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사무실 생수’ 미스터리…결근 뒤 숨진 막내직원 집에선 독성 약병 발견

조응형 기자 , 김윤이 기자 입력 2021-10-21 03:00수정 2021-10-2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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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독성물질 고의 첨가 여부 조사
숨진 직원은 극단 선택 추정
© 뉴스1
서울 강남의 한 회사에서 팀 동료 2명이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신 뒤 의식을 잃고 쓰러진 데 이어 다음 날 무단결근한 같은 팀 막내 직원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직원 집에선 독성물질이 든 약병이 다수 발견됐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18일 오후 2시경 서울 서초구의 한 풍력발전업체 사무실에서 남녀 직원 2명이 뚜껑이 열린 채 책상 위에 있던 생수병의 물을 마시고 호흡곤란을 호소하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들은 “물맛이 이상하다”는 말을 한 뒤 1시간 차이를 두고 차례로 쓰러졌다고 한다. 생수는 회사에서 대량으로 구매해 비치해둔 것이었다.

경찰은 누군가 생수에 고의로 독성물질을 탔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직원들이 물을 마셨을 당시 병이 이미 개봉된 상태였던 점 등으로 미뤄 생수 자체의 문제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2주 전에도 직원 1명이 음료를 마신 뒤 고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직원들이 쓰러진 다음 날인 19일 “막내 직원 A 씨가 오늘 출근하지 않았다. 그 직원도 쓰러져 있을 수 있으니 확인해 달라”는 신고를 받았다. 경찰은 이날 오후 A 씨 집을 찾아 그가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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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 집에는 여러 종류의 독성물질이 든 약병이 여러 개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확보한 A 씨의 휴대전화 2대 중 1대에는 독극물 관련 검색을 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타살 흔적이 없어 A 씨가 독극물을 마시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A 씨의 사망과 같은 팀 선임 직원 2명이 생수를 마시고 쓰러진 사건 간의 연관성을 수사하고 있다. 여성 직원은 현재 의식을 회복했고 남성 직원은 아직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 집에서 발견된 약병 속 독성물질과 직원 2명이 마신 생수병 안에 있던 물질이 같은 것인지를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도 의뢰했다.

A 씨의 집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 씨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통해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필요에 따라 회사 직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사무실 생수#독성물질#생수#독성 약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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