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 기준 4300 넘은 건 처음
작년 수출액 최다 반도체가 주도
李대통령 中방문 게임株 등 훈풍
상승보다 하락 종목이 더 많아… 내수 부진-고환율 리스크 우려도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4,309.63)를 기록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이 나오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새해 첫 거래일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반도체 수출에 실적 호조 기대감이 커진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나란히 신고가 기록을 썼다.
다만 반도체를 제외한 여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등락이 엇갈렸다. 반도체에 치우친 양극화 회복이 실물 경제뿐만 아니라 증시에서도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반도체 끌고, 소비재 밀며 사상 최고가 달성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27%(95.46) 오른 4,309.63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4,300을 넘어선 건 처음이다. 코스피는 장중 4,313.55까지 상승하며 장중 고점 신기록도 세웠다. 전 거래일보다 2.17%(20.10) 상승한 코스닥은 945.57로 마감했다. 새해 첫 거래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가장 최근에는 동학개미 열풍이 불며 국내 주식 ‘사자’ 분위기가 강했던 2021년 1월 4일(2,994.45)이다.
반도체가 이날 증시를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7.17% 상승한 12만8500원으로 마감했다. 2024년 11월 15일(+7.21%)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SK하이닉스(+3.99%), 삼성전자 우선주(+5.83%) 등도 크게 상승했다. 시총 기준 삼성전자는 837조7015억 원, SK하이닉스는 492조8576억 원으로 덩치가 커졌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일본 시총 1위 도요타자동차(53조79억 엔·약 489조 원)를 제치는 이색 기록도 세웠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1734억 달러·약 250조3896억 원)이 역대 최대액을 경신한 것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붓는 경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8일 삼성전자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장비 기업 주가로도 훈풍이 확산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 대한 기대감으로 소비재 기업 주가도 상승했다. 특히 게임, 엔터테인먼트 기업인들이 이 대통령과 함께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두고,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 조치)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퍼졌다. 하이브(+4.85%), JYP엔터(+6.75%), 아모레퍼시픽(+6.19%) 등의 주가가 상승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외국인 매수세가 상승을 주도했다. 코스피에선 외국인이 7127억 원 순매수하고 개인은 4766억 원, 기관은 2730억 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313억 원, 899억 원씩 순매수하고 개인은 2150억 원 순매도했다. ● 하락 종목 多, 고환율 등 리스크 여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하락 종목이 더 많은 탓에 온도 차가 컸다. 이날 코스피에서 하락한 종목이 523개로 상승한 종목(374개)보다 많았다. 실물 경기뿐만 아니라 증시에서도 치우침 현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 수출이 좋아서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리기는 하지만 내수가 부진한 상황”이라며 “실물 경제, 환율, 증시가 모두 따로 움직이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고환율도 리스크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8원 오른 1441.8원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 순매수에 나섰지만 1440원대로 반등한 것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환율은 미국과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 차이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다시 오를 수 있다”며 “환율이 오르면 환차손 우려로 외국인 투자 심리가 위축돼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아시아 주요 증시도 상승 마감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1.33%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중국 공장에 미국산 장비 반입을 허가받은 TSMC 주가가 2% 넘게 올랐다. 홍콩 항셍지수도 2.76% 상승했다. 이날 일본과 중국 증시는 휴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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