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못했던 ‘책 수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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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작가들 ‘언택트 소통’ 나서

유튜브에 올라간 작가 김금희의 북클럽 라이브방송. 그는 “책에 관심이 많은 분들을 위해 인스타그램을 소통 창구로 쓰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에 올라간 작가 김금희의 북클럽 라이브방송. 그는 “책에 관심이 많은 분들을 위해 인스타그램을 소통 창구로 쓰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튜브 캡처
주요 출판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맞춰 ‘북클럽’ 운영 방식을 바꾸고 있다. 북클럽은 일정액을 지불한 회원들에게 자사(自社) 책을 주고, 강연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멤버십 서비스다.

문학동네는 29일부터 모집 중인 북클럽 4기 회원들을 위해 온라인 강연회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오프라인 강연회를 준비했으나 코로나19가 심각해져 급하게 온라인 강연회로 바꾼 바 있다. 올해는 처음부터 언택트 상황에 맞게 강연회를 준비하고, 온라인 강연에 적합한 저자들을 섭외하기로 했다.

작가 김영하가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진행하는 북클럽을 통해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영하북클럽 인스타그램 캡처
작가 김영하가 인스타그램 라이브로 진행하는 북클럽을 통해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영하북클럽 인스타그램 캡처
또 저자, 번역가,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책을 끝까지 읽도록 서로 독려하는 온라인 완독 챌린지 ‘독파’를 시작할 계획이다. 함유지 문학동네 기획마케팅부 과장은 “코로나 때문에 오프라인 강연을 열지 못하는 단점도 있지만 책을 읽는 이들이 늘었다는 장점도 있다”며 “코로나 장기화로 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올해 북클럽 가입자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2011년 국내 단행본 출판사 중 처음으로 북클럽을 시작한 민음사는 다음 달 시작하는 북클럽 회원들을 위해 온라인 책 판매 행사를 준비했다. 기존 세계문학전집 등을 할인받아 살 수 있도록 회원들을 초대해 열던 오프라인 행사를 온라인으로 바꾼 것. 조아란 민음사 마케팅부 차장은 “기존 오프라인 행사는 장소와 시간 제약 탓에 참여하지 못한 회원들이 많았다”며 “온라인 행사로 바꿔 진행하면서 전국 각지의 북클럽 회원들이 함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엔 작가들도 온라인 북클럽을 속속 만들고 있다. 코로나로 오프라인 강연이 줄어든 상황을 극복하고 독자들과의 소통을 늘리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작가 김영하는 지난해 12월부터 북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북클럽은 인스타그램 ‘라방’(라이브방송)으로 진행한다. 약 1시간 동안 진행하는 방송에서 작가는 왜 이 책을 추천하는지 설명하고, 실시간으로 독자들의 질문에 답한다. 참가비가 없고 작가와 직접 소통할 수 있어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김영하가 올 1월 진행한 북클럽 방송의 동시 접속자는 3000명이 넘었다. 김영하가 1, 2월 라방에서 추천한 철학서 ‘자기 결정’(은행나무)과 에세이 ‘어린이라는 세계’(사계절)는 모두 베스트셀러가 됐다.

작가 김금희도 지난달부터 인스타그램에서 북클럽 ‘책보람’을 진행하고 있다. 김금희가 읽을 책을 정하면 팬들이 독후감을 쓴 뒤 해시태그를 달아 자신의 감상을 밝힌다. 그의 인스타그램은 팔로어가 1만 명이 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김금희는 “코로나로 자주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언택트에서 만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며 “앞으로도 제가 완전 좋아하는 책들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출판계는 코로나19에도 북클럽의 인기는 줄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출판평론가인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북클럽은 수없이 많이 쏟아지는 책 중에 좋은 책을 골라주는 ‘선정’의 역할과 작가와 독자, 독자와 독자를 연결하는 ‘연결’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며 “북클럽처럼 출판의 영역을 확장한 출판사와 작가들이 더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코로나#책 수다#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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