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만에 반토막 난 비트코인 “최악의 하루, 크립토 윈터에 빠져”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7일 01시 40분


심리적 저항선인 7만 달러 붕괴
트럼프 취임 이후 상승분 모두 반납
워시 쇼크-AI發 위험회피 심리 영향
베선트 “시장개입 안해” 하락 부추겨

6일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심리적 저항선인 7만 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친(親)가상화폐 정책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지난해 10월 미중 무역갈등 격화에 따른 거시경제 불안으로 한 차례 폭락한 비트코인 값은 인공지능(AI) 거품 우려로 촉발된 기술주 매도세 등이 겹치며 급락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 후보자가 통화 긴축에 나설 수 있단 시장의 우려도 가상화폐 폭락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한국 시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6만6656달러로 24시간 전보다 5.4% 급락했다. 앞서 오전 9시 20분에는 6만74달러까지 추락했는데, 이는 2024년 9월 이후 1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암호화폐 업계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침체기인 이른바 ‘크립토 윈터(암호화폐의 겨울)’에 깊이 빠져들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2년 암호화폐 폭락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가상화폐 시총 2위 종목인 이더리움도 이날 2000달러 선이 붕괴된 데 이어 한때 1745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소폭 반등해 오후 2시 기준 1956달러에 거래됐다. 암호화폐 폭락은 디지털 자산 보유 기업들의 주가까지 끌어내렸다.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매입한 스트래티지 주가는 이날 17.1% 급락했다.

지난해 10월 6일(미 동부시간 기준) 12만621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비트코인 값은 올해 들어 30%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중국 100% 추가 관세를 발표하며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자 비트코인 값은 하루 만에 11만 달러 선으로 내려앉았다. 이후 3개월 넘게 꾸준한 하락세를 보인 비트코인 값은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50% 이상 급락한 상태다.

비트코인 가격을 지지해 왔던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지난해 10월 이후 매달 수십억 달러의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도이치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70억 달러, 지난해 12월 20억 달러가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빠져나간 데 이어 올 초에도 30억 달러 이상이 유출됐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따른 거시경제 불안과, 빚을 얻어 무리하게 투자하는 행태가 맞물리며 가상화폐 값이 추락했다고 5일 진단했다. 불안심리로 주식, 채권 등 자산시장이 흔들리자 투자자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가상화폐를 한꺼번에 팔아치우고 있다는 것. 웨니 카이 신퓨처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가상화폐 시장이 거시경제 지표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가상화폐가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급등할 거라는 안일한 믿음은 끝났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일각에선 ‘워시 쇼크’와 AI발 위험 회피 심리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과거 매파 성향을 보인 워시 지명자가 통화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이 가상화폐 폭락의 한 원인이 됐다는 것.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해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됐다”며 “이에 더해 AI 기술이 소프트웨어 산업을 대체할 거라는 우려로 기술주 약세가 나타난 점도 가상화폐 시장엔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4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발언도 가상자산 하락을 부추겼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미 의회 청문회에서 “정부가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시장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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