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과 경쟁대비, 경제안보 강화”… 中 “국방회담 무산 美책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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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국방장관회담 불발’ 갈등 격화
오스틴 “통제불능 사건 생길까 우려”
中매체 “아세안과 협력강화, 美견제”

2일부터 4일까지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아시아태평양 주요국 안보 수장이 참석하는 다자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가 열리는 가운데 중국의 미중 국방장관 회담 거부 등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등 미 수뇌부가 중국을 견제하는 발언을 하자 중국 또한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맞섰다. 미국과 대만의 무역 협정 체결, 미군 정찰기에 대한 중국 전투기의 위협 비행, 북한 정찰위성 발사 등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군사 긴장 또한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미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미국은 중국과의 갈등이나 대결을 추구하지 않지만 치열한 경쟁에도 대비하고 있다”며 “경제 안보를 강화하고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저항하며 국가 안보에 중요한 첨단 기술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 또한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회담 거부를 “불행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통제 불능 상태로 빠져들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한다”며 중국의 조속한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양국 국방장관은 그간 샹그릴라 대화에서 별도의 회담을 가졌지만 중국은 러시아산 무기 구입을 주도해 2018년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른 리상푸(李尙福) 국방부장의 제재를 풀어주지 않는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아 올해 회담을 전격 거부했다

반면 2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중국에 회담 무산의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관영지 환추시보 또한 “미국이 중국 국방장관에 대한 제재 해제를 거부하고 있다. 미국의 말과 행동 사이에 엄청난 간극이 있다”고 비난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폐막일인 4일 ‘중국의 새로운 안보 이니셔티브’를 주제로 연설하는 리 부장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의 밀착을 강조하고 아시아태평양 내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양국 관계 전문가들은 회담 거부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결정일 가능성이 높으며 두 나라가 이번 회의에서 서로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주고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하루 전 미국과 대만의 무역 협정 체결을 강하게 비판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한 미국에 항의를 제기했다. 협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그에 따른 후과는 미국 측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또한 1∼7일 남중국해에서 일본, 필리핀과의 3국 해상훈련에 돌입하며 중국을 견제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샹그릴라 대화#경쟁대비#경제안보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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