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문제만 지적한다고 아내에게 야단맞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23일 17시 26분


해수부서 마지막 업무보고
“칭찬하려면 너무 많아서…말 없으면 잘한 것
우리는 머슴…주인의 이익에 부합되게 일해야
국회·언론·시민단체 얘기 잘 새겨들어야
시정 점검위해 업무보고 6개월뒤 또 할것”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해수부(해양경찰청)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해수부(해양경찰청)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제 아내도 ‘잘한 일을 자꾸 칭찬해야지 문제 있는 것만 지적하면 되느냐’고 야단쳤다”고 말했다. 그동안 생중계로 진행된 부처별 업무보고에서 일부 기관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질책이 ‘망신 주기’에 해당한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 해양수산부 청사에서 열린 해수부 업무보고에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보고회 마지막이니까 (설명하자면) 사실 제가 문제가 있으면 지적할 텐데, 말이 없으면 잘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잘한 것을 칭찬하려면 너무 많아서 그런 것이니까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저는 (여러분이 올린) 보고서 안에서 질문하는데, 자기가 보고서라고 써서 상신했으면 자기가 써놓은 글자 의미는 최소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아마 실무자가 썼고, 과장이 챙겼을 것이고, 국장이 점검했을 것이고 실장이든 차관·장관을 거쳐서 (보고서를) 봤을 텐데 그 과정에서 책임져야 할 사인한 그 문서의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르면 말이 되겠느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생중계 업무보고 형식에 대한 지적엔 “제가 업무보고라는 형식으로 재미있게 국민께서 관심을 가지라고 (생중계를) 하다 보니 ‘대통령이 참 경박하게 저렇게 장난스럽게 하냐’ ‘권위도 없다’ ‘품격도 없다’는 비난도 있기도 하다”면서도 “그게 잃은 점이라면 한편으로는 ‘재밌다’거나 관심을 제고하는 것도 성과”라고 밝혔다.

이어 “공무라는 것이 딱딱한 남의 일이라 (국민이) 관심을 갖기 어려운 데, 관심을 갖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며 “우리는 본질적으로 대리인이고 머슴이다. 주인의 이익에 최대한 부합하게 일을 해야 하고, 그 과정을 주인에게 잘 보여줘야 한다. 우리가 당당히 일을 잘하면 숨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직사회를 향해 “야당과 국회, 언론, 시민단체의 비판적인 전문가들이 하는 얘기를 잘 새겨서 받아들여라. 잘못된 게 있으면 시정하고 좋은 제안이면 받아들여라”라고 주문했다.

6개월 후 생중계 업무보고 재추진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6개월 뒤에 (업무보고를) 다시 하려고 한다”며 “그때 업무보고를 하면 주로 기존에 지적됐던 것들, 시정되지 않고 남아있는 것 위주로 챙기게 되지 않을까 싶다.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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