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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다문화 청소년 지원 교육법 개정해야[기고/성상환]

성상환 서울대 독어교육과 교수·한국다문화교육학회장
입력 2022-05-16 03:00업데이트 2022-05-16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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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환 서울대 독어교육과 교수·한국다문화교육학회장
최근 다양한 이주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선 다문화 학생들이 몰려드는 밀집학교가 생기는 등 교육 정책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2008년 3월 제정된 ‘다문화가족지원법’에 따라 교육적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초·중등교육법’에는 다문화가족의 구성원인 아동, 청소년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여전히 미비한 실정이다. 다문화 학생들을 맞춤형으로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미약하여 교육수요의 변화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셈이다.

국내에서 출생하지 않은 다문화가정 중도입국 자녀들의 경우 정규학교 바깥에 있는 경우가 많고, 2020년 통계에 따르면 탈북청소년까지 포함한 이주배경 청소년은 약 27만 명으로 추산된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이주배경을 가진 학생들은 한국 사회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 성장시킬 의무가 있다.

다문화교육은 형평성과 다양성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교육의 형평성은 모든 학생이 기본적인 학업능력을 습득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제공받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적 의미에서의 ‘형평성’은 투입된 자원의 양이 아니라 그 결과에 따라 성공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 교육정보나 복지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이주배경 아동들은 한국의 다른 아동들과 근본적으로 동일한 출발선상에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주배경을 가진 아동과 한국의 아동에게 똑같이 피자 한 조각씩을 나누어 주는 것을 교육의 형평성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의 교육당국은 이러한 이주배경을 가진 아동들이 빠른 시일 내에 한국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통해 이들이 공교육에 빨리 진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교육의 다양성’ 차원에서 다문화 이해 교육을 통해 아동들과 성인들을 대상으로 세계시민의식과 다문화적 감수성을 고양시킬 필요도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다문화 환경 변화를 반영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이 절실하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유관기관들이 서로 연계해 다문화 학생의 교육기회를 보장하고 언어교육, 학교생활 지원, 진로지도 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다문화 학생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다문화교육지원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 필요도 있다. 교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연수, 다문화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한 내용들이 지역의 자원과 연계되어 통합적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방향으로 초·중등교육법이 개정되면 한국의 다문화 교육정책이 보다 선진화되어 글로벌 다문화사회를 위한 인프라가 구축될 것이다.

올해 4월 ‘LG와 함께하는 동아다문화상 시상식’에서 이주배경 청소년 4명도 수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필자는 심사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많은 다문화가족과 다문화청소년들이 어려운 삶의 과정에서도 묵묵히 성장해 오며 사회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사례들을 목격했다. 이제 급증하는 이주배경 청소년을 위해 관련 기관들이 어느 때보다 집중적이면서도 체계적인 지원정책을 펼쳐야 한다.


성상환 서울대 독어교육과 교수·한국다문화교육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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