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신산업’ 갖춘 자족도시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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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택지개발 추진방향 발표
남양주 왕숙 에너지-방송기업 유치, 하남 교산 바이오웰빙 단지 조성
과천 ‘넷마블’ 등 IT기업 70개 입주… GTX연계-지하철 연장해 교통 개선

경기 성남시 판교신도시는 성공한 신도시 개발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면적 8.9km²에 주택 3만 채를 지어 수도권의 주택난 해소에 기여했고 엔씨소프트, 넥슨코리아 등 정보기술(IT) 기업 등이 본사를 옮겨와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 지난해 10월 현재 판교신도시에는 1309개 기업이 입주해 6만3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2018년 87조5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베드타운’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를 걷어내고 자족도시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경기도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된 남양주시 왕숙지구와 하남시 교산지구, 과천시 과천지구를 판교신도시처럼 주거와 일자리가 복합된 자족도시로 추진한다. 도는 이런 계획을 담은 ‘경기도형 3기 신도시 및 대규모 택지개발사업 추진 방향’을 22일 공개했다. 김준태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3기 신도시는 공급자 위주의 일방통행식 개발에서 벗어나 지구단위계획 수립 단계부터 시행자와 전문가, 주민, 시군이 서로 협력해 새로운 공공개발의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3기 신도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도한 1, 2기 신도시와는 달리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 등이 공동 사업 시행자로 참여한다. 경기도는 ‘신도시에 신산업을 육성한다’는 전략으로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직주(職住)근접형 도시를 추진하기로 했다. 신도시 계획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미래 주택 유형 도입 △공공중심 기업생태계 조성 △장기 공공임대주택의 확대 및 역세권 중심 배치 △주요 철도 등 교통대책의 최적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친환경 충전인프라 조성 △지역 내 재투자를 통한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공급 등이다.

남양주시 왕숙지구는 판교테크노밸리의 2배 정도인 면적 140만 m²에 경제중심도시를 조성한다. 첨단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를 중심으로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관련 산업, 전기장치 부품 산업, 방송·엔터테인먼트 기업 등을 유치한다. 역세권 중심에는 청년들을 위한 창업주택도 배치한다. 하남시 교산지구는 면적 92만 m²에 바이오웰빙특화단지, 업무용지 등을 집중 배치해 ‘하남 스마트밸리’로 조성한다.

과천지구도 36만 m²의 자족용지에 바이오산업, IT·데이터산업 등의 기업을 유치한다. 과천시 관계자는 “과천지구 인근에 들어설 과천지식정보타운에 넷마블, 코오롱글로벌, KOTITI시험연구원 등 70여 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과 연계해 과천지구를 자족도시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3기 신도시를 관통하는 교통망도 개설한다. 3개 신도시 모두 서울에서 2km도 떨어져 있지 않다. 이런 지리적인 근접성을 활용해 기존 지하철, 철도,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등을 잇는 효율적인 교통망을 제공한다. 교통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남양주시 왕숙지구에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 노선과 연계해 왕숙역을 신설하고 지하철 4호선 연장 구간인 진접선에 풍양역 등 4개역을 설치한다. 하남시 교산지구에는 지하철 3호선을 연장해 열차로 30분 안에 서울 강남권에 도착할 수 있게 한다. 신팔당대교 착공 등으로 차량 이동 시간도 서울까지 15분 이상 단축한다. 과천지구에는 GTX-C 노선과 연계해 교통망을 추진한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경기도#3기 신도시#신산업#자족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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