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란에 車업계 ‘셧다운’ 현실화… 현대차도 생산 차질

서형석 기자 , 세종=구특교 기자 입력 2021-04-09 03:00수정 2021-04-09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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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1공장 조업 멈추고 쌍용차 평택공장 전면 가동중단
정부, 대만에 공급요청했지만 난항…美 등 글로벌 확보 경쟁도 가열
제조업 생산 14% 차지 기간산업…반도체 부족에 도미노 파장 우려
“정부가 물량 확보전 적극 뛰어야”
반도체 대란에 자동차산업 ‘셧다운’


《자동차 필수 부품인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난이 심상치 않다. 현대자동차의 일부 공장과 쌍용자동차가 반도체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했고, 현대차의 다른 공장을 비롯한 모든 국내 자동차 업체들도 반도체 수급에 맞춰 생산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자동차 산업은 견조한 내수 및 해외 판매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 됐지만 올해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수출과 고용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확보 경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차량용 반도체의 98%를 해외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보인다.》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국내에도 닥치면서 ‘반도체 셧다운’에 따른 한국 경제 충격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차량용 반도체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지만 정부는 지금까지도 뾰족한 대책이 없는 모습이다.

자동차 산업은 국내 제조업 생산액의 13.6%, 고용의 11.4%를 차지하는 기간산업이다. 반도체 공급난이 올해 내내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산업의 타격이 한국 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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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는 이날부터 평택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공장은 16일까지 멈춰선다. 극심한 자금난으로 2월부터 가동에 차질이 있었지만 반도체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한국GM 보령공장(자동변속기 생산)은 4월에 총 9일만 공장을 돌리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도 위기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에 들어가는 카메라 반도체 부족으로 울산1공장 가동이 14일까지 중단된 데 이어 주력 차종인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도 감산 및 조업 중단을 두고 노사 협의 중이다. 울산3공장(아반떼 생산)은 반도체를 공급하는 일본 르네사스가 공장 화재로 납품을 줄이면서 생산 중단 직전까지 갔다. 가까스로 대체품을 구해 생산 중단은 피했지만 언제 공장이 멈춰서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기아는 SUV, 준대형 세단 등 잘 팔리는 차에 반도체를 몰아줘 공급난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반도체 물량이 더 줄면 이조차 실행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이 와중에 노사 갈등까지 겪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할 경우 회사가 임금을 어디까지 보전해 줄지를 두고 노사가 대립하고 있다. 사측은 “닷새간 휴업하면 일하지 않아도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노조 측은 반도체 부족 장기화로 휴업이 길어지면 임금 감소 폭이 커질 수 있다며 거부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에 비해 규모가 작은 부품 업체들의 고통은 더 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최근 국내 자동차 부품사 53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업체의 49.1%가 운영자금 문제가 심해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 국내 자동차 부품사 53곳에 부품 생산에 있어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영향을 미치는지를 묻자 48.1%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수만 개의 부품을 조립해 생산하는 특성상 부품 하나라도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생산 전체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반등을 노리는 한국 경제 전체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및 부품 수출액(560억 달러)은 한국 전 수출의 10.9%를 차지하며 반도체(991억 달러)에 이어 수출 2위였다. 제조업 생산액과 고용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간산업이라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경제성장률 반등에도 차질이 온다. 이미 미국은 한파 및 반도체 부족에 따른 자동차 수출 감소로 2월 무역적자(870억7100만 달러)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현실화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 산업 당국은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주대만 한국대표부와 KOTRA 등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대만반도체협회를 접촉했지만 “수급 물량 등의 결정은 TSMC 등 회원사가 갖고 있어 도움을 주기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 미국 백악관은 이달 12일 국가 안보와 경제 담당 보좌관들이 참석하는 반도체 수급 대응 긴급회의를 열며 반도체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부 주도로 대책회의를 한다고 해 알아봤더니 현황 파악 자료 외에는 사실상 대책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선진국들이 앞다퉈 반도체 확보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뛰지 않으면 물량 확보는 어렵다”며 “최대 생산국인 대만을 설득하고 우방국 협력에 나서는 등 다각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 세종=구특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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