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1초에 10경 번 연산”… 인간 뇌 가까운 AI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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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달러 투자 ‘초거대 AI’ 개발… 올 하반기 1차 공개 목표

1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LG 인공지능(AI) 토크 콘서트에 나온 배경훈 LG AI연구원장. LG그룹 제공
1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LG 인공지능(AI) 토크 콘서트에 나온 배경훈 LG AI연구원장. LG그룹 제공
LG가 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에 나선다. 인간 두뇌 상위 1%인 ‘박사급’ 인재에 해당하는 똑똑한 학습 능력을 갖춘 AI다. 창작도 하고, 논문도 쓰고, 더 나아가 차세대 배터리 소재도 발굴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뛰어든 초거대 AI 개발에 제조업체가 뛰어든 것은 LG가 처음이다.

17일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온라인으로 진행한 LG AI 토크 콘서트에서 “1000억 원 이상의 추가 투자를 통해 새로운 딥러닝 시대를 열어갈 초거대 AI 개발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투자 규모는 약 1억 달러(약 1134억 원)다.

LG는 ‘슈퍼카를 닮은 로봇 청소기 디자인’이라는 키워드만으로 디자인 시안 수백 개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의 창조적 초거대 AI 개발을 구상 중이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터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다.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자율적이고 종합적으로 사고, 학습, 판단할 수 있다. 인간의 뇌에서 뉴런 간 정보 전달 통로 역할을 하는 시냅스의 역할을 할 인공신경망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대폭 늘려 지능을 대폭 향상시켰기 때문이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과 오픈AI 등 연구기관들은 파라미터 수를 늘려 인간의 뇌(시냅스 100조 개)에 도전해 왔다. 2018년 AI2, 구글AI 등이 선보인 인공지능의 파라미터 수가 9000만∼3억 개 정도였다. 지난해 미국 AI연구소인 오픈AI가 공개한 초거대 AI ‘GPT-3’는 1750억 개의 파라미터를 갖고 있어 자연스러운 대화나 에세이, 소설 창작까지도 가능하다.

LG AI연구원은 GPT-3의 3배에 해당하는 6000억 개의 파라미터를 갖고 있는 초거대 AI를 올 하반기(7∼12월)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내년 상반기(1∼6월)에는 조 단위의 파라미터를 갖춘 초거대 AI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1초에 9경5700조 번의 연산 처리가 가능한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해 ‘박사급’(상위 1% 인간 전문가)의 학습 능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가 초거대 AI 개발에 뛰어든 것은 AI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줄 ‘특급 인재’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LG는 초거대 AI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상담을 돕도록 하거나 차세대 배터리, 고효율 발광 분야 신소재 발굴에까지 활용할 계획이다. 초거대 AI가 250년간 누적된 화학 분야 논문, 특허를 자동으로 분석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LG AI연구원은 또 향후 항암 백신,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에 초거대 AI를 활용하고, 직접 디자인 시안을 그릴 수 있는 창조적 초거대 AI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등 국내외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초거대 AI 개발에 이미 뛰어든 상태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최근 서울대와 함께 연구진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초대규모 AI 연구센터’를 짓고 수백억 원 규모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카카오도 초거대 AI 개발에 손잡기로 하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초거대 인공지능(AI)란
인간 상위 1% 전문가 수준의 지능을 가지고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 가능한 AI. 사람의 뇌에 비견되는 인공신경망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수천억 개로 늘려 사람 뇌(100조 개의 시냅스)에 가까운 것이 특징이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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