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재

이호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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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틈틈이 소설을 쓰며 스토리텔링에 천착한다. 숨소리까지 살아 숨쉬는 생생한 내러티브 기사가 넷플릭스 영상보다 가치 있는 컨텐츠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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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06-27~2024-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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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통위장 ‘탄핵-사퇴’ 악순환… 野 “이진숙 취임땐 즉시 탄핵”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직무대행 겸 부위원장이 26일 자신의 탄핵안 표결 직전 자진 사퇴하면서 방통위가 초유의 ‘0인 체제’에 직면했다. 대통령실은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를 먼저 임명하고 이 부위원장의 후임을 찾는 순으로 ‘8, 9월 MBC 등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로드맵을 계획대로 이행하겠다는 기류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임명도 되지 않은 이 후보자의 탄핵을 예고했다. 야당의 비정상적 탄핵 추진에 정부여당도 번번이 ‘사퇴-면직 재가’ 카드로 맞대응하면서 14개월 새 직무대행까지 포함한 7번째 수장이 물러나는 등 출구 없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방통위에선 여야의 힘겨루기가 장기화된 탓에 방송·통신·미디어 정책이 방치되고 각종 관련 정책 현안 대응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MBC 방문진 선임 둘러싼 여야 극한 전쟁 방통위 공백 사태는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를 비롯한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을 둘러싼 여야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다. 방통위 상임위원은 방문진 등 공영방송 이사진을 선임하는 권한을 갖는다. 방문진은 다음 달 12일, KBS는 다음 달 31일, EBS는 9월 14일에 각각 기존 이사들의 임기가 끝난다. MBC 사장 인사권을 가진 방문진 이사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야당은 친야 성향의 이사진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 하고, 여당은 친여 성향 인사로 교체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각자에 유리한 방송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셈법이다. 여당은 야당을 향해 “공영방송 장악 시도”라고 하고 야당은 대통령실·여당을 향해 “공영방송 강탈 시도”라고 하며 극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여권은 방통위 의결 최소 정족수인 ‘2인’을 어떻게든 채워 예정된 일정에 따라 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고, 이에 맞서 야당은 탄핵 등을 반복해서라도 이를 저지하려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 부위원장의 사퇴로 탄핵 추진은 불발됐지만 MBC 사장이 친정부 인사로 바뀔 수 있는 만큼 정부여당의 방문진 이사 교체를 지속적으로 막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강제 종결시키고 방통위의 의결정족수를 기존 2인에서 4인 이상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 속에 개정안은 재석 183명에 183명 찬성으로 가결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어떻게 해서든 공영방송 사장 교체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후 임명되더라도 결국 또 탄핵 절차를 밟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맞서 여권은 “민주당이 탄핵을 남발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그래도 기차는 간다. 아무리 탄핵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야당이) 이젠 알 때도 되지 않았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방통위와 공영방송이 민주당의 전유물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진숙-이상인 후임 동시 임명 가능성도” 대통령실은 이 부위원장의 후임 인선 시기 등을 놓고 고심 중이다. 대통령실 내에선 이 후보자 임명 후 부위원장 후임을 인선하는 방안이 우선 검토되고 있다. 한 여권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누굴 임명해도 곧바로 탄핵 절차에 들어갈 것을 고려해 아예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이 후보자와 이 부위원장 후임을 동시에 임명하고, 당일에 회의를 열어 이사진 선임을 통과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방통위가 KBS와 방문진의 이사 지원자 공모, 국민 의견 수렴 절차 등을 마친 만큼 이 후보자 취임 직후 이사 선임안이 의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 내부에선 주요 업무 중단으로 멈춰서면서 각종 정책 현안 대응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통위의 주요 현안 대부분이 상임위원들의 의결사항이기에 이 후보자 임명이나 이 부위원장 후임 인사 결정이 늦어지면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공영방송 이사 선임 외에 지상파 재허가도 당면 현안이다. 지난달 12일 KBS, MBC 등 146개 방송국에 대한 재허가 세부 계획을 의결했지만 김홍일 전 위원장이 2일 사퇴하면서 관련 절차가 멈춰선 상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요금 인상 문제, 이동통신사의 판매장려금 담합 의혹 의견 정리 등도 시급한 사안이지만 발이 묶여 있다. 방통위가 추진 중인 통합미디어법 제정도 진행이 더딘 상태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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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통위장 대행까지 3연속 ‘탄핵→사퇴’… 여야 ‘공영방송 장악’ 경쟁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직무대행 겸 부위원장이 26일 자신의 탄핵안 표결 직전 자진사퇴하면서 방통위가 초유의 ‘0인 체제’에 직면했다. 대통령실은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를 먼저 임명하고 이 부위원장의 후임을 찾는 순으로 ‘8, 9월 MBC 등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로드맵을 계획대로 이행하겠다는 기류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아직 임명도 되지 않은 이 후보자의 탄핵을 예고했다. 야당의 비정상적 탄핵 추진에 정부·여당도 번번이 ‘사퇴-면직 재가’ 카드로 맞대응하면서 14개월 새 직무대행까지 포함한 7번째 수장이 물러나는 등 출구 없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방통위에선 여야의 힘겨루기가 장기화된 탓에 방송·통신·미디어 정책이 방치되고 각종 관련 정책 현안 대응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MBC 방문진 선임 둘러싼 여야 극한 전쟁방통위 공백 사태는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을 비롯한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을 둘러싼 여야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다.방통위 상임위원은 방문진 등 공영방송 이사진을 선임하는 권한을 갖는다. 방문진은 다음 달 12일, KBS는 다음 달 31일, EBS는 9월 14일에 각각 기존 이사들의 임기가 끝난다. MBC 사장 인사권을 가진 방문진 이사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야당은 친야 성향의 이사진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하고, 여당은 친여 성향 인사로 교체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각자에게 유리한 방송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셈법이다. 여당은 야당을 향해 “공영방송 방악 시도”라고 하고 야당은 대통령실·여당을 향해 “공영방송 강탈 시도”라고 하며 극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여권은 방통위 의결 최소 정족수인 ‘2인’을 어떻게든 채워 예정된 일정에 따라 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고, 이에 맞서 야당은 탄핵 등을 반복해서라도 이를 저지하려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 부위원장의 사퇴로 탄핵 추진은 불발됐지만 MBC 사장이 친정부 인사로 바뀔 수 있는 만큼 정부여당의 방문진 이사 교체를 지속적으로 막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강제 종결시키고 방통위의 의결정족수를 기존 2인에서 4인 이상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 속 개정안은 재석 183명에 183명 찬성으로 가결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어떻게 해서든 공영방송 사장 교체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후 임명되더라도 결국 또 탄핵 절차를 밟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이에 맞서 여권은 “민주당이 탄핵을 남발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그래도 기차는 간다. 아무리 탄핵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야당이) 이젠 알 때도 되지 않았나”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통화에서 “(야당은) 천년만년 탄핵만 할 것인가”라며 “민주당이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 못하는 자가당착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방통위와 공영방송이 민주당의 전유물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진숙-이상인 후임 동시 임명 가능성도”대통령실은 이 부위원장의 후임 인선 시기 등을 놓고 고심 중이다. 대통령실 내에선 이 후보자 임명 후 부위원장 후임을 인선하는 방안이 우선 검토되고 있다. 한 여권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누굴 임명해도 곧바로 탄핵 절차에 들어갈 것을 고려해 아예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이 후보자와 이 부위원장 후임을 동시에 임명하고, 당일에 회의를 열어 이사진 선임을 통과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방통위가 KBS와 방문진의 이사 지원자 공모, 국민 의견수렴 절차 등을 마친 만큼 이 후보자 취임 직후 이사 선임안이 의결될 것으로 예상된다.방통위 내부에선 주요 업무 중단으로 멈춰서면서 내부에선 각종 정책 현안 대응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통위의 주요 현안 대부분이 상임위원들의 의결사항이기에 이 후보자 임명이나 이 부위원장 후임 인사 결정이 늦어지면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공영방송 이사 선임 외에 지상파 재허가도 당면 현안이다. 지난 달 12일 KBS, MBC 등 146개 방송국에 대한 재허가 세부계획을 의결했지만 김홍일 전 위원장이 2일 사퇴하면서 관련 절차가 멈춰선 상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요금 인상 문제, 이동통신사의 판매장려금 담합 의혹 의견 정리 등도 시급한 사안이지만 발이 묶여 있다. 방통위가 추진 중인 통합미디어법 제정도 진행이 더딘 상태다. 올 3월 방통위는 방송과 OTT 간 규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방송사 소유·겸영규제, 편성·광고규제 개선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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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물 방통위’ 만들려는 野, 위원장 대행까지 3연속 탄핵 나서

    더불어민주당이 25일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이상인 부위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기습 발의한 것은 방통위 의사결정 구조를 마비시켜 ‘식물 방통위’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MBC 사장 선임 권한을 갖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을 하지 못하도록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임명 전 이 직무대행을 탄핵해 직무를 정지시킴으로써 방통위를 ‘0인 체제’로 만들겠다는 것. 민주당이 방통위원장에 대해 탄핵안을 낸 것은 앞서 이동관, 김홍일 전 위원장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 부위원장도 앞선 전 위원장들처럼 26일 민주당의 탄핵안 처리 전 자진 사퇴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장 직무대행인 이 부위원장은 상임위원 신분이라 위원장과 달리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 없이 대통령이 곧바로 후임자를 임명할 수 있어 윤석열 대통령이 이진숙 후보를 임명하면 다시 방통위가 ‘2인 체제’가 돼 전체 회의 개최 및 안건 의결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여권의 생각이다. 방통위 안팎에서 후임으로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 등이 거론된다. 야당의 탄핵안 발의를 무력화하기 위해 방통위원이 자진 사퇴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가장 엄중하고, 마지막 선택이어야 할 탄핵이 정쟁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직무대행도 탄핵 대상” vs “기관장만 대상” 민주당은 이날 발의한 탄핵소추안에서 이 부위원장이 방통위 상임위원 5명 중 4명이 공석인 상황에서 단독으로 공영방송 임원을 임명하기 위한 지원서류 접수, 국민의견 수렴, 결격사유 조회 등 공영방송 인사 업무를 처리했다는 점을 탄핵 사유로 들었다. 민주당은 탄핵안에 “직무대행자는 방통위원장의 직무를 대행하므로, 방통위원장의 지위에 따른 권한을 행사함과 동시에 그 권한 행사에 따른 책임도 진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이 법적 탄핵 소추 대상인 ‘행정 각부의 장’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민주당의 이번 탄핵안 발의는 사실상 MBC 신임 사장 임명을 최대한 지연해 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과방위 관계자는 “이동관, 김홍일 전 위원장 때와 같이 ‘2인 체제’로 의결한 뒤에 이를 문제 삼아 뒤늦게 탄핵을 하지 말고 이번에는 선수를 쳐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와 같이 2인 체제하에서 방문진 이사 선임을 의결하고 나서 탄핵안이 발의되면 도망치는 이른바 ‘런진숙’ 사태를 미리 막기 위해서는 방통위를 ‘0인 체제’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방통위법에 탄핵은 기관장에 대해서만 할 수 있는 것으로 돼 있다. 부위원장은 탄핵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같은 당 최형두 의원은 “민주당의 목적은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방문진 이사진 임기를 무한 연장해 MBC 경영권을 차지하겠다는 것”이라며 “탄핵병 중증 증세”라고 했다. ‘공영방송 인사 업무를 단독으로 진행했다’는 야당 주장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위원장 대행으로서의 업무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개판” 고성 비방 얼룩진 본회의장 민주당은 동시에 이날 본회의에 ‘방송 4법’도 상정해 강행 처리에 나섰다. 방송 4법은 KBS·MBC·EBS 이사진을 늘리고 학회와 직능단체 등에 추천권을 주는 ‘방송 3법(방송법, 방송문화진흥회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방통위의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하는 내용이 담긴 방통위법 개정안을 추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방통위법 일부 개정안이 상정되자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여당은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될 때마다 필리버스터를 통해 법안 처리 지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시작하자마자 토론종결을 신청했다. 국회법상 토론종결 신청 후 24시간이 지나면 표결로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동의를 얻어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할 수 있다. 방송법이 4개인 만큼 이 같은 상황이 네 차례에 걸쳐 반복되면서 본회의는 3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 4법 상정에 앞서 채 상병 특검법 부결을 지켜보던 해병대 예비역들이 방청석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욕설을 하자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의 운영 방식을 비판하며 “개판”이라고 했다가 우 의장이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 맞서며 여야 간 고성이 이어졌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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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방위장 “나이가 몇이냐” 이진숙 “개인정보”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사진) 인사청문회에서 “한국의 괴벨스” “후보자의 나이가 몇 살이냐” 등 인신공격성 발언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이 후보자가 경영진으로 일하며 MBC 파업 당시 직원 사찰 프로그램인 ‘트로이컷’을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사찰이 아닌 인트라넷 해킹 사건이었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자료 사진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인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그것 내려라. 지금 피켓 투쟁하냐”고 했다. 민주당 간사인 김현 의원도 “제출하라는 자료 제출은 안 하고 지금 쇼하는 것이냐”고 가세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처음 치르는 탓에 절차를 몰랐다는 취지로 엄호에 나섰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인사청문회를 처음 받아서 그런 것이니 (후보자를) 가르치면서 하라고 하는데 이 후보자는 나이가 몇 살이냐”고 했다. 이 후보자는 “개인정보라서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답했다. MBC 기자 선후배 관계였던 민주당 정동영 의원과 이 후보자 간 공방도 이어졌다. 정 의원은 이 후보자에게 “한국의 괴벨스가 될 수도 있다. 명예를 지키기 위해 숙고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저한테 괴벨스란 표현을 쓰신 것이 유감”이라고 맞섰다. 또한 정 의원은 “5·18 폭동 선동에 공감을 표시한 데에, (전날 청문회에서) 손가락 운동을 조심하겠다고 답변한 것은 5·18 희생자 광주 시민을 조롱하고 모욕한 것”이라며 해당 발언 취소와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취소하고 사과드린다”고 답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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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중 국내 신작 상영한 용산아이맥스… 관객 몰리는 주말엔 3년 된 ‘듄’ 올려

    “역시 ‘듄’ 시리즈는 ‘용아맥’(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에서 봐야 한다.” “‘듄친자’(듄에 미친 자)를 위한 재개봉.” 최근 CGV 예매 홈페이지에는 이런 글들이 올라왔다. 이달 초 특별관의 성지로 꼽히는 ‘용아맥’에서 영화 ‘듄’(2021년)과 ‘듄 파트2’(2023년)를 재개봉하자 관객들이 호응을 보인 것이다. 영화 ‘탈주’가 수요일인 3일 개봉하자 용아맥에선 평일인 수∼금요일(3∼5일)에 걸쳐 17차례 이 영화가 상영됐다. 3일엔 영화 ‘하이재킹’이 1차례 상영됐다. 하지만 관객이 몰리는 주말 ‘용아맥’ 모습은 달랐다. 이달 6, 7일엔 전 회차(14차례)에 걸쳐 ‘듄’과 ‘듄 파트2’가 상영됐다. 특히 ‘듄’은 개봉한 지 3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관객들 사이에선 “다음 기회에 다시 아이맥스에서 상영해달라”는 반응이 나왔다. 재개봉하는 작품이라 좌석 가격을 정가인 2만2000원보다 낮은 1만8000원으로 정한 덕에 반응도 뜨거웠다. 특별관을 재개봉 외화가 점령하고 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코돌비’(메가박스 코엑스 돌비시네마관)에선 주말인 20, 21일 ‘위대한 쇼맨’(2017년), ‘포드 v 페라리’(2019년), ‘알라딘’(2019년)이 연달아 상영됐다. ‘영스엑’(CGV 영등포 스크린X관)에선 17∼19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년)이 상영됐다. 첫 개봉을 한 지 짧게는 3년, 길게는 7년 된 영화들이 마니아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특별관을 점령한 것이다. 특별관에 재개봉 외화가 걸리는 건 대적할 만한 국내 영화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올여름 국내 영화 중 대형 화면이나 좋은 음질을 보유한 특별관에서 봐야 할 만큼 매력적인 작품이 적다는 평가다. 특히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하이재킹’ 등은 재난 영화지만 특별관에서 관람할 가치가 높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 영화제작사 관계자는 “코미디 영화 ‘핸섬가이즈’(164만 명) 외엔 흥행 성적이 두드러지는 작품이 없다”며 “오히려 관객 입장에선 해외 재개봉 블록버스터를 특별관에서 보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특히 24일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슈퍼배드 4’ 등 해외 기대작이 함께 개봉하면서 이런 현상은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 12일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2’(813만 명)가 특별관을 다수 차지했는데 이어 외화가 특별관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용아맥에선 28일까지 ‘데드풀과 울버린’만 상영된다. 다른 제작사 관계자는 “31일 개봉하는 ‘파일럿’은 코미디, 다음 달 14일 공개되는 ‘행복의 나라’는 역사물이라 특별관 경쟁에서 살아남긴 쉽지 않다”고 했다. 다만 영화관은 수익성이 악화되어도 국내 영화를 틀어야만 하는 규정이 있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영화비디오법 시행령) 제19조에 따르면 각 상영관은 1년 중 5분의 1 이상 한국 영화를 상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국내 영화는 수익성이 낮아 주중에, 관객이 몰리는 해외 영화는 주말에 상영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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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이드 아웃 2’, ‘겨울왕국 2’ 넘었다…글로벌 애니메이션 흥행 1위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2’이 글로벌 수익 기준으로 역대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작이 됐다. 25일 배급사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에 따르면 ‘인사이드 아웃 2’는 지난 23일까지 글로벌 누적 수익이 14억6276만달러(약 2조 원)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작 1위인 ‘겨울왕국 2’(2019)의 글로벌 누적 수익(14억5368만 달러)을 뛰어넘은 금액이다. ‘인사이드 아웃 2’는 국내에서도 지난달 12일 개봉 이후 81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뒤심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 개봉한 역대 애니메이션의 누적 관객 수에서는 ‘겨울왕국 2’(1376만 명)와 ‘겨울왕국’(1032만 명)에 이어 3위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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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객 몰리는 주말 ‘듄’ 상영하는 ‘용아맥’…마니아 저격 재개봉 외화, 특별관 점령

    “역시 ‘듄’ 시리즈는 ‘용아맥’(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에서 봐야 한다.”, “‘듄친자’(듄에 미친 자)를 위한 재개봉” 최근 CGV 예매 홈페이지에는 이런 글들이 올라왔다. 이달 초 특별관의 성지로 꼽히는 ‘용아맥’에서 영화 ‘듄’(2021)과 ‘듄 파트2’(2023)를 재개봉하자 관객들이 호응을 보인 것이다. 영화 ‘탈주’가 수요일인 3일 개봉하자 용아맥에선 평일인 수~금(3~5일)에 걸쳐 17차례 이 영화가 상영됐다. 3일엔 영화 ‘하이재킹’이 1차례 상영됐다. 하지만 관객이 몰리는 주말 ‘용아맥’ 모습은 달랐다. 이달 6, 7일엔 전 회차(14차례)에 걸쳐 ‘듄’과 ‘듄 파트2’가 상영됐다. 특히 ‘듄’은 개봉한 지 3년이 지난 작품이지만 관객들 사이에선 “다음 기회에 다시 아이맥스에서 상영해달라”는 반응이 나왔다. 재개봉하는 작품이라 좌석 가격을 정가인 2만2000원보다 낮은 1만8000원으로 정한 덕에 반응도 뜨거웠다. 특별관을 재개봉 외화가 점령하고 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코돌비’(메가박스 코엑스 돌비시네마관)에선 주말인 20, 21일 ‘위대한 쇼맨’(2017), ‘포드 V 페라리’(2019), ‘알라딘’(2019)이 연달아 상영됐다. ‘영스엑’(CGV 영등포 스크린X관)에선 17~19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이 상영됐다. 첫 개봉한 지 짧게는 3년, 길게는 7년 된 영화들이 마니아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특별관을 점령한 것이다. 특별관에 재개봉 외화가 걸리는 건 대적할만한 국내 영화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올 여름 국내 영화 중 대형 화면이나 좋은 음질을 보유한 특별관에서 봐야 할 만큼 매력적인 작품이 적다는 평가다. 특히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하이재킹’ 등은 재난 영화지만 특별관에서 관람할 가치가 높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 영화제작사 관계자는 “코미디 영화 ‘핸섬가이즈’(164만 명) 외엔 흥행 성적이 두드러지는 작품이 없다”며 “오히려 관객 입장에선 해외 재개봉 블록버스터를 특별관에서 보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특히 24일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슈퍼배드 4’ 등 해외 기대작이 함께 개봉하면서 이런 현상은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 12일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2’(813만 명)이 특별관을 다수 차지했는데 이어 외화가 특별관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용아맥에선 28일까지 ‘데드풀과 울버린’만 상영된다. 다른 제작사 관계자는 “31일 개봉하는 ‘파일럿’은 코미디, 다음 달 14일 공개되는 ‘행복의 나라’는 역사물이라 특별관 경쟁에서 살아남긴 쉽지 않다”고 했다. 다만 영화관은 수익성이 악화되도 국내 영화를 틀어야만 하는 규정이 있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영화비디오법 시행령) 제19조에 따르면 각 상영관은 1년 중 5분의 1 이상 한국영화를 상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국내 영화는 수익성이 낮아 주중, 관객이 몰리는 해외 영화는 주말에 상영하는 상황”이라고 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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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진행 발언, 가위바위보로 결정” 방통위장 청문회 난장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왜 위원들 이야기하는데 웃고 그러냐.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이) 이야기할 때마다 웃지 않느냐.”(국민의힘 이상휘 의원) “왜 삿대질을 하냐. 의사진행발언 하실 분 중에 가위바위보 하라.”(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24일 국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 간 고성 속 날 선 발언들이 오갔다. 최 위원장은 이 후보자를 향해 “민주당 의원들이 우습냐”며 “의원들이 발언할 때 끼어들지 말라”고 수차례 주의를 줬고, 그러자 국민의힘은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맞섰다. 의원들의 공방 도중 의사진행발언 신청이 이어지자 최 위원장이 가위바위보를 요구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졌다. 지난달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 소속 정청래 위원장과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서로 비아냥대며 유치한 설전을 벌인 것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청문회에선 이 후보자의 눈썹 문신과 헌혈을 둘러싼 설전도 이어졌다. 최 위원장이 이 후보자가 44년 동안 헌혈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눈썹 문신을 했다. 헌혈을 하러 가서 보니까 문신을 한 지 6개월이 지나면 헌혈을 못 한다고 돼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관련 업계에서 항의가 들어왔다고 전하며 “이 땅의 1만2000명의 눈썹 문신을 하시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린다). 비의료기관에서는 6개월 이후부터 헌혈할 수 있고, 의료기관에서는 1개월 이후부터 헌혈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자가 ‘6개월이 지나지 않으면’을 “지나면”이라고 잘못 언급한 것을 비꼰 것. 야당 의원들과 이 후보자의 문답 과정에선 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후보도 소환됐다. 민주당 김현 의원은 이 후보자가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 “사적으로 단 1만 원도 쓴 적 없다”고 하자 “혹 1만 원이 허투루 쓰였으면 자리를 내려놓겠느냐. ‘예, 아니요’로 답하라”고 몰아세웠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과거 이재명 전 대표가 ‘예, 아니요’로 묻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며 답하지 않았다. 앞서 청문회 시작 땐 최 위원장이 이 후보자가 선서 후 자신에게 인사를 하지 않고 돌아가자 “저기요, 이진숙 내정자. 인사하시죠”라며 “제가 인사하려고 했는데 돌아서 가시니 뻘쭘하지 않나”라고 했다. 이에 이 후보자가 다시 최 위원장에게 다가가 악수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자, 최 위원장은 이 후보자 귀에 대고 “저와 싸우려 하시면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청문회 초반부터 이 후보자의 사퇴를 압박했다. 민주당 조인철 의원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이 후보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글을 문제 삼으며 “이 시점에서 오히려 포기하시는 것이, 사퇴하시는 것이 훨씬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좋아 보인다”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사퇴하지 않겠다”고 했다. 과거 발언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야당 지적에 대해 이 후보자는 “아무런 소속이 없이 자연인으로서 말한 것들에 대해 말씀하시면 문제가 있다”고 되받아쳤다. 민주당 박민규 의원은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된다면 불법적 2인 구조에서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KBS 이사 선임을 강행할 것”이라며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안 발의도 당연히 뒤따를 것이다. 결국 후보자는 길어야 몇 달짜리 ‘제3의 이동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MBC의 현 상황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MBC는 노조가 중요한 결정을 사실상 좌지우지하게 되는 그런 상황이 돼 버렸다”고 했다. 사장이 교체된다면 MBC 보도에 균형감과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100% 자신은 할 수 없고, 직접적으로 MBC 내부 문제에 대해 거론할 수는 없지만 내가 (방통위원장에) 임명된다면 이런 부분을 해소할 방안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동대구역을 박정희역으로 바꾸자거나 KBS 본관을 박정희센터로 만들자고 했다는 등의 과거 발언에서 극우 성향이 보인다는 야당 비판에는 “극우라는 규정이야말로 대단히 위험하고, 나에 대한 인신 모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이승만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이야기하면 극우가 되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하면 세련된 지식인처럼 취급받는 부분은 아주 불공정하다”고 했다. 방송통신 현안에 대한 질의도 오갔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레거시 미디어 간 규제 불평등 논란에 대해 이 후보자는 “구글이나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내지 않아 (국내 업계가) 비대칭적 손해를 보고 있다”며 “임명된다면 이 부분을 특히 주목하고 잘 살펴보려고 한다”고 했다. 이날 청문회는 방통위원장의 연이은 사퇴로 최근 1년 새 3번째로 열린 것이며 장관급으로서는 이례적으로 25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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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기 끝난 류희림 방심위장 연임… 尹, 위원 재위촉

    22일 임기가 종료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사진)의 연임이 23일 결정됐다. 이날 방심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류 위원장과 강경필 변호사, 김정수 국민대 교수를 6기 방심위원으로 위촉한다고 방심위에 공문을 보냈다. 이에 방심위는 다음 달 5일 임기가 끝나는 여권 추천 김우석, 허연회 위원까지 총 5명이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류 위원장을 6기 방심위원장으로 호선했다. 이에 따라 류 위원장은 이날부터 다시 3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류 위원장은 연임 결정 직후 “방심위 심의 활동은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중요한 활동인 만큼 하루라도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현재 임기가 만료됐거나 앞으로 임기가 만료될 예정인 위원들의 후임을 국회가 관련법에 따라 신속하게 추천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방심위원은 총 9명으로 대통령 추천 몫 3명, 국회의장 추천(원내 교섭단체와 협의) 3명,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추천 3명으로 구성되며 여야 비율은 6 대 3이다. 전날 국회의장 및 과방위 추천 몫 위원 4명의 임기가 만료됐으나, 아직 후보 추천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이날 방심위원으로 새로 위촉된 강경필 변호사는 울산지검 검사장, 대검찰청 부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법무법인 이헌 대표 변호사다. 김정수 교수는 KBS에서 시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등을 제작한 PD 출신이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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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관령서 베토벤에 빠져볼까… 내달 3일까지 평창서 음악제

    제21회 평창대관령음악제가 24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강원 평창군에서 열린다. 올해 음악제는 베토벤의 이름인 ‘루트비히(Ludwig)’를 주제로,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과 대관령 야외공연장, 강원도 일원에서 펼쳐진다. 베토벤과 그에게 영향을 주고받은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엄선해 메인 콘서트(20회), 찾아가는 음악회(7회), 가족음악회(9회) 등이 잇달아 열린다. 개막 공연에선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한다. 이 밖에 실내악 멘토십 프로그램과 마스터 클래스 등으로 구성된 대관령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등 지역 클래식 영재 양성을 위한 행사도 마련됐다. 27, 28일에는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세계적인 수학자 김민형 교수의 ‘음악은 정보인가’ 특강이 진행된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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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만 아님 안 봐… 관객수 양극화

    ‘1000만 명 vs 100만 명.’ 최근 한국 영화계 현장에서는 이런 표현이 유행하고 있다. 흥행 성적이 ‘대박’(상업영화 기준 1000만 명 이상) 혹은 ‘쪽박’(100만 명 이하)으로 양극화되고 작품별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현실을 압축적으로 담은 것이다. 실제로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BIS·22일 기준)에 따르면 올해 개봉된 한국 영화 가운데 관객 200만 명을 넘긴 한국 영화는 ‘파묘’(1위·1191만 명)와 ‘범죄도시 4’(2위·1150만 명) 두 편에 불과하다. 올 하반기가 남은 걸 감안해도 200만 명 이상 영화는 2014년 13편,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8편과 비교하면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극장을 찾는 관객이 줄어든 점을 고려해도 2022년 8편, 지난해 6편과 비교해 흥행 성적이 신통치 않다. 영화계에선 200만∼500만 명이 보는 소위 ‘중박’ 영화가 최근 10년 새 점차 줄어들다가 급기야 올해 ‘실종’된 것은 그만큼 한국 영화 시장이 양극화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많은 제작비 없이도 개성 있는 각본과 탄탄한 완성도로 관객을 사로잡는 영화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것. 부산에서 여성 밀수단이 활동한 사실을 신선하게 재해석한 ‘밀수’(514만 명), 포스트 아포칼립스(종말 이후의 세계를 다룬 작품)라는 독특한 장르로 관객을 사로잡은 ‘콘크리트 유토피아’(384만 명)가 지난해 선전한 것과 비교된다. 올해 인지도 높은 배우와 이색 소재로 ‘중박’ 이상의 흥행을 노린 작품 성적은 시원치 않다. ‘탈주’(195만 명), ‘하이재킹’(174만 명), ‘핸섬가이즈’(161만 명)가 200만 명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하이재킹’(6월 21일), ‘핸섬가이즈’(6월 26일), ‘탈주’(7월 3일) 등 ‘비슷한 규모’의 영화가 연달아 개봉한 점을 실패 원인으로 지적한다. 톱스타도 흥행 보증수표가 되지 못하고 있다. 탕웨이, 박보검, 수지 등 호화 캐스팅으로 관심을 끈 영화 ‘원더랜드’는 지난달 5일 개봉했지만 관객 62만 명에 그쳤다. 올해 여름 텐트폴(거액의 제작비와 유명 배우를 동원해 흥행을 노리는 작품) 가운데 가장 많은 제작비(185억 원)가 투입된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고 이선균의 유작으로 주목받았으나 열흘 동안 61만 명만 들었다. 영화계에선 한국 영화의 투자가 위축된 점을 원인으로 꼽는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작품이 몰리고,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줄어들면서 대작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1억9000만 달러(약 2629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된 ‘듄: 파트2’ 같은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견줄 만한 체급이 없어졌다. 한 영화제작사 대표는 “한국 영화에 대한 투자가 꽁꽁 얼어붙어 제대로 된 영화를 만들 수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기존 흥행 공식에 매몰돼 재밌는 이야기를 발굴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신파, 스타 배우를 동원했을 뿐 색다른 시나리오나 완성도 높은 연출은 도외시했다는 것이다. 다른 제작사 대표는 “괜찮은 시나리오가 OTT 드라마 시장으로 넘어갔다”며 “팬데믹 때 개봉하지 못했던 ‘묵은 작품’들을 이제야 개봉하니 최근 콘텐츠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한 탓도 있다”고 했다. 31일 조정석 주연 ‘파일럿’, 다음 달 7일 전도연 주연 ‘리볼버’, 다음 달 14일 이선균 조정석 주연 ‘행복의 나라’ 등이 줄줄이 개봉할 예정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24일 공개되는 ‘데드풀과 울버린’ 등 할리우드 영화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시무 영화평론가는 “‘중박 영화’의 실패는 한국 영화의 다양성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컴퓨터그래픽(CG)의 질보단 신선한 소재와 완성도 높은 각본이 있어야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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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만 vs 100만’…식상함-사라진 티켓 파워-묵은 작품에 사라진 ‘중박’ 영화들

    ‘1000만 명 VS 100만 명’최근 한국 영화계에서 이런 표현이 유행하고 있다. 흥행 성적이 ‘대박’(상업영화 기준 1000만 명 이상) 혹은 ‘쪽박’(100만 명 이하)으로 양극화되고 있기 때문이다.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올 들어 22일까지 관객 200만 명을 넘긴 한국영화는 ‘파묘’(1위·1191만 명)와 ‘범죄도시4’(2위·1150만 명) 2편에 불과하다. 올해가 절반가량 남은 걸 감안해도 200만 명 이상 영화는 2014년 13편,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8편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극장을 찾는 관객이 줄어든 점을 고려해도 2022년 8편, 지난해 6편과 비교해 흥행 성적이 신통치 않다.영화계에선 올 들어 200만~500만 명이 보는 ‘중박’ 영화가 사라지면서 시장이 양극화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제작비 없이도 개성 있는 각본과 탄탄한 완성도로 관객을 사로잡는 영화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 부산에서 여성 밀수단이 활동한 사실을 신선하게 재해석한 ‘밀수’(514만 명), 포스트 아포칼립스(종말 이후의 세계를 다룬 작품)라는 독특한 장르로 관객을 사로잡은 ‘콘크리트 유토피아’(384만 명)가 지난해 선전한 것과 비교된다.올해 여름 텐트폴(거액의 제작비와 유명 배우를 동원해 흥행을 노리는 작품)의 성적도 시원치 않다. ‘탈주’(195만 명), ‘하이재킹’(174만 명), ‘핸섬가이즈’(161만 명)가 200만 명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하이재킹’(6월 21일), ‘핸섬가이즈’(6월 26일), ‘탈주’(7월 3일) 등 비슷한 시기에 영화가 연달아 개봉한 점을 실패 원인으로 지적한다.유명 배우가 흥행 보증수표가 되지 못하고 있다. 탕웨이, 박보검, 수지 등 호화 캐스팅으로 관심을 끈 영화 ‘원더랜드’는 지난 달 5일 개봉했지만 관객이 62만 명에 그쳤다. 올해 텐트폴 가운데 가장 많은 제작비(185억 원)가 투입된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고 이선균의 유작으로 주목받았으나 열흘 동안 61만 명만 들었다. 올 1월 개봉한 영화 ‘웡카’가 미국 배우 티모테 샬라메 신드롬을 일으키며 353만 명의 동원한 것과 비교된다.1억9000만 달러(약 2629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된 ‘듄: 파트2’ 같은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견줄 만한 체급도 없다. 한 영화제작사 대표는 “코로나19를 거치며 전반적으로 투자가 위축됐다”며 “펜데믹 때 개봉하지 못했던 ‘묵은 작품’들을 이제 개봉하니 최근 콘텐츠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기존 흥행 공식에 매몰돼 관람층을 넓히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예컨대 ‘인사이드 아웃 2’가 808만 명을 동원한 데 이어 ‘슈퍼배드 4’, ‘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이 23일 기준 영화 예매율 3, 4위에 오르는 등 외국 애니메이션이 입소문을 타며 성인 관람객들도 대거 극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한국 영화계에선 애니메이션은 아이만 보는 작품이라는 시선이 강하다”며 “외국 애니메이션이 관객층을 성인으로 넓힌 것과 대조적”이라고 분석했다.31일 조정석 주연 ‘파일럿’, 다음 달 7일 전도연 주연 ‘리볼버’, 다음 달 14일 이선균·조정석 주연 ‘행복의 나라’ 등이 줄줄이 개봉할 예정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24일 공개되는 ‘데드풀과 울버린’ 등 할리우드 영화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시무 영화평론가는 “‘중박 영화’의 실패는 한국영화의 다양성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컴퓨터그래픽(CG)의 질보단 신선한 소재와 완성도 높은 각본이 있어야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고 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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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년 만에 韓 찾은 야쿠쇼 “내 이름은 송강호”

    “영화 ‘퍼펙트 데이즈’를 봉준호 감독이 찍었으면 주인공은 송강호였을 겁니다. 하하.” 21일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 광화문. 일본 국민배우 야쿠쇼 고지(68)가 이렇게 농담을 던지자 송강호(57)와 관객 300여 명이 웃음을 터뜨렸다. 영화에서 일본 도쿄 시부야의 공중화장실 청소부 히라야마의 묵묵한 모습을 연기한 그는 이날 “내 이름은 송강호”라고 농담을 던지는 등 좌중을 휘어잡았다. 이날 관객과의 대화는 3일 개봉한 ‘퍼펙트 데이즈’ 홍보차 열렸다. 예술영화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에서 4만6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일본의 안성기’로 불리는 그가 내한한 건 ‘두꺼비 기름’으로 2009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후 15년 만이다. 송강호는 “난 2022년 영화 ‘브로커’로, 야쿠쇼 씨는 지난해 ‘퍼펙트 데이즈’로 각각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인연으로 만나게 됐다”며 “‘퍼펙트 데이즈’에서 히라야마가 웃는지 우는지 모르는 마지막 장면이 내가 연기한 영화 ‘살인의 추억’(2003년)의 마지막 장면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야쿠쇼는 “영화에 등장하는 미국 재즈 가수 니나 시몬(1933∼2003)의 음악 ‘필링 굿(Feeling Good)’을 실제로 틀어놓고 마지막 장면을 촬영한 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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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여행하다 마주친 책방, 뜻밖의 인생 책 만날지도

    《여름 휴가철이 돌아왔습니다. 더위를 피해 산으로, 바다로 떠난 휴가지에 좋은 책이 함께라면 금상첨화겠죠. 이번 휴가엔 인근 책방을 찾으면 어떨까요. 고즈넉한 서가 사이로 내 마음에 쉼을 줄 소중한 책을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주요 휴가지 인근의 서점 6곳과 이곳 주인장으로부터 추천받은 책, 독서 명소 등을 정리해 소개합니다. 그럼 가벼운 마음으로 함께 떠나볼까요.동아일보 문화부 출판학술팀》① 경주 ‘어서어서’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마쓰이에 마사시 지음·김춘미 옮김/431쪽·1만6800원·비채경북 경주시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 양상규 씨가 요즘 핫플레이스로 각광받는 황리단길에 2017년 세운 책방이다.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이란 의미를 담았다. 이곳에서 책을 사면 약 봉투에 책을 담아준다. 마음의 병을 책으로 치유한다는 의미란다. 약국처럼 봉투에 손님의 이름을 적어 준다. 최근에는 경주 성건동에 지역민을 위한 2호점 ‘이어서’도 만들었다. 작가 북토크, 게릴라 사인회, 독서 모임을 정기적으로 연다. 특히 잡지 편집장 출신의 작가를 초청해 한 편의 에세이를 함께 완성하는 ‘글쓰기 원데이 클래스’도 진행한다. 그가 추천하는 책은 마쓰이에 마사시가 쓴 장편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비채)다. 198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노 건축가와, 그의 건축 철학을 존경하는 청년의 여름을 회상하는 내용이다. 그는 “읽는 내내 소설 배경이 된 시골 마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여름 향기가 물씬 풍기는 느낌을 공유해 보고 싶다”고 했다. 책 읽기 좋은 근처 명소로는 황리단길 건너편 ‘노서리 고분군’을 추천했다. “푸른 잔디가 깔린 고분들 사이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서 책을 읽으면 최고의 피서가 될 겁니다. 단, 고분 위로 막 올라가시면 안 됩니다.” 서점 주소=경북 경주시 포석로 1083 ② 속초 ‘동아서점’가장 짧은 낮◇츠쯔젠 지음·김태성 옮김/568쪽·2만3000원·글항아리할아버지가 1956년 문을 열었고 이젠 손자인 김영건 씨가 3대째 운영 중인 서점. 어릴 때부터 서점에서 자란 그는 책에 진심이다. 수만 권에 이르는 책들을 아내와 함께 직접 선별해 서가를 꾸민다.주인장의 취향이 담긴 컬렉션이 입소문을 타면서 서울에서 단골로 찾아오는 손님도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이 주지 못하는 독특한 분위기와 감성에 반한 이도 많다. 서울 등 대도시에 독립서점들이 많지만, 이곳처럼 330㎡가 넘는 널찍한 규모를 갖춘 곳은 드물다.주인장의 추천도서는 츠쯔젠의 단편소설 16편을 모은 ‘가장 짧은 낮’(글항아리). 중국 북방을 배경으로 거친 자연에 적응해 살아가는 이들을 그렸다. 드라마틱한 사건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 점이 오히려 장점이다. 그는 “멀리서 풍경을 바라보는 것처럼 이야기가 전개돼 읽으면서도 피로감이 별로 없다. 휴가지에서 읽기 좋은 책”이라고 했다.추천 독서 명소는 서점에서 차로 17분 거리의 정자 ‘학무정’이다. 설악산 자락에 있어 선선해 책 읽기에 그만이다. 조선 후기 학자들이 공부하던 교육 장소였다고. “울창한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세속에서 벗어난 기분도 들고, 당시 공부에 정진하던 선비들의 마음가짐도 상상해 볼 수 있을 거예요.”서점 주소=강원 속초시 수복로 108③ 제주 ‘소리소문’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조승리 지음/240쪽·1만6800원·달‘작은 마을의 작은 글(小里小文)’이란 뜻을 가진 서점이다. 정도선, 박진희 부부가 오손도손 함께 운영하고 있다. 매달 관심 작가를 한 명씩 선정해 그의 책들과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관련 도서를 비치한다. 손님들이 작가를 깊숙이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이달에는 이수연 작가의 ‘어쩌다 보니 가구를 팝니다’를 소개한다. 책을 필사할 수 있는 별도 공간을 마련해 작품을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이곳에선 책 제목과 작가, 출판사명, 표지를 모두 가린 ‘블라인드 북’을 만날 수 있다. 대신 ‘#위로가 필요할 때’, ‘#연인에게 주고 싶은 책’ 같은 키워드만 포장지에 적혀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책인지 모른 채 자신의 느낌에 따라 책을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주인장이 추천하는 책은 조승리 작가의 에세이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달)다. 2023년 샘터 에세이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시각장애인 저자의 첫 번째 단행본이다. 장애인이자 마사지사로 살면서 느낀 이야기를 써 내려간 에세이로, 영화 ‘여인의 향기’를 보고 탱고를 배우게 된 일화 등이 담겼다. 정 씨는 “점점 잃어가는 시력에 마음이 무너지기보단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아쉬움에 닥치는 대로 책을 펼쳐 보는,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삶의 태도를 가진 작가”라며 “장애에 굴하지 않고 즐거운 삶을 꾸려 나가는 유쾌한 분투기”라고 했다. 책은 출간 석 달 만에 6쇄에 들어갔다.추천 독서 명소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이국적인 풍차가 어우러진 월령해변이다. 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제주도민들의 숨겨진 물놀이 스폿이라고. ‘월령포구’라고 검색하면 월령해변 인근으로 검색된다. “주변 협재해변이나 금능해변이 관광객으로 밀릴 때 조용히 책을 읽으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서점 주소=제주 제주시 한경면 저지동길 8-31④ 제주 ‘북타임’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정지아 지음/320쪽·1만7000원·마이디어북스“기존 서점 스타일을 따르지 않겠다”는 포부로 임기수 씨가 2015년에 문을 열었다. 본래 서귀포시 중심가에 있었지만, 주인장이 나고 자란 위미리 본가를 개조해 2019년 다시 오픈했다. 소를 키우던 바깥채, 안채, 밀감 창고를 이용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임 씨는 “공간이 나뉘어 있어 책을 볼 때 주인장 눈치를 볼 필요가 전혀 없다”며 “떠들어도 좋고, 사진 촬영도 환영”이라고 말했다. 저녁이 되면 동네 주민들이 먹거리를 들고 옹기종기 모여 곡주를 나누는 ‘북살롱’으로 변신한다. 꼭 차만 마시며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 술 한 잔을 놓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북살롱은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자랑한다.임 씨는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마이디어북스)’를 추천했다. 1990년 ‘빨치산의 딸’로 등단한 정지아 작가의 술에 대한 에세이다. 애주가로 유명한 저자가 그동안 만났던 술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정성 있게 풀어냈다. 즐거운 휴가, 어찌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 아니겠는가. 임 씨는 “머리 아픈 벽돌책은 걷어차고 깔깔거릴 수 있는 책을 권하고 싶다”며 “술과 함께한 저자의 진한 인생 이야기는 애주가뿐 아 니라 모든 이들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추천하는 독서 명소는 서점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의 푸른 바다가 빛나는 위미항. 책 한 권을 들고 방파제를 한 바퀴 돌고 난 뒤 마음에 드는 카페에서 한적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인근 갤러리 카페 ‘어리석은 물고기’에서는 베트남풍의 커피와 호떡을 맛볼 수 있다. 실로 팔찌를 만드는 공방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나만의 팔찌’를 만들 수도 있다.서점 주소=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중앙로 160⑤ 통영 ‘봄날의책방’숲의 언어◇남영화 지음/252쪽·1만8000원·남해의봄날출판사 남해의봄날이 2014년 문을 연 서점으로 일부 회원들에 한해 북스테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처음에는 13㎡ 규모의 방 한 곳에서만 책방을 운영했지만, 차츰 손님이 늘면서 2017년부터 내부 공간을 서점으로 전면 개조했다. 통영의 다채로운 문화예술 감성을 담은 책들과, 이웃과 함께 나누고 싶은 책까지 다양한 책을 골라 서가를 채웠다.회원으로 가입하면 2층의 비밀스러운 독서 공간 ‘책 읽은 다락방’을 예약해 이용할 수 있다. 자개상 등 통영 장인들의 예술품이 가득한 고즈넉한 방에서 차를 마시며 독서를 즐길 수 있다. 회원 마일리지를 활용해 숙박도 가능하다. 통영 전통 누비로 만든 포근한 이불이 지친 몸을 감싸준다.주인장 정은영 씨는 ‘숲의 언어(남해의봄날)’를 추천했다. 16년째 숲해설가로 일하고 있는 남영화 작가가 쓴 자연 에세이다. 짙은 녹음과 비에 촉촉히 젖은 흙내음이 진하게 풍기는 여름에 읽기 좋다. 숲이 낯설고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모르지만 친구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는 책이라고. 그는 “나무와 열매, 잎과 꽃이 교감하는 이야기가 담겨 저자와 함께 숲을 거니는 듯한 느낌이 생생하다”며 “휴가지에서 숲의 사랑과 위로를 듬뿍 충전한 뒤 일상으로 돌아가시길 바란다”고 했다.추천하는 독서 명소는 카페 ‘내성적싸롱 호심’. 책방과 100m 거리로, 일러스트레이터 ‘밥장’이 오래된 주택을 고쳐 운영하는 카페다. 주인장이 직접 굽는 르뱅쿠키가 명물이라고. 감성 사진관 ‘모노드라마’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좋다. 촬영 후 원하는 문구를 캘리그라피로 장식할 수 있어 여행의 추억을 담아가기 좋다. 책방 바로 옆 전혁림미술관에서는 전혁림 화백과 아들 전영근 화백이 그린 시원하고 푸르른 통영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서점 주소=경남 통영시 봉수1길 6-1⑥ 단양 ‘새한서점’설화탐정AR 단양◇주렁주렁스튜디오 지음/191쪽·2만4000원·주렁주렁스튜디오운무가 가득한 산속에 틀어박혀 독서에 매진하고 싶다면 충북 단양군의 헌책방 ‘새한서점’을 가볼 만하다.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 꼬불거리는 시골길을 운전하면 새한서점 입간판을 만날 수 있다. 차를 세운 뒤 좁은 길을 걸어 내려가면 오래된 목조 건물이 등장한다. 푸르른 녹음과 시냇물 소리가 청명하게 들리는 곳에 오래된 헌책방이 있다. 영화 ‘내부자들’(2015년)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영화 속 우장훈 검사(조승우)의 아버지 집으로 촬영된 곳이라 눈에 익을 터다.서점엔 약 13만 권의 헌책이 가득하다. 곳곳엔 헌책방 특유의 쿰쿰한 냄새가 난다. 바닥도 흙바닥이라 걸을 때마다 흙먼지가 피어 오른다.주인장 이금석 씨는 1978년 서울 고려대 앞에서 20년 이상 헌책방을 운영했다. 2000년대 들어 온라인 서점이 등장하자 택배로 헌책을 판매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2002년 고향인 제천시와 가까운 단양군으로 서점을 옮겼다. 처음엔 폐교된 초등학교에서 서점을 운영하다 2010년 지금의 위치로 옮겼다. 스스로 모든 건물을 지었는데 나무 널빤지로 된 건물의 면적은 900㎡에 달한다. 현재는 아들 승준 씨가 아버지를 도와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승준 씨는 ‘설화탐정AR 단양’(주렁주렁스튜디오)을 추천했다. ‘온달산성’, ‘도담삼봉’, ‘사인암’ 같은 단양 명소에 대한 설명과, 이에 얽힌 설화를 담아 지역을 여행하며 읽기에 좋은 책이라고. 승준 씨는 “‘온달과 평강공주’ 같은 이야깃거리가 책에 풍성히 담겨 단양을 이해하기 좋다”고 했다.독서 명소로는 월악산 제비봉 전망대 코앞에 있는 ‘구담카페’, 노출 콘크리트로 건축돼 청풍호 전망을 가득 담은 ‘콘크리트월’을 추천했다.서점 주소=충북 단양군 적성면 현곡본길 46-106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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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kg 감량하고 원피스 입은 조정석, “여장 3단 변신… 내가 봐도 예뻤다”

    청순한 외모의 한 여자가 사람들이 가득한 거리를 활보한다. 찰랑거리는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긴 갈색 머리를 휘날리는 뒷모습은 영락없는 요조숙녀다. 백옥처럼 흰 피부와 간드러진 웃음소리 덕에 뭇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잠시 붙잡고 전화번호라도 물어보고 싶다. 그런데 행동이 이상하다. 하이힐이 낯선지 안짱다리로 걷다 자꾸 넘어진다. 사람들 앞에서 다리를 벌리고 앉는 ‘쩍벌’도 서슴지 않는다. 무심코 남자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라 달려 나온다. 대화 중 갑자기 저음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한다. 이쯤 되니 이 사람, 여자인지 남자인지 모르겠다. 배우 조정석(44)이 31일 개봉하는 영화 ‘파일럿’에서 여장 남자로 돌아온다. 2006년부터 지난달 23일까지 5개 시즌에 걸쳐 뮤지컬 ‘헤드윅’에서 여장 남자를 연기하며 ‘뽀드윅’(뽀얀 얼굴의 헤드윅)이란 별명을 얻은 그가 다시 긴 속눈썹을 붙이고 대중 앞에 선 것. 그는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헤드윅’ 때문에 여장이 낯설진 않았다. 여자 옷을 입는 순간 내 몸짓이 자연스레 바뀌었다”고 능청을 떨었다. 영화는 남자 조종사 ‘한정우’가 술자리에서 여성 승무원에게 성차별적 발언을 하는 바람에 회사에서 해고된 뒤 여동생으로 변장해 다른 항공사에 취업하는 내용을 다룬 코미디다. 남자가 하루아침에 여자로 변장해 직장 생활을 한다는 설정은 다분히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조정석은 영화 ‘건축학개론’(2012년)의 납뜩이, ‘관상’(2013년)의 팽헌처럼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로 개연성을 뛰어넘어 폭소를 자아낸다. 이번 여장의 특징은 자연스러움이다. ‘헤드윅’은 완벽한 성전환에 실패한 드래그퀸(과장된 여성성을 연기하는 여장 남자) 로커의 이야기라 짙은 화장과 화려한 옷차림이 눈에 띄었다. 반면 ‘파일럿’에서 조정석은 원피스나 블라우스를 입고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여자를 연기한다. 여장한 뒤 거리를 자신 있게 걸어가는 한정우의 모습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2006년)에서 성형 후 자신감을 얻은 강한나(김아중)처럼 전형적인 한국 미인으로 보인다. 조정석은 “‘헤드윅’에선 화장을 진하게 했다면 ‘파일럿’에선 자연스럽게 변신했다”고 했다. 영화를 위해 조정석은 체중 7kg을 감량했다. 끊임없이 턱을 지압하고 마사지해 날렵한 턱선을 만들었다. 촬영 전 100벌 이상의 옷을 입어 보며 어떤 의상이 어울릴지 고민했단다. 조정석은 “옷 입으면 1단, 화장하면 2단, 가발 쓰면 3단 변신이 완성됐다. 3단 변신 후 모습은 내가 봐도 예뻤다”고 말했다. 영화 속 여장 과정도 볼거리다. 남자인 한정우가 여자로 변신하기 위해 다리털을 제모하러 왁싱숍을 찾았다가 고통에 몸부림치고, 테이프로 사타구니를 가리는 이른바 ‘공사’ 장면은 관객에게 웃음을 안긴다. 조정석은 “미국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노년의 여성 가정부로 변장하는 코미디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1994년)를 보며 연기를 연습했다”며 “여장을 희화화하지 않으려 했다”고 했다. 영화는 여장 남자의 삶을 비추며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도록 이끈다. 한정우는 여장 후 남성 조종사 서현석(신승호)에게 추근거림을 받으며 과거 자신의 성희롱을 반성한다. 회식에서 성희롱에 시달리는 여성 조종사 윤슬기(이주명)와 대화하며 여성이 마주한 고민을 공감한다. 조정석은 관객 942만 명을 동원한 영화 ‘엑시트’(2019년)의 주인공 ‘이용남’처럼 웃음에서 시작하지만 후반에 이르러 감동을 안긴다. 영화를 연출한 김한결 감독은 “늘 자신을 위한 선택만 해왔던 사람이 특별한 경험 이후 비로소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고 말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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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 빼고 꽃무늬 원피스 입은 ‘청순녀’됐지만, ‘쩍벌’로 폭소 자아내… 다시 여장한 ‘파일럿’ 조정석

    청순한 외모의 한 여자가 사람들이 가득한 거리를 활보한다. 찰랑거리는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긴 갈색 머리를 휘날리는 뒷모습은 영락없는 요조숙녀다. 백옥처럼 흰 피부와 간드러진 웃음소리 덕에 뭇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잠시 붙잡고 전화번호라도 물어보고 싶다. 그런데 행동이 이상하다. 하이힐이 낯선지 안짱다리로 걷다 자꾸 넘어진다. 사람들 앞에서 다리를 벌리고 앉는 ‘쩍벌’도 서슴지 않는다. 무심코 남자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라 달려 나온다. 대화 중 갑자기 저음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한다. 이쯤되니 이 사람, 여자인지 남자인지 모르겠다. 배우 조정석(44)이 31일 개봉하는 영화 ‘파일럿’에서 여장 남자로 돌아온다. 2006년부터 지난 달 23일까지 5개 시즌에 걸쳐 뮤지컬 ‘헤드윅’에서 여장 남자를 연기하며 ‘뽀드윅’(뽀얀 얼굴의 헤드윅)이란 별명을 얻은 그가 다시 긴 속눈썹을 붙이고 대중 앞에 선 것. 그는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헤드윅’ 때문에 여장이 낯설진 않았다. 여자 옷을 입는 순간 내 몸짓이 자연스레 바뀌었다”고 능청을 떨었다. 영화는 남자 조종사 ‘한정우’가 술자리에서 여성 승무원에게 성차별적 발언을 하는 바람에 회사에서 해고된 뒤 여동생으로 변장해 다른 항공사에 취업하는 내용을 다룬 코미디다. 남자가 하루 아침에 여자로 변장해 직장생활을 한다는 설정은 다분히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조정석은 영화 ‘건축학개론’(2012년)의 납뜩이, ‘관상’(2013년)의 팽헌처럼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로 개연성을 뛰어넘어 폭소를 자아낸다. 이번 여장의 특징은 자연스러움이다. ‘헤드윅’은 완벽한 성전환에 실패한 드래그퀸(과장된 여성성을 연기하는 여장 남자) 로커의 이야기라 짙은 화장과 화려한 옷차림이 눈에 띄었다. 반면 ‘파일럿’에서 조정석은 원피스나 블라우스를 입고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여자를 연기한다. 여장한 뒤 거리를 자신 있게 걸어가는 한정우의 모습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2006년)에서 성형 후 자신감을 얻은 강한나(김아중)처럼 전형적인 한국 미인으로 보인다. 조정석은 “‘헤드윅’에선 화장을 진하게 했다면 ‘파일럿’에선 자연스럽게 변신했다”고 했다. 영화를 위해 조정석은 체중 7kg을 감량했다. 끊임없이 턱을 지압하고 마사지해 날렵한 턱선을 만들었다. 촬영 전 100벌 이상의 옷을 입어보며 어떤 의상이 어울릴지 고민했단다. 조정석은 “옷 입으면 1단, 화장하면 2단, 가발 쓰면 3단 변신이 완성됐다. 3단 변신 후 모습은 내가 봐도 예뻤다”고 말했다. 영화 속 여장 과정도 볼거리다. 남자인 한정우가 여자로 변신하기 위해 다리털을 제모하기 위해 왁싱숍을 찾았다가 고통에 몸부림 치고, 테이프로 사타구니를 가리는 이른바 ‘공사’ 장면은 관객에게 웃음을 안긴다. 조정석은 “미국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노년의 여성 가정부로 변장하는 코미디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1994년)를 보며 연기를 연습했다”며 “여장을 희화화하지 않으려 했다”고 했다. 영화는 여장 남자의 삶을 비추며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도록 이끈다. 한정우는 여장 후 남성 조종사 서현석(신승호)에게 추근거림을 받으며 과거 자신의 성희롱을 반성한다. 회식에서 성희롱에 시달리는 여성 조종사 윤슬기(이주명)와 대화하며 여성이 마주한 고민을 공감한다. 조정석은 관객 942만 명을 동원한 영화 ‘엑시트’(2019년)의 주인공 ‘이용남’처럼 웃음에서 시작하지만 후반에 이르러 감동을 안긴다. 영화를 연출한 김한결 감독은 “늘 자신을 위한 선택만 해왔던 사람이 특별한 경험 이후 비로소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고 말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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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MBC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 허위사실…정정보도해야”

    지난해 8월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정부 광고의 조회수 의혹을 제기한 MBC 보도가 허위 사실이라며 정정보도를 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2민사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MBC ‘뉴스데스크’의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두달 만에 1600만 이례적’ 보도와 관련해 MBC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 청구 소송 1심에서 “이 사건 보도는 허위 사실로 인정된다”며 “MBC는 언론중재법에 따라 정정보도를 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지난해 7월 공개된 ‘후쿠시마 오염수의 진실’은 정부의 수산물 안전 정책 광고를 위해 제작한 4분 26초짜리 영상으로 당시 조회 수 1600만 회를 기록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MBC는 당시 이 영상의 조회수 대다수가 초반 5~6초만 시청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해당 영상의 유튜브 광고 기준과 분석 시스템에 의하면 당시 조회 수 1600만 회는 최소 30초 이상 시청한 경우만 집계한 것이고, 평균 시청 시간은 3분 3초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MBC는 이 판결 확정 후 3일 이내에 ‘뉴스데스크’ 진행자로 하여금 별지에 기재된 정정보도문을 통상적인 진행 속도로 낭독하도록 해야 한다”고 판시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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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한부 동갑내기 소녀와 소년… 죽음의 의미보다 로맨스 집중

    “난 죽을 거야. 반년 뒤에.” 일본의 한 대형병원 옥상. 17세 소녀 하루나(데구치 나쓰키)는 상대에게 이렇게 말한다. 희귀병에 걸린 채 태어나 성인이 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것. 하루나의 표정은 태연하다. 오히려 자신이 죽을 거란 말을 뱉어 상대를 당황하게 하고 싶단 투다. 하지만 이 말을 들은 동갑내기 소년 아키토(나가세 렌)는 놀라지 않는다. 자신 역시 불치병에 걸려 1년 뒤 죽을 걸 알기 때문이다. 대신 아키토는 매일 하루나에게 병문안을 간다. 두 사람의 우정은 점점 이성적 끌림으로 발전해 간다. 지난달 27일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권 영화 부문에 포함된 ‘봄이 사라진 세계’의 내용이다. 일본에서 2021년 출간 직후 45만 부가 팔리고, 국내 출판사 모모에서 지난해 4월 번역 출간된 동명의 원작 소설은 10대에게 갑작스레 찾아온 ‘죽음’의 의미에 대해 깊게 들여다본다. 예를 들어 아키토가 아프기 전 그의 할머니 역시 암에 걸려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아키토의 부모가 이 사실을 할머니에게 알릴지 고민하자, 아키토는 감추지 말고 솔직히 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키토는 자신이 시한부 판정을 받은 뒤 이를 후회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죽어가기보단 미리 사실을 알고 있어야 준비도, 각오도 할 수 있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때 뱉은 말을 후회한다. 듣지 않는 게 나았고 모르는 게 좋았다.” 영화는 불치병에 걸린 소녀와 소년의 ‘로맨스’에 집중한다. 특히 10대인 두 사람이 평범한 삶을 공유하며 가까워지는 과정을 잔잔한 사랑으로 그려낸다. 하얀 얼굴을 지닌 여주인공과 이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남주인공의 눈빛을 섬세하게 담아 일본식 청춘 드라마를 살려냈다. 미키 다카히로 감독은 지난달 27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하지 못하고, 전해지지 않았고, 이룰 수 없었던 마음을 영화에서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원작은 죽음을 앞둔 두 사람에게 ‘예술’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상세히 그린다. 소설 속 하루나는 병실에서 그림을 그린다. 이 그림은 마치 낙원처럼 보이지만 사실 천국이다. 이처럼 하루나에게 예술은 현실의 고통을 잊는 수단이다. “하얀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계단을 오르고 있다. 마치 이제부터 천국을 향해 가려는 듯한, 묘한 그림이었다.” 남겨진 사람의 뒷이야기를 별도 장으로 비중 있게 담은 것도 원작의 특징이다. 두 남녀 주인공을 그린 6개 장이 끝난 뒤 마지막에 ‘시한부 1년을 선고받은 친구를 좋아하게 된 이야기’라는 장을 넣어 두 사람의 친구인 소녀 미우라(요코타 마유)의 시선을 담았다.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나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희망을 품고 꿋꿋이 살아가야 한다.” 이에 비해 영화에선 미우라의 독백이 없다. 다만 미우라가 두 사람이 떠난 뒤 삶을 살아가는 장면을 보여준다. 미우라는 아키토의 친구가 돼 병실을 지킨다. 아키토가 세상을 떠난 뒤 사랑을 뜻하는 꽃인 거베라 세 송이를 그의 빈소에 가지고 간다. 살아남은 자(미우라)가 죽은 자(하루나, 아키토)를 추억하는 장면을 애절하게 그려낸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년), ‘안녕, 헤이즐’(2014년),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2017년) 등. 죽음을 앞두고 사랑에 빠진 연인을 다룬 영화처럼 뻔한 이야기도 없다. 하지만 이 작품은 한 여자가 떠나고 남자가 이를 그리워하는 단순한 서사를 넘어, 연인이 남긴 삶의 희망을 살아남은 자가 이어가는 데까지 이른다. 그러니 우리 역시 남아 있는 나날을 충실히 살아내며 떠난 이들이 살아내지 못한 삶을 이어가야 하는 것 아닐까.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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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한부 10대 소년 소녀는 왜 서로를 사랑하나”…죽음·예술 다룬 ‘봄이 사라진 세계’ 원작 소설 →청춘 로맨스 그려낸 영화로 [선넘는 콘텐츠]

    “난 죽을 거야. 반년 뒤에.”일본의 한 대형 병원 옥상. 17세 소녀 하루나(데구치 나츠키)는 이렇게 말한다. 희귀병에 걸린 채 태어나 성인이 되기도 전에 세상을 뜰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하루나의 표정은 태연하다. 오히려 자신이 죽을 거란 말을 뱉어 상대를 당황하게 하고 싶단 투다.하지만 이 말을 들은 동갑내기 소년 아키토(나가세 렌)는 놀라지 않는다. 아키토는 “그랬구나. 그래”라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하루나는 당황한 표정으론 “안 놀랐냐”고 묻지만 아키토는 그저 잔잔한 미소를 짓는다. 자신 역시 불치병에 걸려 1년 뒤에 죽을 것을 알기 때문에. 다만 아키토는 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아키토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하루나가 궁금해진다. 매일 하루나에게 병문안 가며 가까워진다. 두 사람의 우정은 점점 끌림으로 발전해 가는데…. 과연 두 불치병 소년 소녀의 사랑은 이뤄질 수 있을까. 지난달 27일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비영어권 영화 부문에 포함된 ‘봄이 사라진 세계’의 내용이다.● ‘죽음’보단 ‘로맨스’에 집중일본에서 2021년 출간 직후 45만 부 팔리고, 국내 출판사 모모에서 2023년 번역 출간된 일본 작가 모리타 아오가 쓴 동명의 소설은 10대에게 갑작스레 찾아온 ‘죽음’의 의미에 대해 깊게 들여다본다. 예를 들어 아키토가 아프기 전 아키토의 할머니 역시 암에 걸려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아키토의 부모가 이 사실을 할머니에게 알릴지 고민하자 아키토는 감추지 말고 솔직히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키토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뒤 이렇게 후회한다.“반드시 당사자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죽어가기보단 미리 사실을 알고 있어야 준비도, 각오도 할 수 있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때 뱉은 말을 후회한다. 듣지 않는 게 나았고 모르는 게 좋았다.”아키토는 갑작스레 찾아온 죽음에 대해서도 소설 내내 고민한다. 처음엔 “죽음을 의식하는 건 수십 년 후의 일이라 생각했다”며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하며 “‘편하게 죽는 방법’. 요즘은 이런 것만 검색한다. 닥쳐올 죽음의 공포에 떨기보다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고민한다. 수업 중 딴짓을 한다는 이유로 혼나지만 개의치 않고 “선생님이 나를 노려보고 있다. 하지마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다. 내게는 미래가 없다”고 비관에 빠진다.반면 영화는 불치병에 걸린 소녀와 소년의 ‘로맨스’에 집중한다. 특히 10대인 두 사람이 살날을 얼마 안 남기고, 평범한 삶을 공유하며 가까워지는 과정을 잔잔한 ‘사랑’으로 그려낸 점이 돋보인다. 뽀얀 얼굴을 지닌 여주인공과 이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남주인공의 눈빛을 섬세하게 담아 서로에게 닿을 듯 닿지 않는 사랑의 감정을 그려냈다. 죽음보단 로맨스에 집중해 일본식 청춘 드라마를 살려냈다.메가폰을 잡은 건 미키 타카히로 감독이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소녀가 등장해 국내에서 11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2022년)를 연출한 감독이다. 타카히로 감독이 집중한 건 하루나와 아키토가 서로를 좋아한다는 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않게 한 것이다. 타카히로 감독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애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상대방을 좋아한다는 걸 상대방이 모르는) 짝사랑 시선”이라며 “전하지 못하고, 전해지지 않았고, 이룰 수 없었던 마음을 영화에서 표현하려 했다”고 했다.● 현실 회피→인생 목적된 ‘예술’소설은 죽음을 앞둔 두 사람에게 ‘예술’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도 집중한다. 특히 하루나는 끊임없이 병실에서 그림을 그린다. 이 그림은 마치 낙원처럼 보이지만 사실 천국이다. 죽음을 앞둔 하루나가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자신이 가야 할 곳을 그리며 삶을 버텨나가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어쩌면 하루나에게 예술은 현실의 고통을 외면하는 수단일지 모른다.“높푸른 하늘 아래 바다가 있고 무지개가 걸려 있다. 그림 한가운데는 계단이 있다. 하늘로 이어지는 계단이다. 하얀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계단을 오르고 있다. 마치 이제부터 천국을 향해 가려는 듯한, 묘한 그림이었다.”아키토 역시 현실에서 도망치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 개성이 없어 여자애들에게 인기도 없고,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사형수나 다름없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유일한 취미였던 그림 그리기 뿐이기 때문이다.그러나 하루나를 만난 뒤 아키토에게 예술의 의미는 확장된다. 하루나와 보낸 하루를 기록하고, 인생이란 찰나를 음미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키토는 하루나를 만난 날이면 집에 와 스케치북을 꺼낸다. 주저 없이 연필로 그림을 그린다.“아까 본 저녁노을을 검은 연필만으로 그려나갔다. 연필을 눕혀 종이에 스치듯이 선을 그어 명암을 나타내기도 하고, 연필을 세워 가느다란 선을 그리기도 하면서.”하루나가 세상을 떠난 뒤, 아키토는 하루나가 그리던 천국의 그림을 이어 그린다. 아키토가 세상을 떠나기 전 완성한 그림 제목은 ‘두 사람의 하늘’. 소설 초반 하루나가 그리던 그림이 소설 막바지 아키토의 손에 완성되는 것이다. 이로써 예술은 현실 도피 수단을 넘어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 낸 인생의 목적이 된다.● 희망을 노래하는 ‘시한부 서사’죽고 남겨진 사람의 뒷이야기가 담긴 독특한 구성도 소설의 특징이다. 소설을 구성하는 6개의 장이 끝난 뒤 맨 마지막에 ‘시한부 1년을 선고받은 친구를 좋아하게 된 이야기’라는 장을 넣어 두 사람의 친구인 소녀 미우라(요코타 마유)의 시선을 담은 것이다.특히 소설에서 미우라는 “지금까지 내가 해온 연애는 ‘시한부의 사랑’에 비하면 어지간히도 불운한 연애였다. 내가 한 사랑에 이름을 붙인다면 ‘유통기한 1개월인 가련한 사랑’”이라며 두 사람의 사랑에 의미를 부여한다. 또 죽은 두 사람과 달리 ‘살아남은 자’로서 희망을 노래한다.“멋진 사랑을 꼭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고 날마다 살아가고 있다.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나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희망을 품고 꿋꿋이 살아가야 한다. 그 아름다운 꽃처럼.”이에 비해 영화에선 미우라의 독백이 없다. 다만 미우라가 두 사람이 떠난 뒤 삶을 살아가는 장면을 보여준다. 미우라는 아키토의 친구가 돼 병실을 지킨다. 아키토가 세상을 떠난 뒤 사랑을 뜻하는 꽃인 거베라 세 송이를 그의 빈소에 가지고 간다. 살아남은 자(미우라)가 죽은 자(하루나, 아키토)를 추억하는 장면을 애절하게 그려낸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년), ‘안녕, 헤이즐’(2014년),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2017년) 등. 죽음을 앞두고 사랑에 빠진 연인을 다룬 영화처럼 뻔한 이야기도 없다. 하지만 이 작품은 한 여자가 떠나고 남자가 이를 그리워하는 단순한 서사를 넘어, 연인이 남긴 삶의 희망을 살아남은 자가 이어가는 데까지 이른다. 그러니 우리 역시 남아 있는 나날을 충실히 살아내며 떠난 이들이 살아내지 못한 삶을 이어가야 하는 것 아닐까.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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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벌리힐스 아이들’ 섀넌 도허티, 9년 암투병 끝 사망… 향년 53세

    1990년대 미국 드라마 ‘베벌리힐스의 아이들’로 인기를 끈 배우 섀넌 도허티가 9년 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53세. 14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도허티의 홍보담당자는 도허티가 유방암 투병 끝에 전날 숨졌다고 밝혔다. 도허티는 2015년에 첫 유방암 진단을 받았고, 2년 뒤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2020년 재발해 뇌 등으로 전이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암 투병기를 공유해 왔으며, 지난 4월에는 자신이 죽은 뒤 엄마의 삶이 편해질 수 있도록 본인의 소품을 정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인은 10세 때 아역 배우로 데뷔했고, 1990년대 LA의 부촌 베벌리힐스를 배경으로 한 하이틴 로맨스 드라마 ‘베벌리힐스의 아이들’에서 브렌다 월시를 연기해 스타덤에 올랐다. 이 드라마는 2000년까지 10개 시즌에 걸쳐 방영됐고, 한국에서도 방영돼 인기를 끌었다. 다만 도허티는 출연진과의 갈등 등으로 ‘시즌4’가 끝날 무렵 하차했다. 그는 인기가 절정이었던 1993년 배우 애슐리 해밀턴과 결혼했다가 1년도 안 돼 이혼했으며, 2003년 포커 플레이어 릭 살로몬과도 짧은 결혼 생활을 했다. 2011년 사진작가 커트 이스와리엔코와 혼인했으나 지난해 이혼을 신청했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 2024-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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