 정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를 감당하는 것 역시 자신의 몫이다. 연극 ‘미스 프랑스’ ‘멜로드라마’ ‘아트’에 출연한 김성령 씨의 말이 떠오른다. “무대에 서면 부족한 게 많다는 걸 계속 확인하게 됩니다. 두렵죠. 하지만 간절한 마음으로 애쓰면 조금씩 채워지는 느낌이 들어요. 그만큼 나아지고 있는 거라고 믿어요.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사로잡혀 도전 자체를 하지 않는 것보다는 끝까지 해내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요.” 그렇게 배우들과 무대는 우리네 삶을 비춘다. 지금 우리는 어떤 모습과 어떤 마음으로 내 인생의 무대에 서 있는가. 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2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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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강릉-전주-목포-안동, 관광거점도시 됐다

    외국인이 많이 찾아오는 지역이 되도록 집중 지원하는 ‘관광거점도시’ 사업에 부산, 강원 강릉시, 전북 전주시, 전남 목포시, 경북 안동시 등 5곳이 선정됐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8일 “외국인 관광객의 80%가 서울에 집중돼 한국을 찾는 외국인을 늘리기 위해서는 지역의 새로운 관광 거점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은 국제관광도시로, 강릉 등 4곳은 지역관광거점도시로 뽑혔다. 올해 부산에는 43억 원, 강릉 등 4개 도시에는 각 21억5000만 원, 홍보 및 컨설팅 30억 원 등 국비 159억 원을 투입한다. 2024년까지 이들 도시별로 5년간 각각 500억 원가량을 지원할 예정이다. 조현래 문체부 관광산업정책관은 “국비 지원 규모는 해당 도시의 사업 계획에 따라 700억 원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설을 짓는 것보다는 기존 관광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부산은 관광 기반 시설이 우수하고 발전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바다를 끼고 있는 점을 살려 각종 축제와 역사 문화 행사를 마련할 예정이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개최한 강릉은 올림픽 도시라는 이미지를 활용한 사업을 제시했고, 강원 지역을 연계하는 안내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전주는 한옥마을을 적극 활용하고 전북도 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관광 상품을 만들겠다고 제안했다. 목포는 근대역사문화와 음식문화, 섬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안동은 유교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다채롭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1750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2000만 명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광거점도시가 한국 관광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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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당, 불교단체에 육포 선물 논란…황교안 “심려 끼쳐드려 송구”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설날 선물로 조계종 등 복수의 불교단체에 육포를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실무적 착오로 인한 실수”라지만 육식을 원칙적으로 금하는 불교계에 설 선물로 육포가 배송됐다는 사실만으로 불교계 표심 이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20일 한국당 등에 따르면 황 대표 비서실은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의원, 사회지도층에게 설 선물로 9만원 상당의 백화점 육포 선물세트 500여개를 보내면서 불교 단체에는 한과세트를 보내겠다고 황 대표에게 보고했다. 한과 세트는 12개였다. 하지만 배송이 시작된 17일 조계종 등 복수의 불교 단체에 한과 대신 육포가 배송됐다는 걸 알게 됐다. 대표실과 백화점 실무진끼리 배송 명단을 분류하던 중 착오로 벌어진 ‘배달사고’였다는 게 한국당의 설명이다. 한국당은 17일 담당자가 조계사를 방문해 총무원장 등 스님 3명에게 배송된 육포를 한과로 교체하고 사과한 데 이어 김명연 대표 비서실장이 20일 총무원장을 만나 재차 사과했다. 육포가 배송된 다른 불교단체들에는 백화점 측이 찾아가 사과하고 해당 지역구의 한국당 의원들도 전화로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연 실장은 20일 황 대표에게 보직 사퇴 의사를 전했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조계종에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하다. 경위를 파악해보겠다”고 했다. 당 안팎에선 이런 공감 능력으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종교계에 보내는 선물은 당대표가 해당 종교와 인연이 깊은 의원에게 부탁해 전달하는 게 관례”라며 “향후 총선 실무 처리가 우려스럽다”고 했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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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나이테가 쌓이듯 역사를 품은 나무

    강원 강릉시 오죽헌의 커다란 매화나무는 1400년대 초반 이조참판을 지낸 최치운이 이 집을 짓고 뒤란에 심었다. 신사임당이 이 집에 머물 때는 100년쯤 된 큰 나무였다. 매화를 좋아한 사임당은 ‘고매도’ ‘묵매도’ 등 매화 그림을 많이 그렸다. ‘나무 인문학자’인 저자는 최치원 이황 원효대사 김구 등 역사적 인물과 관련된 나무들을 차례차례 소개한다. 경남 합천 해인사의 전나무는 최치원이 꽂은 지팡이가 자란 것이라는 전설을 간직했다. 경기 양평군 용문사의 은행나무는 마의태자가 운명을 다한 신라를 생각하며 심었다고도 하고, 신라의 의상대사가 심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은행나무는 임진왜란, 6·25전쟁 등 나라에 변고가 다가오면 큰 울음소리를 냈다고 한다. 전국 곳곳의 나무를 통해 우리 역사와 전설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당당하고 멋스러운 자태의 나무들이 컬러 사진에 시원스레 담겨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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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좋아하는건 달라도 우리는 모두 친구!

    원숭이 모모는 바나나 우유를, 토끼 토토는 당근 수프를 좋아한다. 둘은 단짝 친구. 토토가 주황색 장난감 자동차가 어떤지 묻자 모모는 노란색이 더 멋지다고 말한다. 토토가 주황색 모자를 고르자 모모는 노랑이 더 잘 어울린다며 모자를 씌워 준다. 자기 생각을 말하려는 토토에게 모모가 노란 꽃다발을 안기자 토토는 같이 안 논다는 쪽지를 남기고 가 버리는데…. 단짝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걸 마냥 건네는 모모는 해맑다. 초록 모자를 쓴 판다와 갈색 옷을 입은 코알라를 보며 토토가 토라진 이유를 깨달은 모모, 수줍게 모모가 내민 주황색 꽃 한 송이에 마음이 풀린 토토. 각각 다른 취향을 존중하자는 당부를 예쁘게 담아냈다. 앞 면지에는 모모가 좋아하는 야구공과 망원경을, 뒤 면지에는 토토가 아끼는 축구공과 팔레트 등을 그렸다. 작은 그림에도 하나하나 의미를 담은 고운 작품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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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가짜뉴스로부터 국민권익 지켜야”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가짜뉴스나 불법 유해정보로부터 국민 권익을 지키고 미디어 격차를 해소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전 대덕연구단지의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같이 말했다. 총선을 3개월 앞두고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방통위는 “민간 영역의 팩트체크센터가 올해 안에 설립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또 “방송 매체 간 규제 불균형, 국내외 사업자 간 역차별 등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규제를 개선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지상파 중간 광고를 올 하반기에 도입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지상파는 이미 가상·간접광고와 광고총량제, 황금주파수 무상 할당 등 각종 특혜를 받고 있어 역대 정부에서 허용하지 않은 정책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과기부 업무보고에선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힘으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혁신적 포용국가의 실현을 앞당겨야 한다”고 했다. 과기부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1호 공약으로 내놓은 ‘무료 와이파이’ 사업과 관련해 올해 안에 모든 시내버스에 공공 와이파이를 구축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을 시작으로 취임 후 처음으로 전 부처 업무보고를 받는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정세균 신임 국무총리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 발언은 제가 하지만 마무리 발언은 정 총리가 할 것”이라며 “앞으로 모든 국정보고를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책임총리로서의 정 총리 역할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 대통령은 청와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된 디지털혁신비서관에 조경식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상임감사(57)를 내정했다.박효목 tree624@donga.com·손효림·곽도영 기자}

    • 202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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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음악 세계에 알리는데 더 앞장설 것”

    나윤선 재즈보컬리스트(51)와 제프 벤저민 케이팝 칼럼니스트(31)가 한국을 널리 알린 공로로 한국이미지상을 받았다.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이사장 최정화 한국외국어대 교수)이 14일 주최한 2020한국이미지상 시상식에서 나 씨는 부싯돌상을, 벤저민 씨는 징검다리상을 수상했다. SK텔레콤은 디딤돌상을 받았다. 올해로 16회를 맞는 한국이미지상은 한국 문화를 알리고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힘쓴 개인과 단체에 수여한다. 나 씨는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 독창적인 음악으로 세계인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으며 벤저민 씨는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을 통해 한국 가수들을 해외에 적극 알렸다. 나 씨는 “어릴 때 들었던 한국 가요, 국악을 자연스레 재즈에 녹여 표현하게 됐다. 여러 나라에서 연간 100회가량 공연하는데, 더 많은 곳에서 관객들을 만나 한국 음악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벤저민 씨는 “세계의 케이팝 팬들과 더 다양하고 흥미로운 방법으로 소통하겠다. 케이팝을 하나의 음악 장르로 진지하게 인식하고, 계속 설렘을 느끼며 케이팝을 즐기게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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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오늘 즐거웠으니까 내일도 행복할거야”

    곰 비욘은 풀밭에 앉아 나무를 바라보는 걸 좋아한다. 애벌레를 관찰하고 진흙으로 그림도 그린다. 이런 하루가 즐거워 내일을 기다린다. 산토끼 여우 족제비 오소리 부엉이와 가장 무도회도 연다. 1권에는 작은 것에서 기쁨을 느끼고 느릿느릿 사는 비욘의 일상이 담겼다. 2권에서 비욘과 친구들은 소풍을 가고 버스도 타며 모험을 한다. 여유롭고 낙천적인 비욘의 이야기는 맑고 포근하다. 등을 시원하게 긁을 수 있는 포크를 선물 받아 신이 나고 버스 창으로 들어오는 풀 냄새에 감탄하는 비욘. 그렇게 행복은 가까이 있다. 자두를 따 먹으려 함께 달려가고 비욘이 겨울잠을 잘 때 눈싸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친구들. 이들의 표정과 몸짓을 간결하고 재치 있게 포착한 그림은 앙증맞다. 마음이 스르르 풀리며 기분 좋은 여운이 남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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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 파고든 한류… 영향력만큼 책임도 커졌다[광화문에서/손효림]

    “빅뱅의 노래를 듣고 가사의 의미를 곱씹으며 자랐어요. 항상 빅뱅의 음악이 저를 감싸고 있었죠. 제 유년 시절과 사춘기는 빅뱅을 빼고 얘기할 수 없답니다.” 지난해 어머니, 형과 함께 한국을 찾은 프랑스 대학생이 말했다. 한국을 여행한다는 설렘에 가득 찬 그의 두 눈을 보니 마음이 복잡해졌다. ‘버닝썬 사건’의 핵심으로 지목된 빅뱅의 전 멤버 승리가 성매매,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으며 연일 뉴스에 등장하고 있을 때였다. 남학생은 이 소식을 모르는 듯 해맑게 빅뱅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고 기자는 가슴을 졸였다. 빅뱅의 노래를 문제 삼는 건 아니지만 승리에게 묻고 싶었다. ‘당신이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나요?’ 한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각국 팬들의 삶에 미치는 파장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한국 문화를 공부하겠다며 진로를 바꾸고, 케이팝을 들으며 자신감을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방송인으로도 잘 알려진 카를로스 고리토 주한 브라질대사관 교육관은 “따돌림을 받거나 외로움에 시달려도 한류 덕분에 엇나가지 않고 삶의 중심을 다잡는 브라질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마초 문화가 상대적으로 강한 브라질에서는 덩치가 작거나 여린 외모를 지닌 남학생들은 놀림 받고 왕따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상처를 받은 학생들은 한류 스타를 보며 남성이 우락부락하지 않아도 매력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큰 힘을 얻는다고 한다. 케이팝을 들으며, 남들과 달라도 괜찮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오래전 멕시코와 쿠바를 여행했을 때였다. 현지인들은 눈만 마주치면 “코레아?”라고 묻더니 “피에스와이(PSY·가수 싸이), 피에스와이!”라고 외치며 ‘강남 스타일’의 말춤을 흥겹게 췄다. 지구 반대편까지 퍼져 나간 한류의 힘에 깜짝 놀랐다. 이제 한류는 즐겁고 신나는 문화 콘텐츠를 넘어선 듯하다. 개개인의 마음을 위로하고 삶의 버팀목이 되어주는가 하면 때로 인생까지 바꾸는 힘을 지니게 됐다.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한편으로는 이를 두려워하는 마음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의 삶에 크든 작든 파장을 일으킨다는 건 그만큼의 무게도 감내해야 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아이돌 그룹 선발 프로그램의 순위 조작 사건을 비롯해 스타들의 일탈 행위가 수시로 터져 나온다. 사람 사는 세상에 사건 사고가 없을 순 없다. 다만 한류 스타들과 제작진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자신이 만드는 콘텐츠가 누군가의 인생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주면 좋겠다. 뜨거운 환호에 그저 취하기보다는 환호를 보내는 이들의 마음과 삶을 헤아린다면 행동은 물론이고 판단 하나하나가 좀 더 신중해질 수 있을 것이다. 강력한 영향력은 근사하고 화려하다. 그에 걸맞은 책임감도 함께 커질 때 세계인의 마음을 진정으로 사로잡을 수 있는 한류가 뿌리내릴 수 있다. 보다 깊숙하고 단단하게.손효림 문화부 차장 aryssong@donga.com}

    • 202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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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찾아가는 청년예술 서비스… 올해 보따리는 더욱 ‘두둑’

    무용단 ‘무브스컬렉터스’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경북 영주시청소년수련원 등 6곳에서 공연 ‘체커스’, ‘매듭’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사람들 간의 감정과 생각, 관계에 대한 성찰을 담은 작품이다. 끈을 활용해 학생들이 서로 이어지고 춤도 추는 워크숍 ‘관계를 말해요’도 흥미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연과 워크숍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가 청년 예술가들이 전국 곳곳으로 찾아가 활동하는 ‘신나는 예술 여행: 청년형’ 사업에 선정돼 진행됐다. 2004년 시작한 ‘신나는 예술 여행’은 예술가들이 관객에게 직접 다가가는 프로그램이다. 예술위는 만 39세 이하 청년예술가들로 구성된 단체를 별도로 뽑는 ‘청년형’ 사업을 지난해 도입했다. 43개 단체가 선발돼 모두 2000여 회의 퍼포먼스를 펼쳤다. 올해는 80여 개 단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지원금도 지난해 30억 원에서 올해 69억 원으로 확대했다. 단체별 지원액은 연간 5000만∼1억 원이며 공연은 20회부터 최대 40회까지 할 수 있다. 예술가들은 학교, 어린이집, 주민자치센터, 사회복지관, 공원 등에서 공연한다. 전문 공연장이 아니어도 예술성을 표현할 수 있고, 관객이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도록 작품을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연 장소를 발굴하고 관객을 모집하는 것도 개별 단체의 역할이다. 문화예술기획단 ‘쌈’은 전남 진도시장 등을 찾아 상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포토 에세이를 제작했다. 시장의 일상을 그린 작품도 전시했다. 극단 ‘명작옥수수밭’은 전래동요와 민요를 활용한 주크박스 뮤지컬 ‘나무도령 이야기’를 공연했다. 배우들이 도구로 직접 소리를 내며 연기해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꼭두’, ‘노라’, ‘달들의 놀이터’ 등 ‘신나는 예술 여행: 청년형’에 참여한 호남 지역 7개 단체는 지난해 12월 전남 강진군 늦봄문익환학교에서 프로젝트 공연 ‘Art 必 하모니(아트 필 하모니)’를 열었다. 재활용품으로 악기 만들기, 매직 풍선, 국악 공연을 진행했다. 예술위 측은 “여러 단체들이 사회적 협동조합을 설립해 연합 공연을 펼치고 장기적으로 사회적경제 기업으로 성장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올해부터는 예술위가 전국 시도 문화재단을 방문해 ‘신나는 예술 여행: 청년형’ 참여 단체를 심사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시도 문화재단 담당자들이 예술위로 와 심사했다. 황진수 예술위 예술확산본부장은 “17개 시도 문화예술재단과 손잡고 ‘지역을 직접 찾아가는 심의’를 실시해 새로운 지역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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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책]할아버지와 코딱지 튕기기 한판

    코딱지 파는 걸 좋아하는 민이. 콧구멍도 크고 코딱지도 엄청나게 나오는 할아버지처럼 되고 싶다. 할아버지는 코딱지를 돌돌 말아 멀리 튕기는 비법(?)을 알려주셨다. 할아버지와 민이는 둘만 아는 비밀이 많다. 진짜 좋아하는 사이니까. 어느 날 민이의 앞니가 흔들린다. 혀로 슬쩍 밀기만 해도 까딱거리는 이가 좋아 민이는 신난다. 고난도 태권도 동작을 하듯 코딱지를 멀리 던지는 할아버지를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민이의 표정이 깜찍하다. 병원에 입원한 할아버지가 민이에게 헌 이가 새 이를 남겨둔 것처럼, 할아버지는 민이를 세상에 남겨뒀다고 말하는 모습에 저릿한 감정이 밀려든다. 사랑하는 존재와 헤어져도 그게 끝이 아님을, 생명은 이어지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키득키득 웃다 어느새 따스한 위로를 한 아름 건네받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0-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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