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임대차 3법 1년, 깡통 전세로 내몰리는 세입자들

동아일보 입력 2021-07-14 00:00수정 2021-07-1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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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빌라 중 전세금이 매매가 이상인 ‘깡통 전세’가 3채 중 1채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빌라의 깡통 전세 비율은 31%로 재작년 13.4%, 작년 16.9%에 비해 2배 전후 수준으로 급증했다. 해당 빌라가 경매에라도 부쳐지면 세입자는 전세금을 떼이기 때문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급등한 아파트 전세금을 감당 못해 빌라를 찾는 세입자들은 위험한 전세인 줄 알면서도 계약하고 있다. 지은 지 2, 3년 이내의 신축 빌라가 나오면 전세금이 조금 비싸 보여도 일단 가계약금부터 보낼 정도로 세입자 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깡통 전세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금반환보증보험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작년부터 올해 5월까지 깡통 전세여서 전세금반환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된 건수는 1154건으로 전체의 40%나 된다. 또한 매물 부족으로 깡통 전세 계약을 맺는 세입자가 늘어나자 사기 사건까지 발생하고 있다. 매매가보다 높은 전세금 계약에 성공하면 집주인이 빌라를 경매에 부쳐버리는 것이다.

전세 매물 축소와 전세금 상승은 정부의 책임이 크다. 지난해 7월 말 전격 시행된 계약갱신요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때문에 예비 세입자들은 줄을 서서 전셋집을 구경해야 할 정도였다. 1주택자에게 사실상 자기 집에서만 살라며 전세자금 대출을 제한하는 것도 임차인이 선택할 수 있는 전세 매물의 수를 줄이는 요인이다. 작년 6·17대책에서 정부가 내놓은 ‘재건축 조합원 2년 실거주’ 규제도 전세시장 위축 등 부작용만 쏟아낸 끝에, 그제 국회에서 해당 법안의 관련 규정이 삭제됨으로써 백지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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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 전세 세입자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나 신혼부부인 경우가 많다. 전세금은 이들의 전 재산이나 마찬가지다. 매매가의 80% 이하가 비교적 안전한 전세다. 이런 전셋집을 고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정부는 임대차 3법과 1주택자 전세자금 대출규제의 완화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깡통 전세#임대차 3법#1주택자 전세자금 대출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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