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파국 피했다…노사, 총파업 90분前 잠정 합의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5월 20일 22시 43분


노조 “파업 유보…22~27일 합의안 찬반투표”
사측 “상생의 노사 문화 출발점”
김영훈 장관 “자율교섭 합의 감사”
노사, 서명뒤 “파이팅”…악수-포옹도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추가 교섭에서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뒤 여명구 삼성전자 DS부문 피플팀장(오른쪽)과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손을 잡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수원= 양회성 기자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추가 교섭에서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뒤 여명구 삼성전자 DS부문 피플팀장(오른쪽)과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손을 잡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수원= 양회성 기자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 예고일인 21일을 90분가량 앞두고 총파업을 유보하고 노사 잠정합의안을 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투표가 과반 찬성으로 통과되면 초유의 반도체 총파업은 피할 수 있게 된다. 앞서 노사는 20일 오전까지만 해도 적자 사업부에 대한 성과급 배분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하지만 막판 주무부처 장관의 중재하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일단 파국은 피하게 됐다.

삼성전자 노사는 20일 오후 10시 43분경 경기지방고용노동청 본관에서 삼성전자 교섭 관련 브리핑을 열어 서명식을 진행한 뒤 이같이 밝혔다. 서명식에는 사측에선 여명구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피플팀장(부사장)이, 노측에선 최승호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참석했다. 두 사람은 합의안에 서명한 후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또 기념촬영을 위해 손을 맞잡고 주먹을 불끈 쥔 채 “파이팅”을 외쳤다.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추가 교섭에서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뒤 여명구 삼성전자 DS부문 피플팀장(오른쪽)과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손을 잡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수원= 양회성 기자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추가 교섭에서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뒤 여명구 삼성전자 DS부문 피플팀장(오른쪽)과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손을 잡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수원= 양회성 기자

먼저 마이크를 잡은 최 위원장은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며 “이와 동시에 공동투쟁본부는 총파업을 유보했고,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는 22일 14시(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합의안은 노조 및 공동투쟁본부가 지난 6개월여간 혼신을 다해 투쟁해온 결실”이라며 “세 차례에 걸쳐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통해 노사 간 이견을 좁히고 잠정 합의안에 이를 수 있었다. 조정 역할을 맡아주신 정부와 관계자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이 2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교섭 결과 브리핑에서 합의안에 서명을 하고 있다. 2026.05.20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이 2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교섭 결과 브리핑에서 합의안에 서명을 하고 있다. 2026.05.20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여 부사장은 “금번 잠정합의가 상생의 노사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되도록 하겠다”며 “이번 합의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고 노사 상생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입장문을 내고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은 국민과 주주, 고객 여러분의 성원, 정부의 헌신적 조정 그리고 묵묵히 자리를 지킨 임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겸허한 자세로 보다 성숙하고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했다. 또 “국가 경제에 더욱 기여하겠다”고도 했다.

막판 조정에 직접 나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마지막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자율교섭으로 잠정합의에 이르게 됐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노사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 장관은 “어려운 내외 여건 속에서 가슴 졸이고 지켜봤을 국민들 덕분”이라며 “또 가장 큰 상처를 받았을 사람들은 삼성전자 구성원들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보면 성장통”이라며 “우리가 일찍 이 경험하지 못한 거대한 변화 속에서 대화로서의 문제를 해결했다는 데 우리 K-민주주의의 저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회사는 (성과급) 분배 방식을 두고 원칙적으로 양보하기 힘들고 노조는 노조대로 사정이 있었다”며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해법을 찾았다”고 했다. 노사는 적자 사업부의 성과급 분배 방식을 두고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반도체부문 내 적자를 보는 ‘비메모리’ 사업부에도 상당한 성과급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을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회사 측이 1년간 적자사업부 배분 방식을 유예해줬고 그에 따라 합의점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추가 교섭에서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뒤 여명구 삼성전자 DS부문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수원= 양회성 기자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20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 추가 교섭에서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뒤 여명구 삼성전자 DS부문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수원= 양회성 기자

여 부사장은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며 “오늘 노조랑 잠정합의했지만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그 원칙은 지켜지면서도 최적의 방안을 서로 아이디어를 내고 또 대화를 통해 찾았다고 보시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특히 이번에 잠정합의를 통해서 보상 제도에 대한 특히 특별보상제도에 대한 제도화 부분을 굉장히 구체화했다”고 밝혔다.

노사는 18일부터 진행한 2차 사후조정 회의에서 치열한 협상 끝에 이견을 좁혀나갔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오후 “입장차가 좁혀진 부분이 있다”며 타결 가능성을 내보였다. 하지만 노사는 최종 조율 과정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이날 오전 다시 대화를 이어갔으나 끝내 결렬됐다. 결국 협상 결렬 4시간 만에 노사 조정에 이례적으로 현직 장관이 직접 나섰다. 김 장관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출신으로 2005년 아시아나항공 파업 당시 철도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김 장관은 ‘먼저 양측에 조정을 요청했나’라는 질문에 “이 문제를 대화로서 풀어야 된다는 대원칙하에서 노사가 노동위원을 통한 공식적 조정이든 개별 노사 자율교섭이든 구애받지 않고 대화 촉진을 지원해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이 있었다”며 “양측에 의사를 타진해봤을 때 충분히 대화 의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메모리·파운드리 사업은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똑같이 반도체를 생산하는 엔지니어들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줄 것인가를 두고 여러 제안을 드렸고 노사가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삼전노조#파업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