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칼럼]교육자유특구 성공을 위한 3가지 제안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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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승 기자
이종승 기자
교육자유특구는 윤석열 정부가 교육 개혁과 지역균형발전의 핵심으로 내세운 정책으로 교육과 지역발전을 융합한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시범 운영 등 향후 일정은 아직 ‘준비 중’이다. 역대 정부는 교육 개혁과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기는 했어도 두 정책을 결합하는 정책을 펼치지 못했는데 윤석열 정부가 전인미답의 길을 가려 하고 있다.

교육자유특구는 성공해야 한다. 교육과 지역균형개발 해법 없이 한국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진학 위주의 한국 교육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효용이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희생양은 미래 세대를 비롯한 전 국민이다. 2022년 23조4000억 원에 달하는 사상 최고의 사교육비 지출, 에듀푸어의 양산, 코로나19로 인한 기초학력 저하와 수도권과 지방의 교육 격차 등 교육에서 비롯된 사회 문제는 한국의 발전을 위협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도 시급하다. 세계 어느 나라도 수도권 1극으로 국가발전을 견인한 사례가 없다. 한국만 유독 수도권에 인구와 재화가 집중하고 있고 지역은 소멸위기에 처해 있다. 지금까지 지자체들은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었지만 성과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성과는 대학에서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이 있는 울산과 포스텍이 있는 포항,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 있는 달성의 변화를 봤으면 한다. 연구중심대학을 발판 삼아 미국과 독일 심지어 중국도 지역발전을 꾀하고 있다. 1980년대 초반까지 SKY와 겨뤘던 부산대, 경북대 등은 연구중심대학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학생들에게 수도권 중하위 대학보다 관심을 덜 받는 상황에서 연구역량을 향상시키기는 어렵다. 지역에 있는 국립대학이 지역 및 국가 성장 동력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국가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대통령이 강조하고 교육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뒤를 받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3가지 제안을 한다. 첫째, 교육자유특구는 첫 시도인 만큼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지방의 자원 융합으로 교육자유특구를 만들려면 중앙에서 방향을 잡아주는 부처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현재 대통령실의 교육비서관만으로는 업무의 양과 폭, 조정에 한계가 있으니 교육과 지역균형개발 정책을 전담할 수석의 신설을 권한다.

둘째, 교육부 전문 인력의 지방 배치다. 상당수 지방정부에는 교육 전문가가 없을 뿐 아니라 ‘교육은 내 일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전 정부의 지자체 대학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RIS) 시행으로 대학이 지역에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 방침은 30조원에 달하는 대학육성 정부 지원 자금을 순차적으로 지방에 내려보내 지방대학 육성의 권한을 지방에 넘기는 것이다. 정부의 의지와 자금을 지방에서 제대도 받아낼 환경을 만들지 못한다면 교육자유특구는 성공할 수 없다. 교육부의 전문 인력들을 지방에 배치해 지방정부의 교육정책 수립을 도와야 하는 이유다.

셋째, 창의성이다. 교육자유특구에는 지방 명문 초중고교와 대학도 있어야겠지만 핵심은 교육의 본령에 맞는 교육을 통해 미래 세대의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다. 다행히 대구, 제주에서 국제 바칼로레아(IB) 교육 확산을 통해 진학 위주의 교육을 벗어나려는 시도가 교사 학생 학부모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IB 같은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을 지역 자원의 결합을 통해 발전시키려면 창의성은 필수다. 스마트, 디지털, 체덕지(體德智) 등 미래 세대의 역량과 인성을 키워주는 교육 방법의 다양한 융합이 필요하다. 공부만 잘하는 학교 만들기 경쟁은 교육자유특구의 본래 취지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며 사교육이 발달한 수도권 학교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에듀플러스#교육자유특구#교육과 지역발전의 융합#지역균형발전#창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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