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넷플릭스에 케이팝데몬헌터스, 흑백요리사2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 90년대를 추억하는 게이머들에게 추억 여행을 선물해주는 다큐멘터리가 연이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게임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게임 시장을 개척했던 개발자들을 다룬 세이브 더 게임과 일본이 종주국이었던 버추어파이터3 세계대회에서 당당히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던 한국 게이머들을 다룬 1997 세계최강 아키라키드입니다.
요즘 유튜브 숏츠 등 짧고 재미있는 콘텐츠들이 워낙 많다보니 다큐멘터리는 지겹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지금 학부모가 된 40~50대들에게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내용들이라 반응이 상당히 뜨겁습니다. 지금이야 스마트폰만 붙잡고 있는 아이들에게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 부모가 됐지만, 그들 역시 예전에는 게임 하나에 열정을 불태우던 게이머였으니까요.
세이브 더 게임_출처 넥슨 재단
예전에 오래된 게임인 일랜시아를 끝까지 떠나지 않았던 이용자들을 조명해 주목을 받은 다큐멘터리 ‘내언니 전지현과 나’를 만들었던 박윤진 감독이 넥슨 재단과 손잡고 연출한 ‘세이브 더 게임’은 우리나라 게임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세운상가 시절로 시청자들을 안내합니다.
당시 멋도 모르던 고등학생에 불과했던 남인환 대표가 신검의 전설이라는 게임을 들고 세운 상가에 있던 아프로만이라는 유통사를 찾아갔던 일부터, 최초의 16비트 컴퓨터 게임 ‘폭스레인저’ 개발자 남상규, ‘그날이오면3’ 개발자 미리내소프트 정재성 대표, 한국 최초 상용화 머드 게임 ‘단군의 땅’을 개발하고, 카이스트 재직 시절 1세대 개발자들을 키워내 게임업계 대모로 불리는 장인경 대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로 유명한 이원술 대표, 창세기전으로 유명한 최연규 이사 등 지금까지 잊고 있었던 추억의 인물들을 줄줄이 소환합니다.
2부 ‘온 더 라인’에서는 요즘 세대들도 알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의 태동기를 다룹니다. 여전히 현역의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바람의 나라’, ‘리니지’를 개발한 송재경 대표도 나오고, ‘메이플스토리’ 초기 기획자 김진만 아트디렉터, ‘거상’ 개발자 김태곤 PD, ‘큐플레이’ 개발팀장 최영태 등이 등장해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이 전세계를 호령하던 시절을 추억합니다.
송재경, 이원술 등 1세대 개발자들과의 만남_출처 넥슨 재단 3부 ‘굿게임(GG), 한국의 게이머는 어떻게 탄생하는가’에서는 페이커로 대표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 프로게이머들의 탄생기를 다룹니다. 전 국민의 70%가 게임을 즐기고 있고, 특유의 집념과 열정으로 전 세계를 장악한 한국 게이머들의 특징을 문화심리학자와 함께 차근차근 분석해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한 시간을 선사합니다.
최근 SBS를 통해 방영되기도 한 ‘1997 세계최강 아키라키드’에서는 페이커 이전에 세계를 호령했던 한국 최초의 세계 게임 대회 챔피언 신의욱 선수를 다뤘습니다. 당시 15세의 나이에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었던 ‘버추어파이터3’ 대회에 참가해 일본인 선수를 모두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신의욱 선수와 마지막 결승전까지 그와 함께한 조학동 선수의 이야기는 지금봐도 각본 없는 드라마처럼 느껴집니다.
1997 세계최강 아키라키드_출처 SBS 일본에서 만들어진 게임인 만큼, 당시 세계 최강자들이 일본에 다 몰려 있는 상황이었고, 통역도 없었고, 조작 레버가 달라서 적응이 힘들었던 한국인이 높은 순위에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작할 때 “결승에서 만나자”라고 얘기하며 출발했던 두 선수가 일본 최강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결승전에서 만난 것은 ‘버추어파이터3’라는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가슴을 뛰게 만들만 합니다. 대회 후 신주쿠에서 일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50연승을 거둔 전설의 ‘신주쿠 사변’은 직접 영상에서 확인하시죠.
‘세이브 더 게임’은 넷플리스 공개 이전에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다큐멘터리 쇼케이스’에 초청돼 화제가 됐고, 최근에 공개된 ‘1997 세계최강 아키라키드’는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8.4%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그 시절을 추억하는 40~50 세대들뿐만아니라, 요즘 MZ 세대들에게도 ‘뉴트로’ 열풍을 타고 어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조학동 선수(왼)와 신의욱 선수(우)_출처 SBS 요즘 아이들의 큰 불만 중에 하나가 부모들이 게임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잔소리만 한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두 다큐멘터리 모두 넷플리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감상할 수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 “엄마, 아빠도 한 때 열정적인 게이머였다”는 것을 알려주는 추억 여행을 한번 떠나보시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