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바다-문화교류 복원”… 中과 서해구조물-한한령 해결 의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1월 3일 01시 40분


위성락, 李 방중 앞두고 브리핑
“핵잠 도입, 북핵 대응 차원 설득”
中에 남북대화 협조 요청도 시사
日과거사 공동대응 요구엔 거리두기
李대통령, 中서열 1~3위 만날 예정

“한중 관계의 전면 복원에 걸맞게 서해를 평화와 공영의 바다로 만들어나가고, 문화 콘텐츠 교류도 점진적 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 중국 방문의 목표 중 하나로 “한중 간 민감 현안의 안정적인 관리”를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서해 구조물 설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 조치)’에 대한 진전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에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등 청구서를 내민 가운데 정부도 한국이 중시하는 핵심 이슈를 강조한 셈이다.

4일부터 3박 4일간 중국을 찾는 이 대통령은 5일 시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을 비롯해 서열 2위인 ‘경제사령탑’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 서열 3위 자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장까지 중국 권력 서열 1∼3위를 모두 만날 계획이다.

● 靑 “서해를 평화와 공영의 바다로”

위 실장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서 중국이 무단으로 설치한 서해 잠정조치수역(PMZ) 구조물에 대해 “지난해 11월 경주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때에도 논의된 바 있고 이후로도 실무협의가 진행된 바 있다”며 “협의 결과를 토대로 진전을 보기 위해 계속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한령에 대해선 “한한령 자체가 없다는 게 중국 측 공식 입장이지만 우리가 볼 땐 상황이 좀 다르다”며 “문화교류 공감대를 늘려가며 문제 해결에 접근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중국이 우려를 표명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에 대해선 북한의 핵잠 도입 대처를 명분으로 중국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핵무기를 탑재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전략핵잠수함(SSBN)을 공개한 것에 대해 “(북한) 잠수함은 핵 추진일 뿐 아니라 핵무기를 장착해 발사할 수 있는 형태”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핵잠 역량이 있고 (핵잠 도입은) 그런 것에 대처하는 것이라고 잘 설명해서 납득시키려 한다”고 했다.

위 실장은 “한중 양국 모두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한중 관계의 전면적 복원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도록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하겠다”고 했다.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협조를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한중 정상회담 공동성명 채택 여부에는 “공동 문건을 준비하거나 협의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이 요구하는 대만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엔 원칙적 대응 방침을 내비쳤다. 위 실장은 일본과 중국 간 갈등에 대해 “우리는 중국과, 일본과 좋은 관계를 가지려 하고 주변국과 갈등보단 대화와 협력이 증진되고 있다는 입장”이라며 “한국은 한중일 세 나라 간 협력을 증진하는 협력 사무국이 있는 나라”라고 했다. 중국 측이 “일본의 일부 정치 세력이 역사를 후퇴시키고 있다”며 공동 대응을 요구한 것에도 거리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 李, 中 권력서열 1∼3위와 모두 만나

이 대통령은 4일부터 3박 4일간 중국을 방문한다. 4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동포들과 만찬 간담회를 갖는다. 5일 오후에는 시 주석과 정상회담, 국빈 만찬을 가진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 산업, 기후 환경, 교통 분야 등 10여 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이 대통령이 참석하는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200여 명의 경제사절단도 함께한다.

6일에는 자오러지 상무위원장과 면담한 뒤 리창 총리와 오찬을 갖는다. 7일엔 백범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100주년을 맞아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찾을 계획이다.

한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위 실장은 “2개월 만에 상호 국빈 방문이 이뤄진 것이자 양국 모두에 있어 올해 첫 국빈 정상외교 일정”이라며 “한중 관계 발전에 있어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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