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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공단 창고에 쌓이는 ‘사행성 게임기’를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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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공단 창고에 쌓이는 ‘사행성 게임기’를 어떡하나

강은지 기자 입력 2019-10-01 03:00수정 2019-10-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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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당국과 불법게임기 수거 협약… 초기엔 분해 후 공매 통해 수익
제품 순환 빨라지며 부품 가격 하락, 전국 13개 창고 포화상태 이르러
한국환경공단 창고에 쌓여 있는 불법 사행성 게임기. 한국환경공단 제공
‘황금도깨비’ ‘으랏차차’ ‘미스터 리’.

경기 안성시 서운면 한국환경공단 창고에 쌓여있는 불법 사행성 게임기 이름들이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위반에 따라 수사당국에 압수된 게임기다. 올 8월까지 전국의 한국환경공단 창고 13곳에 쌓인 게임기는 8만7000개에 달한다.

압수된 불법 사행성 게임기는 왜 환경공단 창고로 옮겨진 걸까. 그 이유를 알려면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06년 바다이야기 등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경찰과 검찰이 사행성 게임과의 전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게임기를 압수했다. 하지만 보관할 장소가 문제였다.


이에 경찰과 검찰은 각각 2007년과 2008년 환경공단과 ‘압수물의 인수인계, 보관 및 폐기·공매 협약’을 맺었다. 수사당국이 압수한 사행성 게임기의 보관 및 폐기를 환경공단으로 일원화하는 대신 몰수 판결이 나면 환경공단이 분해한 후 공매해 수익을 거두는 것이다. 압수물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차후에 분해 처리해 자원 순환에 기여할 수 있다는 양측의 입장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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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작한 불법 게임기 수거 사업은 초기에 폐가전 부품의 높은 가격과 많은 물량 덕을 봤다. 당시 업무 담당자는 “다른 창고를 임차할 정도로 물량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30일 환경공단이 자유한국당 문진국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단의 수익은 2007년 42억6800만 원에서 2010년 113억5300만 원까지 올랐다. 물량도 2007년 11만 대에서 2008년엔 34만 대로 늘었다.

그러나 고사양 전자제품이 짧은 간격으로 출시되면서 부품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은 2008년 9만9600원에서 지난해 1만6100원으로 폭락했고, 같은 기간 중앙처리장치(CPU)는 5900원에서 902원, 메모리는 6700원에서 2200원으로 하락했다. 공단에 들어오던 게임기 물량도 2013년부터는 6만 대 안팎에 머물고 있다. 가격과 수량 모두 줄어드니 수익도 지난해 2600만 원으로 떨어졌고 올 7월 말에는 6200만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공단 측은 수사당국에 “공소시효가 만료됐거나 장기보관 압수물 등에 빠른 폐기 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수사당국은 “사행성 게임장의 영업 지능화로 압수 후에도 증거불충분으로 환부하는 사례가 많아 법원의 최종판결 전까지 폐기 지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문 의원은 “공간 부족과 수익성 악화 등을 고려할 때 압수된 불법 게임기 폐기사업을 지속하는 건 무리가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업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환경공단#사행성게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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