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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횡설수설/박중현]13월의 월급은 옛말… 작년 연말정산 393만 명이 토해냈다

입력 2023-01-24 21:30업데이트 2023-01-2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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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게는 100만 원 넘는 세금을 연초에 돌려줘 ‘13월의 보너스’로 불리던 연말정산. 요즘 다수의 월급쟁이들에게 연말정산이 반갑지 않은 ‘신년 세금폭탄’으로 바뀌고 있다. 2021년 근로소득에 대한 작년 초 연말정산 결과 세금을 조금도 돌려받지 못하고, 오히려 더 낸 직장인이 전체 근로소득 신고자의 19.7%인 393만4600명이었다. 1인당 평균 97만5000원, 총 3조8373억 원의 세금을 추가로 납부했다. 세금을 일부라도 돌려받은 근로자는 67.7%다.

▷연말정산 결과 내야 할 근로소득세보다 원천 징수된 세액이 적을 경우 세금을 더 내는 일이 벌어진다. 월급은 올랐는데 이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년 달라지는 소득공제 항목도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분 정산 때에는 평균임금 상승률이 1.2%로 낮고, 공제 혜택이 일시적으로 커져 세금을 돌려받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2021년분 정산에선 임금이 3.9% 오르고, 공제 혜택이 줄면서 추가로 세금 낸 사람이 전년보다 42만 명 증가했다. 다만 소득이 낮은 근로자 35.3%는 근로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았다.

▷막 시작된 2022년분 연말정산 결과도 불안하다. 작년 근로자의 임금 상승률은 3.8%로 높은 세율 구간에 새로 진입한 근로자가 적지 않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공급망 갈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5.1%나 올라 실질소득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이다. 높은 물가 때문에 구매력이 줄었는데도, 화폐로 표시된 ‘명목소득’이 늘어 소득세를 더 내게 되는 전형적인 ‘인플레이션 세금’ 현상이다.

▷같은 직장, 비슷한 월급을 받는 동료가 세금을 돌려받았다면서 좋아하는데 자신은 세금을 더 토해내야 한다면 큰 손해를 본 것처럼 느끼게 마련이다. 2015년 초 터진 ‘연말정산 파동’이 그런 경우였다. 출산·다자녀가구, 독신가구의 공제 혜택을 줄인 소득세법 개정으로 동료 근로자보다 세금을 더 내게 된 월급쟁이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박근혜 정부가 사과하고, 연봉 5500만 원 이하 근로자 541만 명에게 8만 원씩 세금을 돌려줬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기가 쉽지 않았다.

▷세금 나갈 일은 늘었지만 연말정산 자체는 쉬워졌다. 국세청은 신용·체크카드, 현금영수증 결제 내역, 기부금 액수 등 소득공제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료를 간소화 서비스로 제공한다. 올해는 신용카드·대중교통 결제, 무주택 가구주가 집을 얻느라 대출한 금액 등의 공제 혜택이 늘었다. 꼼꼼히 혜택을 챙겨 한 푼의 세금도 억울하게 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박중현 논설위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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