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원명부 유출” 나경원 “음모론”… 野 막판 진흙탕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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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30만명에 이준석 비방 문자”… 계파논란 공격받던 이준석, 중진에 역공
나경원-주호영 “우린 아니다” 반박
이준석 “나경원의 윤석열 배제론 발언, 망상”
나경원 “유례없는 모욕… 막말 자제를”, 경쟁가열속 당원투표율 첫날 25.8%

국민의힘 선관위 “명부 유출의혹, 결론 못내” 국민의힘 황우여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오른쪽)과 정양석 준비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관위 비공개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 대표 선거전에서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이 
불거지면서 후보들 간 설전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선관위 “명부 유출의혹, 결론 못내” 국민의힘 황우여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오른쪽)과 정양석 준비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관위 비공개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 대표 선거전에서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이 불거지면서 후보들 간 설전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전에서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이 불거져 후보들 간 책임 공방이 벌어지는 등 진흙탕 싸움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처벌을 받을 사안”이라며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진상 규명과 윤리위원회 회부를 촉구했고,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 측은 “명부를 유출하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당내에선 ‘유승민계’ 논란으로 공격받던 이 전 최고위원이 이 사건을 ‘중진들의 구태정치’ 프레임으로 대대적인 공세를 취하면서 선거전 막판의 공수가 뒤바뀌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 당원 명부 유출 의혹으로 공수 전환

이 전 최고위원은 7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른 후보 측에서 (당원) 명부가 유출돼 보수단체에 있는 개인이 30만 명 넘는 당원한테 문자를 뿌린 정황이 발견됐다”며 “노골적인 이준석 비방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떻게 당원의 개인정보를 특정 캠프에서 보수단체 측에 넘길 수 있느냐”며 “심각한 문제다.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처벌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전날 나 전 의원이 “아무 근거 없이 음모론을 펴고 있다”고 공격하자 “나 후보만 발끈하는 것이 의아하다”며 나 전 의원을 겨냥하기도 했다.

나 전 의원과 주 의원은 같은 방송에 출연해 유출 의혹을 일제히 부인했다. 나 전 의원은 “캠프를 다 조사해봤다. 그런 것이 유출된 적이 없다. 선관위에 수사 의뢰하는 것도 찬성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특정 캠프’ 운운하면서 의도해서 네거티브를 한 것처럼 이 문제를 이슈화하고 우리 캠프와 연관시키는, 이런 정치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주 의원도 “우리 캠프에서 점검을 했는데 전혀 그런 일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당원 명부 유출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비방 문자를 돌린 당사자가 전화를 받지 않고 잠적해 사실관계를 규명하지 못했다. 당 선관위가 강제 수사권도 없는 상황이라 누가 유출했는지를 두고 선거전 막판까지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윤석열 배제론’으로 “망상” vs “모욕”

8일까지 당원 대상 투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당원이 당 대표 및 최고위원 모바일 투표를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8일까지 당원 대상 투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당원이 당 대표 및 최고위원 모바일 투표를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배제론’을 두고도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나 전 의원이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후보의 발언을 종합했을 때 사실상 윤 전 총장을 야권 대선 후보군에서 배제한 것”이라고 한 것과 관련해 이날 이 전 최고위원은 “젊은 사람들이 보기에 뇌피셜이라고 한다. 망상에 대해서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의 대리인이라도 되는 양 얘기하는 자체가 윤 전 총장과 소통이 있는 게 아니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은 “망상 운운한 사실은 굉장히 모욕적인 발언이다. 정치를 오래했지만 이렇게 모욕적인 발언은 참 유례가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날 열린 TV토론에서도 나 전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의 말이 좀 거칠다. 앞으로 당대표가 되면 막말 등의 언행을 자제할 생각이 있나”라고 묻자, 이 전 최고위원은 “망상이 어떻게 막말이냐. 후배에게 막말 프레임 씌우는 것이 얼마나 저열한 정치인지 지적할 필요도 없다”라고 받아치며 감정싸움으로까지 불거졌다.

국민의힘은 7일부터 이틀간 책임당원 등 선거인단 32만9000여 명을 대상으로 당 지도부 선출 투표에 들어갔다. 30%가 반영되는 국민여론조사는 9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며 당원 투표(70%)와 합산한 최종 결과는 11일 오전 발표된다. 7일 당원 투표율은 25.83%로 집계돼 “역대급 투표율이 나올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최근 10년간 가장 투표율이 높았던 건 새누리당 시절 김무성-서청원 양강 구도가 형성됐던 2014년 7·14 전대의 31.7%였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이준석#나경원#막판 진흑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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